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적인 사회로의 발걸음이 절실한 시대
인간적인 사회로의 발걸음이 절실한 시대
  • 경남일보
  • 승인 2014.07.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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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창술 (경남과기대 전자상거래학과 교수)
우리는 인간이다. 이 단순한 문장 안에 여러 가지 의미가 담겨 있다. 먼저 주목해야 할 것은 ‘우리’이다. 즉 ‘나는 인간이다’는 아무 의미가 없다. 나 자신만을 하나의 종으로 정의하는 ‘나는 인간이다’라는 문장은 독백에 불과하다. 그러나 ‘우리는 인간이다’라는 문장은 듣는 이까지 하나의 종으로 정의하고 있다. 이것이 ‘우리’의 의미다. 그 다음으로 주목해야 할 것은 ‘인간’이다. 인간이 사람 인(人) 자와 사이 간(間) 자가 합쳐져 나온 단어라는 것은 다들 알고 있는 사실이다. 사람은 종으로서의 개념이며 종의 특징을 포함하는 단어다. 침팬지 등의 다른 동물들과 달리 지식의 축적이 가능한 동물의 한 종류를 지칭한다. 이런 의미에서 사람은 삶과 앎이 합쳐진 말로 설명될 수도 있다. 삶을 통해 얻은 지식을 후대에 전할 수 있는 자가 사람이다. ‘인간’은 이러한 사람들 사이의 관계를 포함한 단어다.

우리는 현대사회에서 너무나 많은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에 처해 있다. 물질 중심적인 사회는 끊임없이 우리에게 돈을 요구하며 이에 부합하기 위해 물질적인 사회를 돌아가게 하는 하나의 톱니바퀴가 되어 자신을 혹사시킨다. 그러한 일상에서 너무나 지친 나머지 말초신경의 쾌락에 자신을 내맡기기도 하고, 이성의 끈을 놓쳐 사회의 블랙리스트가 되기도 한다. 이러한 스트레스는 절대 시간과 함께 희미해지지도 않는다. 여러 갈래 스트레스들이 모여 거대한 스트레스 폭탄을 만들고, 나아가 우리가 눈감고 아무런 대책을 강구하지 않는다면 결국은 터져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그렇기에 모색한 해법이 인간적인 사회의 추구였다. 피상적인 관계를 넘어 서로를 인간일 수 있도록 해주는 관계를 회복하자는 것이었다.

우리가 나아가야 할 사회는 과학이 모든 것을 해결해 주거나 타인과 의사소통 없이 혼자서도 편리하게 살 수 있는 그런 사회가 아니다. ‘우리는 인간이다’가 실현되는 사회로 나아가야 한다. 아무리 좋은 의학기술이 발명된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감당할 돈이 없어서 치료를 받지 못하는 사회가 무슨 소용이며, 전 세계의 50%가 하루 한 끼도 제대로 못 먹는 기아에 허덕이고 있는데 나머지 50%는 음식물 쓰레기로 골치를 앓는 사회가 무슨 소용이겠는가. 어떤 이들은 말한다. 지금 세계는 진화하는 중이라고. 세계의 각 부분은 각자의 역할, 예를 들어 아프리카는 커피 생산, 미국은 밀 생산 등을 수행하여 거대한 세계가 아무런 문제없이 돌아가게 하며 인간이 지식을 쌓아 후대에 전하는 것처럼 세계도 끊임없이 발전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서로 필요한 것과 서로에게 의존하는 것이 다름을 알아야 한다. 만약 한 지역에서만 특화된 상품이 나오게 된다면, 그리하여 그것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게 된다면 이것이 가지는 위험성은 너무나도 크다. 그 지역에 원자력 발전소가 폭발하여 방사능 오염지역이 되기라도 한다면 우리는 그 상품 혹은 생물을 영원히 잃고 마는 것이다. 세계의 분업화는 단기적인 효율성을 높여줄 뿐 우리 인간의 생존을 가지고 외줄타기 하는 것에 불과하다. 인간적인 사회는 무수한 소규모 집단의 연결로 이뤄져야 한다. 한 쪽이 불의의 사고로 피해를 입더라도 다른 집단들이 도와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우리의 이웃들에게서 행복을 얻고, 물질적인 것에 더 이상 의존하지 않는 사회 속에서 그간 우리를 아프게 했던 스트레스들을 정화할 수 있을 것이다.

‘인간’이라는 단어의 존재 자체가 우리는 혼자가 아니라 타인과 상호작용하며 살아가는 존재임을 암시한다. 또한 사람이 사는 곳은 자연을 벗어날 수 없다. 급속도로 발전한 과학기술로도 우리는 태풍을 없앨 수 없다. 그러니 인간적인 사회란 ‘우리 인간이 살아갈 터전인 자연도 생각해야 한다’이다. ‘작은 티벳’이라 불리는 라다크는 인간적인 사회에서 물질중심의 사회로 변모하는 과정에서 현대사회의 여러 문제들이 바로 ‘인간적인 사회의 상실’에서 비롯된 부차적인 문제였음을 증명해 주었다. ‘인간적인 사회’로의 발걸음이 절실한 시대다.
윤창술 (경남과기대 전자상거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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