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증 없이 살기
통증 없이 살기
  • 경남일보
  • 승인 2014.07.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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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수현 (경상대학교병원 신경외과 교수)
2009년도 통계청 발표에 의하면 남자는 78.8세, 여자는 85.1세의 평균수명을 가진다고 한다. 노인 인구가 늘어나면서 퇴행성 질환은 계속적으로 늘어날 것이다. 최근 주위에 70세를 넘긴 여자분들 중 슬관절을 인공관절로 바꾼 경우를 쉽게 볼 수 있다. 남자보다 여자에게 슬관절 퇴행이 많은 이유는 남자에 비하여 근력이 약하고 쪼그려 앉아서 하는 일들이 많기 때문인 것 같다.

허리의 퇴행성 질환인 척추협착으로 인한 수술 후 기구 고정술을 시행한 노인분들이 날로 늘어나고 있다. 특히 척추는 절대 수술하면 안된다는 시대에 맞지 않는 상식을 이야기하는 어르신이 많이 계신다. 그래서 시기를 놓쳐 수술 후에도 결과가 좋지 않은 경우를 보게 되면 가슴이 아프다. 퇴행성 척추 질환은 수술 시기가 중요하다. 허리나 목이 아픈 경우는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지 않는 경우가 많고, 팔 다리가 아프고 힘이 떨어지고 보행이 힘들기 시작하는 신경증상이 나타나면 MRI(자기공명영상) 같은 정확한 검사 후에 보존적 약물요법, 물리치료, 운동요법 또는 수술적 치료를 결정하여야 한다.

요즘은 신기술이라 하여 수술하지 않고 치료한다는 광고가 환자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이지만, 실상은 그러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척추관 협착이 50% 정도 좁아져도 증상이 없는 경우도 있지만 보행에 지장을 주는 증상이 있다면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최근 6개월 전에 허리의 심한 척추관 협착증을 가진 후배의 부친이 타 병원에서 가지고 온 MRI촬영을 보니 80% 정도의 요추제4-5간의 협착과 보행이 30m마다 쉬었다 가야하는 파행을 보여 수술을 권유했으나 다른 치료를 해보고 결정하겠다고 하고 가셨다. 그 이후 6개월 동안 부산, 대전, 서울의 유명한 척추전문병원과 통증치료를 하였는데 일시적인 통증은 조절되었으나 보행에 호전이 없어 결국 수술을 하러 오셨다. 6개월 동안 신기술이라는 다양한 치료를 하는데 비용이 이천만원이나 들었다고 하니 안타까울 따름이다. 척추 수술의 기술은 이제는 큰 차이가 없을 정도로 평준화되었기에 훌륭한 의사는 치료의 방법을 정확하게 결정해주는 의사가 아닌가 싶다.

100세까지 산다면, 우리 신체의 일부 중 허리의 기구고정과 퇴행성 관절의 인공관절 교체 등의 수술을 경험하는 분들이 날로 늘어날 것이다. 건강검진도 연령에 맞게 40대에는 대장내시경을 포함시키고, 뇌혈관 CT나 MRI, 폐CT, 심장혈관 CT 등을 포함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40대에는 부모님에게 물려받은 체질과 체력에 따라 건강에 대한 차이가 생기고 앞만 보고 열심히 달려왔기 때문에 자기 건강에 대한 중간점검이 꼭 필요하다. 고혈압, 당뇨 등의 대사성 질환의 치료를 적극적으로 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고혈압, 당뇨는 치료하는 것이 아니고 평생 관리하는 것이라 생각해야 된다. 관리를 잘하지 않으면 뇌졸중 심장질환을 일으켜 목숨을 잃거나 중증의 장애를 가지고 살아야 하는 고통을 본인과 가족이 가지게 된다는 것을 명심하고 열심히 관리해야 한다.

50대에는 여유가 된다면 기본 건강검진에 PET-CT(양전자 방출 단층촬영)검사로 몸에 암이 숨어 있는지를 확인해 보는 것도 방법이다. 무병장수하기 위해서는 본인의 노력이 필요하고 적극적인 삶의 애착을 가지고 자기 몸을 관리해야 한다. 신체적 건강도 중요하지만 정신적인 건강을 위하여 사회활동과 봉사활동, 마음에 풍요로움을 주는 독서 등도 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몸의 통증과 정신적 고통을 가지고 장수하는 것은 고통이다. 통증은 하나의 질병으로까지 보고 적극적으로 조절해야 한다. 일부 환자들은 진통제는 절대 안 먹는다고 하는데 이것은 잘못된 통념이다. 최근에 통증에 대한 좋은 약제들이 많이 개발되어 다양한 치료법이 있다. 하지만 아직도 통증에 힘들어하고 조절되지 않는 통증을 가지고 살아가는 분들이 있어 안타까울 따름이다. 신기술이라는 치료들은 얼마 가지 않아 없어지는 경우도 많기에 신중하게 선택해야 할 것 같다.
황수현 (경상대학교병원 신경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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