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들이여, 고통의 한계를 알아야 합니다
청년들이여, 고통의 한계를 알아야 합니다
  • 경남일보
  • 승인 2014.07.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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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진호 (한국폴리텍대학 진주캠퍼스학장)
현대의 기술이 흉내를 내지 못하는 과거의 기술이 있습니다. 그중의 하나가 이탈리아의 현악기 장인인 안토니오 스트라디바리(Antonio Stradivari·1644∼1737)가 만든 악기로서 그의 라틴어 이름인 ‘스트라디바리우스’로 불리는 바이올린입니다. 그는 600여 개를 만들었다고 하며, 지금은 개당 수십억 원을 호가합니다. 몇 년 전 영국의 낭만파 시인 조지 바이런의 손녀 앤 블런트가 소유했던 것으로 알려진 300년 된 스트라디바리우스 ‘레이디 블런트’가 980만 파운드(약 172억 원)에 팔려서 화제가 된 바 있습니다. 이 바이올린이 더 유명하게 된 것은 그 제작기법이 끊겼다는 것입니다. 제작기법을 다시 복원시키려는 노력과 연구가 있었지만 다양한 설만이 등장하고 아직 완전히 해명되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공통으로 인정하는 한 가지가 있습니다. 분명한 것은 나무가 다르다는 것입니다.

근거 있는 설 중 하나는, 이 바이올린에 쓰인 나무들이 1645년부터 1715년 사이에 자라난 것이라고 합니다. 당시 이탈리아를 강타한 극심한 한파 때문에 나무들이 제대로 키가 크지 못했고 얼어 죽은 나무들도 많았다고 합니다. 살아 남은 나무들은 추운 기후에서 느린 속도로 자랐기에 조직이 성글고 탄력성이 높았던 것입니다. 그래서 그의 악기는 모양과 색채가 아름답고 음색이 매우 풍부하며 화려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세계적인 연주가들이 지금도 그가 만든 악기로 연주하고 있기에 그의 명성은 계속됩니다.

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가혹한 고통과 어려움을 겪고 일어난 사람이 아름답습니다. ‘No pain, No gain(고통이 없으면 얻는 것도 없다)’ 국가대표 선수촌의 벽면에 쓰여 있던 글귀가 생각납니다. 이 말은 힘들지 않으면 근육이 생기지 않는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또 ‘부러진 뼈는 붙으면서 더욱 강해진다’고 합니다. 부러지는 고통을 이겨내고 더욱 강한 뼈가 되기 위한 자생능력은 인체의 신비이기도 합니다.

이처럼 회복하는 과정에서 처음보다 더 강하게 되는 것을 스포츠 생리학 전문가들은 초과회복(super compensation)이라고 합니다. 한계치에 이르는 훈련을 한 다음, 일정 기간 휴식하면 체력수준이 한동안 운동하기 전보다 높아지게 되는 상태를 말합니다. 초과회복 시기를 잘 맞추면 항상 향상된 수준의 능력을 발휘하게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운동-휴식-초과회복’의 과정을 반복하며 지속해서 훈련 강도를 높이면 근육량과 근력향상을 기대할 수 있기에 스포츠센터의 트레이너가 몸짱을 만드는 비결이 되기도 합니다.

흔히 한 분야에서 최고가 되기 위해선 1만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이른바 ‘1만 시간의 법칙’입니다. 1만 시간이란 하루 4시간씩, 일주일에 20시간을 10년 동안 한결같이 노력한 시간을 말합니다.

청년들이여, 여러분 자신에 대해 잘 알고 있는지요. 스스로에 대해 과연 얼마만큼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지요. 어느 정도의 연봉을 받고 싶은지, 또 어떤 직업에 종사해야 그만큼 벌 수 있는지, 어느 정도의 사회적 수준에 도달하고 싶은지. 이런 생각들로 머릿속이 꽉 차 있으면서도 정작 이 모든 것들을 준비할 자기 자신의 고통은 피하려고만 합니다.

고통에 의한 자극이 적으면 회복은 빠르지만, 고통에 따른 성장효과는 크지 않습니다. 고통에 의한 자극이 크면 회복은 늦지만, 성장효과는 커집니다. 그러나 고통에 의한 자극이 너무 강하면 완전히 회복되기가 힘들어 성장효과도 얻을 수 없습니다. 적절한 고통의 타이밍, 즉 초과회복의 시기에 다음 고통의 실시 여부가 중요합니다. 그래서 본인의 고통의 한계를 자신은 알고 있어야 합니다. 그 한계를 알고 적절한 고통을 지속적으로 계속 이어갈 때 성장 발전이 연속되어질 것이며, 미래 자신의 아름다운 꽃의 향기는 주변을 더욱 풍성하게 할 것입니다. 고통에 의한 상처가 아물 때 더욱 성장 발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황진호 (한국폴리텍대학 진주캠퍼스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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