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 정서역량증진과 부모교육
유아 정서역량증진과 부모교육
  • 경남일보
  • 승인 2014.07.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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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혜 (객원논설위원·경상대 유아교육과 교수·학생처장)
최근 강원도 일선 군대에서 일어난 총기난사 사고로 인해 온 나라가 또다른 충격에 빠졌다. 한 병장이 GOP(일반전초) 내 후방 보급로 지역에서 경계근무를 마치고 함께 돌아가던 8명의 병사 동료들을 향해 수류탄을 투척했기 때문이다. 이뿐만 아니라 수류탄을 던진 이 병장은 도망가는 동료 장병들에게 의도적인 조준사격으로 총격을 가해 3명을 사망케 했다. 정상적인 사고로는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난 것이다.

사건을 일으킨 이 병장에 대해 여러 가지 이야기가 설왕설래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A급 관심사병에 분류되어 관리되어 오던 이 병장이 근래에 B급으로 완화해 근무지를 바꾸었는데 이런 끔찍한 사고를 냈다고 분류체계에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군 관계자에 따르면 이 병장은 자신을 ‘해골’, ‘말라깽이’ 등의 별명으로 부르는데 대해 불만을 품고 있었고, 사고 당일 근무일지에서 이와 관련된 메모를 발견하고 분노 행동을 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의 중요한 포인트 중의 하나는 별명으로 놀렸냐, 아니냐의 진위여부를 떠나서 이 군인이 자신의 분노를 조절하는 기능이 마비되었다는 점이다. 군에서는 이처럼 자신의 마음을 통제하지 못하는 병사를 관심병사라고 구분하여 엄밀한 관리해 오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군인들이 최근 들어 20% 가까운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현재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학교폭력, 왕따문제 등도 정서조절이 안되는 측면에서는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이제 우리사회는 이러한 분노조절을 할 수 있는 자기통제 능력을 길러주지 않으면 안되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런데 자기통제 능력을 길러주는 일차적인 책임은 바로 부모에게 있다. 자녀들이 유치원이나 학교교육을 받기 이전에 가장 인성의 기초가 되는 교육은 가정에서 부모로부터 받기 때문이다. 따라서 부모는 어린 영유아들에게 자기통제 능력이나 분노조절 능력을 키워 주어야 한다. 더 나아가 자녀의 정서능력 증진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부모들은 영유아의 정서역량을 키우기 위해서 먼저 이해해야 하는 것이 영유아를 교육할 때는 경험기대적 발달을 생각해야 한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서 영유아들은 오감과 놀이를 통해 정서역량을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 유아의 정서역량 증진을 위해서는 가장 기초가 되는 정서지능에 대해 이해할 필요가 있다. 정서지능은 다음의 5단계를 통해 발달되는데, 첫째는 자신의 정서 알기, 둘째는 자기자신을 동기화시키기, 셋째는 다른 사람의 정서를 이해하고 공감하기, 넷째는 대인관계 기술을 익히기, 다섯째, 자신과 타인의 정서를 조절하기이다.

이 단계들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먼저 자신의 정서알기란 자녀들의 감정이 결정되는데 어떤 요인들이 활동하는지를 아는 것이다. 정서는 자녀들의 욕구를 좌우하는 도파민, 에너지나 주의력과 관련되는 노르에피네프린, 충동성과 관련되는 세로토닌 등이 관련되어 있다. 다음으로 자녀자신을 동기화시키는 것은 일에 대한 집중력, 더 좋은 결과를 위해 현재의 괴로움을 참아내는 만족 지연능력, 낙관성 등이 있다. 세 번째인 다른 사람의 정서를 이해하고 공감하기를 살펴보면 ‘아기가 넘어져서 울고 있는 상황’이 있을 때, 1세 유아는 손가락을 빨고 엄마의 무릎에 얼굴을 파묻는다. 2세 유아는 자기 엄마가 그 아기를 달래도록 하게 하며, 5세 이후는 자신이 직접 토닥임으로 우는 아이를 달래주려는 시도를 하게 되는데, 이때부터 정서이해 공감이 시작되는 시기이다.

네 번째 단계인 대인관계 기술에서는 타인과 자신이 속한 집단의 요구 알기와 긴장과 갈등 해결하기, 개인들의 감정을 읽고 대응하기, 감정에 적절히 대응하는 행동하기 등이 있다. 다섯째 단계인 자신과 타인의 정서를 조절하기는 자기조절의 목적은 정서적 억압이 아니라 균형임을 이해하기. 또한 아이 앞에서 부모가 쌓인 감정을 폭발하는 모습을 절대 보이지 말기, 그리고 감정을 차분하게 표현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등이다. 어린 영유아들의 정서역량을 증진시키는 것은 더 나은 사회구성원을 키우는 필수적인 책임사항이며 중요한 부모역할임을 명심하자.
최정혜 (객원논설위원·경상대 유아교육과 교수·학생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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