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아 외교전
동북아 외교전
  • 정영효
  • 승인 2014.07.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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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효 (논설위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3~4일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했다. 시 주석은 장쩌민·후진타오 등 전임 주석들이 북한을 먼저 방문했던 관례를 깨고 한국을 먼저 방문한 것이다. 이는 극히 이례적인 일로, 우리나라를 비롯한 북한, 미국, 중국. 일본 등 동북아 국가들간 외교전에 급격한 변화가 올 수 있음을 예고했다.

▶시 주석의 이번 방한은 양국간에 성과도 보였지만 한편으로는 외교 전략에 선택적 과제를 던졌다. 이번 방문에서 시 주석은 “친척 집에 방문한 것 같다”며 친밀감을 보이며, 한미동맹의 한 축인 우리를 자기편으로 끌어들이려 했다. 중국은 내년 8·15 70주년 기념식을 공동 개최할 것과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에 참여할 것을 제안했다. 정부는 이를 사실상 거절했다. 일본의 우경화에 대해서는 ‘한중 공조’가 절실하나 한미일 안보공조체제를 감안하면 이를 선뜻 받아들일 수 없는 게 우리의 입장이다.

▶한국은 지정학적인 특성으로 미국, 중국, 일본 등과 등거리 외교를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안보와 역사, 경제 등 분야별로 서로 다르게 외교를 펼쳐야 하기 때문이다. 미국은 중국을 겨냥한 미사일방어체계(MD)의 한국 배치를 희망하나, 중국은 반대하고 있다. 중국은 자신들이 주도하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에 한국 참여를 바라나, 미국은 거부감을 갖고 있다. 미국의 아시아 회귀전략과 중국의 대국화, 일본의 재무장화 전략들이 한반도를 중심으로 충돌하고 있다.

▶고려시대 서희가 외교담판으로 거란을 물리치고 오히려 고구려 옛땅을 찾았듯이, 지금의 복잡한 국제정세에서도 외교를 통해 국익을 최대화시킬 수 있는 길이 있다. ‘지자(智者) 라면 작은 나라라도 큰 나라를 사귈 수 있다’고 맹자는 말했다. 지혜로운 외교 역량이 그 어느 때 보다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다.

정영효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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