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의 추억
쌀의 추억
  • 경남일보
  • 승인 2014.08.04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의수 (경남도농업기술원 지원기획과장)
우리는 밥을 먹고 산다. 밥은 어디서 생기는가. 못자리, 모내기를 거쳐 벼에서 나는 쌀로 만든다. 아는 사람은 이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냐고 반박할지 모르겠지만 요즘 초등학생, 또는 청소년까지도 매일 먹는 밥이 어떤 과정을 거쳐 식탁에 오르는지에 대한 개념이 바로 서 있는 학생이 그리 많지 않다. 반드시 필요한 것이지만 평소엔 너무나 무관심한 것들. 우리 생활에는 그런 것들이 많다. 물, 불, 공기 등과 같이 자연 속에 공존하는 물질은 물론 지금 말하고 있는 쌀, 즉 생존을 위해 먹어야 하는 음식인 식량으로서의 쌀도 그러한 부류에 포함돼가고 있다. 삶이 풍족해지고 산업 고도화가 촉진되면서 우리 사회는 식량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고 있다.

특히 요즘, 이 쌀 때문에 온 나라가 시끄럽다. 1994년 ‘우루과이라운드(UR)협상’ 결과 ‘모든 농산물의 관세화 원칙’에 따라 참여국가의 모든 농산물은 관세화, 즉 수입자유화가 됐으나 우리나라는 특수성을 반영하여 예외적으로 관세화를 유예했었다. 그런데 유예기간이 올해 말로 종료됨에 따라 쌀 수입 개방을 놓고 정부와 농민단체, 서로의 주장에 대한 타당성을 관철시키기 위한 설전(?)이 치열하다.

정부나 농민단체가 말하고 있는 주장들 모두 우리 농업, 특히 쌀 산업을 지키기 위함이라는 것에는 이견이 없을 것이다. 국내 쌀 산업을 반드시 보호하고 지켜야할 이유는 명확하다. 우리가 먹고 살아야 하는 식량이기 때문이다. 또 우리 식량이기 때문에 남의 손에 맡길 수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여기에 중요하지만 모두가 잊고 있는 사실, 쌀농사가 인간에게 주는 혜택들이 얼마나 많은가에 대한 것이다. 우리나라는 여름철에 비가 집중적으로 와 물난리를 겪는 일이 많다. 벼농사를 위해 논에 가두는 물의 양은 전국적으로 약 36억 톤으로, 남강댐 20개보다 많은 양의 물을 저장할 수 있다. 거기다 논에서 벼가 자라는 동안 담수와 뿌리 작용에 의한 수질정화와 광합성 작용에 의한 대기 정화기능, 논 형태 유지에 따른 토양유실 방지기능 등 환경보전 효과까지 벼농사를 통해 인간이 얻고 있는 무형의 혜택은 상상이상이라는 것에도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어쨌든, 국내 쌀 산업을 지켜야 한다는 논리와 이유는 명확한 현실을 감안할 때 쌀 수입개방에 대해 농업인들이 걱정하는 부분과 WTO 농업협정에 위배되지 않으면서도 국격은 지킬 수 있는 정부의 합리적인 대응책이 나와 모두가 웃을 수 있었으면 한다. /경상남도농업기술원 지원기획과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