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피니언 > 경일시단
어떤 사랑에 대해 (이성이 시인)
경남일보  |  gnnews@gnnews.co.kr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14.07.07  00:00:00
트위터 페이스북 네이버 구글 msn
어떤 사랑에 대해 (이성이)
 

 
설거지를 하다 그릇끼리 끼었다 하나가 등 뒤에서 껴안은 상태인데 흔들어도 보고 세제를 발라 살살 달래 봐도 도대체 떨어지지 않는다 오롯한 집중, 자세히 보니 신기할 정도로 꽉 붙어버렸다 서로 다른 그릇이 이렇게 부둥켜안으려면 그럴 수밖에 없는 어떤 이유가 서로의 몸에 음각(陰刻)으로 새겨져 있었을 게다 오랫동안 서로를 찾았을 것이다 싱크대 모서리에 깨지지 않을 만큼 탁탁 쳐도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더 깊게 포개지는 불안조차 더 큰 결합으로 만들어버리는 숨찬 저들의 포옹 더 이상 그릇 구실을 못하게 된 결사적인 포옹이 눈부시다 꼭 낀 유리그릇 한참 만지작거리다가 옆에 그대로 놔둔다 때로는 사랑만이 필요할 때가 있다 (다음날인가, 둘은 저절로 떨어졌다)


▲작품설명:이 고요와 평화를 밤새 지키고 싶을 것이다, 뜨거운 심장의 박동과 체온을 나누며 거친 숨소리로 파고들고 싶을 것이다, 한 치의 틈새 없는 스며듦과 받아드림이 완벽했을 것이다. 장맛비 내리는 이 밤이 더욱 간절했을 것이다. 사랑은 껴안는 버릇이 있고 결사는 거룩한 것이다.(주강홍 진주문협회장)

경남일보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