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경남을 산재안전지대로 <1>
서부경남을 산재안전지대로 <1>
  • 강진성/박성민
  • 승인 2014.07.14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경제규모는 선진국 산업재해는 후진국
글싣는 순서
1. 경제성장에 가려진 부끄러운 자화상
2. 아차 하면 죽음…안전지대가 없다
3. 산재예방 노력의 현장을 가다 ①~④
4. 이제는 안전이 우선이다


세월호 참사 이후 ‘안전’이 국가적 화두가 되면서 산업재해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짧은 시간에 경제 성장을 이루며 많은 개발도상국으로부터 부러움을 샀다.

하지만 경제발전이라는 우선과제에 사로잡혀 각종 산업재해에 대한 투자와 노력은 경제성장을 따라잡지 못했다. 그결과 우리나라는 GDP(국내총생산) 세계 14위(2013년 기준)라는 성장을 이끌어 냈지만 사고사망만인율(노동자 1만명당 발생율)은 2013년 기준 0.71로 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는 선진국 진입을 눈앞에 두고 각종 후진국형 사고발생으로 오명을 입어왔다. 이제는 ‘안전’이 보장되지 않는 성장은 의미없는 시대로 접어들었다.

우리산업 현장이 더 이상 목숨을 내걸지 않아도 되는 안전지대로 만들기 위해 총 7편에 걸쳐 경남일보-진주고용노동지청-안전보건공단 경남지사가 공동기획을 연재한다. <편집자주>



지난 1월 하동군 소재 한 벌목작업장에서는 소나무 방제작업을 위해 벌목 작업을 벌이던 인부가 나무에 머리와 가슴을 가격당하는 사고가 발행했다. 이 사고로 피해자는 병원 후송 도중 숨지고 말았다. 지난 4월에도 진주시 위치한 한 공장에서 지붕개량 공사 중 해당 근로자가 4m 아래로 추락하는 사고도 일어났다. 세월호 참사 이후 ‘안전’이 국가적 화두가 되면서 산업재해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는 가운데 경제성장에 가려져 사회 곳곳에 만연해 있는 대한민국의 ‘안전불감증’은 서부경남지역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특히 7~8월은 장마철과 혹서기로 인한 근로자들의 집중력 저하로 산업재해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다.



◇ 5시간마다 노동자가 죽는 나라

안전보건공단에 따르면 한국은 여전히 매일 250여 명이 부상당하고 5명이 목숨을 잃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2013년도 산업재해 통계를 보면 재해자 수는 9만 1824명이 발생했고 이중 1929명이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2년도와 비교하면 재해자 수는 432명이 줄었지만 사망자 수는 오히려 65명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재해율 0.59%로 하루 재해자는 306명(연 300일 근무기준)에 달한다.

전국의 경우 5시간 당 한명씩의 사망자가 발생하는 것으로 산업재해로 인한 경제손실액은 산재보상금 3조 8000억원, 경제적손실(추정치)액은 19조 2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1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GDP 규모 1조 3000억 달러(세계 14위) 위상과 어울리지 않은 부끄러운 우리의 자화상이다.

◇ 산업재해 여전히 후진국

산업재해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1964년부터 지난해까지 재해를 입은 근로자 수는 모두 440만명이 넘고 사망자도 8만 5000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사망만인율은(사망자수의 1만배를 전체 근로자 수로 나눈 값) 1.25%로 하루 당 6.4명이 죽음에 이르는 꼴이다.

이는 선진국인 미국과 일본, 독일에 비해 2~4배 정도 높은 것으로 자세히 들여다보면 미국의 1.9배 0.38%(2010), 일본의 3.2배 0.22%(2010), 독일에 3.9배 0.18%(2010)에 달해 OECD국가 중 가장 높은 수치를 보이고 있다.

진주고용노동지청 관내인 서부경남(진주, 사천, 거창, 함양, 산청, 합천, 하동, 남해)의 재해율은 0.72%로 전국 평균 0.59%를 웃도고 있다. 이는 지난 2009년 0.89%에 비해서는 줄어든 수치지만 여전히 전국 평균치보다 높은 수준이다.

중대재해자(사고성 사망자)수도 전국 평균이 1100명 수준으로 지속되는 가운데 서부경남지역은 증감을 반복하다 올해 급증했다.

서부경남은 2012년 17명에 이어 2013년에는 27명(사고 건수는 25)이 중대재해로 사망했다. 이는 전년에 비해 무려 10명이나 늘어난 수치다. 특히 지난해에는 진주지역과 소규모 건설업종에서 사망자수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 사고에 더 취약한 영세업체

주목할 점은 영세업체일수록 산업재해에 취약하다는점이다.

안전보건공단에 따르면 사업장 규모가 50인 미만 사업장에서 75%이상의 산업재해가 발생했다. 5인 미만 사업장은 20%, 5~9인 미만 사업장은 18%, 10~49인 사업장은 37%로 각각 나타났다. 시간대별로는 오전 10~12시(25.5%)가 가장 취약했고 다음으로는 14~16시(17.5%), 16~ 18시(14.1%)순이었다. 연령별로는 젊은 층인 25~29세(16.7%)가 가장 많은 재해에 노출됐고 50~54세가 12.9%, 30~34세가 12.2%로 순으로 조사됐다. 뿐만 아니라 또 다른 조사에선 건설재해자 2만 2782명 가운데 74%인 1만 6888명이 공사규모 20억 원 미만인 소규모 사업장에서 일하다 재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2012)이는 20~100억미만 사업장 재배해가 3071명인 것을 볼 때 6배가 높은 수치다. 안전비용을 ‘손실’로 인식하는 국내기업들의 전향적인 자세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공동기획 경남일보·진주고용노동지청·안전보건공단 경남지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