심각한 사이버 폭력

정원경 기자

최근 학교폭력 문제가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사이버 폭력 문제도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청소년폭력예방재단이 공개한 ‘2013년 전국 학교폭력 실태조사’에 따르면 학교폭력 유형 중 사이버 폭력이 4.5%에서 14.2%로 1년새 3배 이상 증가했다. 금품을 빼앗거나 강제로 심부름을 시키는 등 전통적인 방법의 학교폭력은 감소추세인데 반해 학생들이 사이버 공간에 쉽게 접근하게 되면서 사이버 폭력 및 언어폭력은 계속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사이버 폭력은 카카오톡, 페이스북, 문자 메시지를 통해 은밀하게 이뤄지기 때문에 발각도 어렵고 해결방법도 확실치 않다. 게다가 정치집단이나 종교집단과 같이 집단을 대상으로 하는 일반 사이버 폭력과는 달리 학생 간의 사이버 폭력은 특정 학생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피해학생의 고통을 가중시킨다. 또한 오프라인에서 일어나는 학교폭력 사실을 숨기기 위해 협박문자를 보내는 등 은폐수단으로 사용되기도 하며 오프라인에서 일어나는 학교폭력을 지속시키고 강화한다는 측면에서 심각성이 크다.

또 가해자들은 사이버상이라는 이유만으로 폭력임을 인식하지 못하거나 잘못된 행동을 폭력의 형태로 보지 않은 경우가 많다. 여기다 이를 잘 모르는 어른들의 감시로부터 자유롭기 때문에 청소년들은 결과에 대한 별다른 죄책감 없이 자유롭게 사이버 폭력에 가담하게 된다. 전문가들은 사이버상 범죄가 폭력 흔적 등의 증거를 남기지 않는데다 단순 장난과 경계가 모호해 가해자는 물론 대부분의 교사들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경향이 있다고 말한다. 이런 사이버상의 행위들은 방과 후에도 SNS 등을 통해 전파되고 자기 의사와 상관없이 확산되어 불특정 다수로부터 공격을 받아 2, 3차 피해로 이어지는 특성이 있어 정신적 고통은 더욱 클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만약 이러한 피해를 받고 있는 학생이 있다면 괴롭힘에 반응하지 말고 SNS 등의 증거를 기록해야 한다. 또 친구들의 협박에 ‘아니오’라고 분명히 말하고 교사나 부모, 학교전담경찰관(117)등에 알리는 것이 더 이상의 피해를 막는 방법이다. 무엇보다도 가정과 학교에서 어른들의 작은 관심과 대화가 아이들이 사이버 공간에서 더욱 안전할 수 있게 도와 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가정과 사회전반에서 관심을 가져 사이버 폭력이 근절될 수 있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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