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바라기가 판치는 세상
해바라기가 판치는 세상
  • 경남일보
  • 승인 2014.07.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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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기 (논설고문)
민들레의 꽃은 아침에 피었다가 저녁이면 움츠리지만 번식력과 생명력이 매우 강해 뿌리에서도 싹이 나오고 아무 데서나 어떠한 나쁜 환경에서도 잘 자라며 씨에 갓털(홀씨)이 있어서 번식력이 매우 높고 넓다. 뿌리를 잘라서 심어도 살아나고 밟히고 짓눌려도 다시 살아나는 끈질긴 생명력을 가지고 있어서 흔히 역경을 잘 이기고 성공한 사람에 비유하기도 한다. 조용필의 노래 ‘일편단심 민들레야’라는 가사 중에 참으로 심금을 울리는 부분은 ‘기다리고 기다리던 ‘일편단심 민들레야, 가시밭길 산을 넘고 강을 넘고 찾아왔소’라는 대목이다.

▶옛날 서당에서 민들레를 심어 ‘포공구덕(蒲公九德)’을 교훈으로 삼도록 했다는데서 유래했다 한다. ‘포공(蒲公)’이란 말은 민들레의 뿌리 또는 민들레를 칭하고 민들레의 습성을 비유하여 생겨난 말로, 민들레에게 아홉 가지의 배울 점이 있다는데서 ‘구덕(九德)’이라고 한다.

▶끈질긴 생명력이 있으니 인(忍)덕, 싹이 돋아나니 강(剛)의 덕, 차례를 지켜 한송이씩 피어나니 예(禮)를 아는 덕, 쓰임새가 있으니 용(用)의 덕, 벌 나비가 모여드니 정(情)의 덕, 사랑을 베푸는 자(慈)의 덕, 늙은이를 젊게하니 효(孝)의 덕, 즙이 으뜸이니 인(仁)의 덕, 스스로 번식하고 융성하니 용(勇)의 덕 등 아홉 가지의 덕목이 있음을 말한다.

▲민들레는 척박한 환경에서도 매우 잘 자라 심지어는 콘크리트도 뚫고 나오고, 사람들이 매일같이 지나다니는 길 또는 도로에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이렇게 질기디 질긴 민들레의 생명력이 백성과 같다 해서 붙여진 별명, 민초에서 왔다는 설도 있지만 요즘은 ‘일편단심 민들레’보다 해만 보면서 고개를 돌리는 해바라기가 판을 치는 세상이 됐다.

이수기 (논설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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