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재 교수의 의학이야기
김성재 교수의 의학이야기
  • 경남일보
  • 승인 2014.07.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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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 눈병 예방과 눈 관리
1969년 7월 20일, 미국의 유인 우주선 아폴로 11호는 달 착륙에 성공한다. 그 즈음에 아프리카의 가나에서는 원인 모를 괴질이 유행하고 있었다. 눈의 흰자에 해당하는 결막에 광범위한 출혈이 생기면서 사람들의 눈이 외관상 아주 심각해 보일 정도로 빨갛게 변한 것이다. 이후 눈병은 아프리카뿐만 아니라 전 세계로 순식간에 퍼져 나갔다. 사람들은 아폴로 우주선이 달에 착륙한 시기와 맞물려 발생한 이 질병을 아폴로 눈병이라고 불렀으며, 혹자들은 아폴로 우주선이 달에서 귀환하면서 가져온 병원체에 의한 것이라고 말하기도 하였다. 하지만 이것은 후에 바이러스에 의한 급성출혈성 결막염으로 밝혀지게 된다.

기상청에 따르면 올 여름은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으로 평년보다 기온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며, 곧 습한 장마도 이어진다고 한다. 이런 날씨에는 바이러스와 같은 미생물 활동이 활발해지고 인체 면역력은 쉽게 떨어져 눈병에 걸릴 위험성이 높다. 실제로 얼마 전 질병관리본부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4년 안과 감염병 표본감시체계 자료를 분석한 결과, 6월 첫 주에는 이전 주에 비해 유행성각 결막염 환자와 급성출혈성 결막염 환자 수가 약 1.5배 이상 증가하였다고 하니 주의를 요하고 있다.

여름철에 유행하는 눈병에는 크게 유행성각 결막염과 급성출혈성 결막염이 있다. 두 질환은 모두 바이러스 감염에 의해 발생하며 감별이 쉽지는 않다. 우선 유행성각 결막염은 우리가 흔히 ‘눈병’이라고 부르는 질환이다. 대개 아데노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한다. 단순 결막염은 2~3주면 저절로 낫지만 각막염이 동반되면 시력 저하, 시야 흐림과 눈부심이 생길 수 있다. 특히 전염성이 강해 한쪽 눈에서 시작되어 다른 쪽 눈으로 쉽게 번지며, 다른 사람에게도 전염을 잘 일으킨다. 발병 초기에는 충혈과 통증, 눈물 흘림, 심한 이물감 등의 증상을 동반하지만, 보통 2~3주면 좋아진다. 하지만 전염성은 2주 정도까지 유지되므로 이때까지 주의를 요한다. 현재까지는 바이러스를 제거할 수 있는 치료제가 없기 때문에 증상 완화와 합병증 발생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2차적인 세균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항생제를 사용하고 증상이 심할 때는 냉찜질을 하기도 하며, 특히 각막염이 동반된 경우에는 스테로이드가 포함된 안약 사용이 필요하다.

반면에 급성출혈성 결막염은 주로 엔테로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하는 질환으로 대개 ‘아폴로 눈병’으로 불린다. 대개 발병 후 24시간 이내에 환자의 결막에 작은 출혈이 생기면서 점점 커지는 결막하 출혈의 양상을 보이는데, 다른 증세는 유행성각 결막염과 비슷하다. 하지만 유행성각 결막염에 비해 발병속도는 빠른 반면 지속기간이 짧고 결막 출혈이 아주 흔하다. 그리고 각막염을 동반하지 않아 시력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점이 다르다. 치료는 유행성각 결막염과 마찬가지로 증상 완화와 이차적인 세균감염을 예방하는 안약을 점안하면 된다.

이들 두 질환 이외에도 여름철 변덕스러운 날씨에 면역이 떨어지게 되면 인두결막열이 발생하게 된다. 이 병은 주로 어린이들에게서 발생하며 급성결막염과 목감기가 같이 생기는 것이 특징이며, 목의 림프선이 붓고 열이 날 수 있다. 대개 결막염은 충혈, 안통 그리고 눈물 흘림 등이 생길 수 있으나 유행성각 결막염이나 급성출혈성 결막염보다는 심하지 않고 1주일 정도면 저절로 회복이 된다.

말씀 드린 바와 같이 바이러스에 의한 결막염은 아직까지 치료제나 백신이 없고 전염성이 강하므로 예방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질병관리본부에서 권하는 예방수칙은 다음과 같다.

· 유행성 눈병 감염 예방수칙

1. 비누를 사용하여 흐르는 수돗물에 손을 철저히 씻도록 한다.

2. 손으로 얼굴, 특히 눈 주위를 만지지 않도록 주의한다.

3. 수건이나 개인 소지품 등을 다른 사람과 함께 사용하지 않는다.



·유행성 눈병 환자 행동수칙

1. 눈에 부종, 충혈 또는 이물감 등이 있을 때에는 눈을 만지지 않도록 주의한다.

2. 증상 완화 및 세균에 의한 이차 감염 또는 기타 합병증을 예방하기 위하여 안과 진료를 받도록 한다.

3. 환자는 전염기간(약 2주간) 동안에 놀이방, 유치원 및 학교 등은 쉬고,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장소나 수영장 등은 가지 않도록 한다.

동의보감에는 눈병이 ‘바람을 맞고 짐승을 쫓아가길 낮, 밤으로 쉬지 않음’으로 발생한다고 기록되어 있다. 면역력이 떨어질 수 있는 여름철 날씨에 새벽까지 월드컵 중계방송을 시청하느라 눈이 더 혹사당하는 시절이다. 눈 건강을 위해서 충분한 수면과 수분을 섭취하고 신선한 계절 과일로 비타민 등을 보충해야 하겠다.

/경상대학교병원 안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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