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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로 이어진 길위에 후두둑 비가 내렸다생명의 터전 지리산 둘레길 <8> 오미마을∼방광마을
최창민  |  cchangmin@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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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06.30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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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싹부터 단풍이 들기시작하는 단풍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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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광마을 느티나무.
지리산 반달가슴곰 한마리가 폐사했다는 소식이 들렸다. 지난달 31일 하동군 지리산자락에서 반달곰이 올무에 걸려 죽은 채 발견됐다. 이 곰은 2011년 지리산에서 태어난 뒤 그동안 야생적응을 위해 방사한 것이다.

일주일 후인 8일에는 반달곰 한마리가 벽소령대피소에 쉬고 있던 등산객에게 다가와 침낭을 물어뜯고 달아난 사례도 있다. 복원 중인 곰과 사람의 경계가 모호해지면서 크고 작은 문제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해 3월에도 지리산에서 곰 한마리가 죽었다. 구례 소재 ‘종복원기술원’이 복원을 시작한 이듬해인 2005년 러시아에서 들여온 9년생 곰이다. 2008년 6월 올무에 걸린 것을 구조해 치료 후 방사했으나 지난해 죽었다.

복원 과정 중 2010년 2마리, 2012년 2마리 등 4마리의 새끼를 낳았지만 마지막 출산 후 1년만에 겨울잠을 자던 중 폐사한 것이다.

종복원기술원 관계자는 “2008년 올무에 걸린 적이 있었는데 극적으로 구조돼 새끼 4마리를 낳았지만 올무사고의 후유증인지 안타깝게도 지난해 죽었다”고 말했다.

이 곰은 둘레길이 지나는 구례소재 종복원기술원 ‘베어 숍’에 박제된 채 유리관 안에 전시돼 있다. 윗면이 열려 있어 사진촬영도 가능하고 직접 만져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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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끼 4마리를 낳고 지난해 폐사한 반달가슴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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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우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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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수지가 호수처럼 보이는 하사마을.




▲오미∼방광마을 구간은 거리 12.2km에 휴식포함 5시간이 소요된다. 구례군 토지면 오미마을에서 광의면 방광마을을 잇는 둘레길이다. 코스 내에 마을이 많은 것이 특징. 고도 편차가 크지 않고 도로와 숲길, 임도를 번갈아 이용하기 때문에 의외로 진행이 빠르다. 하지만 이정표 설치 위치가 애매하거나 방향이 아니어서 길을 놓칠 수 있는 곳이 몇 군데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오미마을→용두사거리 갈림길→하사마을→상사마을→황전마을→수한마을→방광사거리→방광마을풍치목 앞. ※구례센터로 가려면 용두사거리 갈림길에서 섬진강대로 건너 용두마을로 진행.

▲8시 30분, 오미마을, 구름 위에 숨어사는 집 고택 운조루 앞을 출발한다.

왼쪽 도로 쪽은 들녘이 펼쳐져 있고 오른쪽은 금환락지 오미마을 한옥 민박촌이 산 어귀를 따라 발달해 있다.

오미저수지부근에서 왼쪽으로 비스듬히 돌아 내려선 뒤, 저수지 앞길을 따르고 숲으로 들어갔다가 내려서, GS칼텍스 주유소가 있는 큰길 섬진강대로(19번국도)를 만난다. 이곳에서 산쪽에 등산로가 있으나 이는 둘레길이 아니다. 이 길은 바람재 삼밭재로 가는 길이니 이를 버리고 곧장 큰 도로방향으로 나가야한다.

용두재사거리가 주의할 기점이다. 과거에는 배틀재로 불린 용두재이지만 지금은 차가 쏜살같이 달리는 고속길이 돼버려 재라는 말이 무색하다.

둘레길은 용두사거리에서 두갈래로 갈라진다. 큰길 섬진강대로를 건너가면 용두마을 지나 둘레길구례센터로 가고, 곧장 오른쪽 길을 택하면 하사마을 지나 구간종점 방광마을 방향이다. 구례센터로 가려면 대로를 건너야하는데 교통량이 많아 주의해야한다. 또한 하사마을 방향도 교통량이 많은 아스팔트도로여서 주의해야한다.

하사마을은 호수처럼 아름다운 하사저수지와 마을 앞 우물을 갖고 있다.

상사마을 방향 앞 도로 옆에 있는 이규익(1819-1889)효자비. 효자였던 그는 집 안에 연못을 파 물고기를 길러 부모님을 봉양했다. 80세 고령인 부친이 노환으로 병석에 누웠고 병세가 호전되지 않아 그의 허벅지 살을 베어 구워드리고 손가락을 잘라 피를 흘리게 해 3일간을 더 연명케 했다한다. 6년의 시묘살이때에는 정성이 하늘에 닿았던지 산꿩이 묘막에 들고 호랑이가 함께해줬다 한다. 고종 1881년, 동몽교관 벼슬과 함께 정려도 내려졌다고.

9시 7분, 상사마을 뒤편 산책로 입구에서 갈 길을 멈출 수밖에 없다. 앞서 언급했듯이 헷갈리는 곳이다.

이정표가 지금까지 봐왔던 것과는 달라 혼란스럽다. 상사마을 산책로 방향으로 가면된다. 오른쪽에 녹차밭을 끼고 올랐다가 다시 아래로 내려서 실계곡을 건너간다.

요즘 산촌에선 산돼지와 고라니가 논밭의 농작물을 습격해 농업인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밭 둘레에다 전기를 넣고 깡통을 달고 반짝이와 허수아비를 세워도 동물들은 비집고 들어와 농작물을 해친다. 둘레길 주변에는 깡통과 전기철책을 많이 볼 수 있는데 모두 이 때문이다.

상사마을 뒷길에는 몇 개의 실개천을 지난다. 임도를 따르다 사방댐 위를 건너고 황전마을의 뒷길에서는 청내골을 또 건넌다.

연꽃단지를 지나 내려선 뒤 10시 25분, 화엄사계곡을 건너 황전마을에 닿는다. 길가에 자라고 있는 일명 피난나물. 한국전쟁 때 북에서 넘어온 피난민이 먹을거리가 없어 산야에서 뜯어먹던 생명과도 같은 산나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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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엄사 일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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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전마을 뒷길


10시 30분, 황전마을 뒷길, 화엄사에서 흘러와 담을 만든 일명 샘골 주변의 휴식공간이다. 화엄사 계곡으로 불리는데 느티나무군락이 계곡과 어울려 아름답다. 물이 깨끗하지 않은 것은 의외, 윗쪽에 있는 주택과 각종 위락시설로 인한 수질 오염인 듯해 씁쓸하다.

계곡에서 올라선 뒤 아스팔트로를 따르면 계곡다리 건너 반달가슴곰을 복원하고 있는 ‘종복원기술원’이 보인다. 지난해 폐사한 곰을 유리관 속에 전시해놓고 있다. 종복원기술원에선 1시간 코스의 반달곰 관람코스를 별도로 개발해 놓았다.

예약을 통해 가족들과 함께 오붓하게 걷기여행을 하며 복원 중인 반달곰을 직접 볼 수 있다. 현재 지리산 반달가슴곰은 34마리(야생 15마리)가 복원중에 있다.

11시, 황전마을의 프린스펜션 지리산 파크 등 숙박 시설 앞으로 아스팔트로가 이어진다. 화엄사로를 만나서 좌측으로 내려가야 한다. 오른쪽은 화엄사일주문이다.

노고단 프라자 폐건물이 양쪽에 있고 곧바로 소나무군락이 있는 산으로 다시 붙는다. 황전마을을 벗어나는 지점이다.

취재팀은 산중에서 이른 휴식 겸 점심 후 12시 22분에 쫓기듯 일어섰다. 비 예보가 없었는데 찌푸렸던 하늘에서 ‘후두둑’ 비가 내렸기 때문. 전장에 전리품 챙기듯 풀었던 도시락과 반찬통을 주섬주섬 주워 모아 배낭을 다시 꾸려 방광마을 방향으로 향한다. 비는 밥 먹을 때를 아는 것인지…

다시 숲에 들어 꼬마아이를 동반한 둘레꾼 일행을 만날 수 있었다. ‘직장동료와 가족끼리 산행을 하고 있다’는 그들은 “해남에서 왔다”고 했다. 비를 맞아도 그들의 얼굴은 밝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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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광마을 가는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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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숲속 둘레길. 꼬마의 가족은 해남에서 왔다고 했다.


당촌마을 뒷길, 이정표에 표시된 헷갈리는 화살표가 또 걸음을 멈추게 한다. 산길 방향이 아니고 시멘트도로를 계속 따르면된다.

수한마을 돌담길을 돌아 500년 된 느티나무 앞을 지난다. 수한은 ‘물이 차다’는 뜻의 물한리였다. 지리산 산중의 차갑고 시원한 물이 내려온다는 의미다. 지금도 산중의 물이 차갑고 암반에서 솟은 물은 장수마을의 조건이 되고 있다. 1914년 수한마을로 개칭됐다. 여순반란사건, 빨치산으로 대변되는 역사의 소용돌이에 휘말린 상처도 있다. 지금은 장수와 평화의 마을로 변모해 있다.

수한마을을 떠나면 곧바로 양쪽에 드넓은 평야가 펼쳐진다. 방광사거리로 향한다.

반듯하게 경지정리가 잘된 논 한 귀퉁이에 작은 둠벙은 가뭄 시 비상용으로 쓸 물을 가두는 곳이다. 조상대대로 만들어진 둠벙을 그대로 놓아 둔 것은 지금도 유용하게 쓸수 있는 가치가 있기 때문이리라.

1시 10분, 지리산 천은사 성삼재 가는 길인 방광사거리와 조우한 뒤 다시 들길을 따른다. 500년 넘은 서너그루의 늙은 느티나무 풍치목 앞에 서면 방광마을이다.

최창민·강동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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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멘트 임도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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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취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 사업비를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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