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국립대 통합 논의 왜 불거지나
도내 국립대 통합 논의 왜 불거지나
  • 임명진
  • 승인 2014.08.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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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대 구조조정 여파…규모의 대학 대두
도내 국립대학간의 통합논의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10여 년 전부터 몇 차례 논의를 거듭하다 결국은 무산된 전력이 여러번 있다.

그럼에도 이번 통합논의가 주목받는 까닭은 대학 본부가 아닌 교수사회가 먼저 나섰다는 점이다. 그러나 대학측의 반응은 미지근하다. 모 대학 관계자는 “본부 차원에서 통합에 관한 논의가 진척된 바가 없는데 교수회에서 합의문을 발표해 당황스럽다”는 반응이다.

◇교수회, 전면에 나선 배경은=일각에서는 교수회가 선수를 쳤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정부의 대학구조조정 압박이 교수사회도 위기감을 느낄 정도로 심각하다는 것. 학령인구 감소, 그로인한 대학 입학정원의 감축은 기존의 대학 시스템에 큰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대학사회에서 가장 큰 영향력 있는 집단인 교수들이 전면에 나서면서 대학간 통합 논의가 보다 활성화 되지 않겠냐는 분석이다. 대학본부도 어떻게든 교수들의 입장에 답을 내놔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됐다.

경상대학교는 3개대학 교수 의장단 합의문이 발표되자 가장 먼저 지지 입장을 표명했다. 경상대학교 관계자는 “어디까지나 원칙적으로 지지한다는 것일 뿐, 구체적인 논의는 대학 구성원들의 합의가 있어야 한다”는 전제를 깔았다. 경상대학교의 입장 표명에 다른 대학들도 조만간 입장 발표가 나올 것이라는 관측이다.

◇대학 통합 원론은 찬성, 각론은 이견=도내에는 경상대학교, 경남과학기술대학교, 창원대학교, 진주교육대학교 등 4개 국립대학이 있다. 그 중 가장 구체적으로 통합논의를 벌인 대학은 경상대학교와 창원대학교다. 경상대학교와 창원대학교는 지난 2004년 4월 양해각서를 체결하며 통합을 추진했으나 결렬됐다. 대학 본부의 위치와 주요 단과대학 배치 등의 문제로 양측이 첨예하게 대립했기 때문이다. 2006년 6월께 양 대학은 또 한차례 통합논의를 재개했지만 의견 차이를 완전히 좁히지 못했다. 창원대는 2010년 부산대와 통합에 무게를 둔 구조개혁안을 발표했으나, 그해 통합창원시 출범으로 사실상 중단했다. 경상대학교도 통합에 별 진전은 없었다. 도내 국립대학간 통합이 진척이 없었던 까닭은 서로간 이해관계가 엇갈렸기 때문이다. 경상대와 창원대는 종합국립대라는 점에서 공통점을 갖고 있지만 진주와 창원의 지역성에서, 진주교대와 경남과기대는 대학의 특수성으로 종합대학과의 통합을 탐탁치 않게 생각하는 경향이 강했다. 하지만 저출산 시대를 맞아 갈수록 학령인구가 감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학간 통합이 시대적 흐름이라는 인식은 높아지는 추세여서 도내 대학간 통합논의도 추세를 거를수 없다는 분석이다.

◇통합만이 살길(?)…규모의 대학 대두=도내 국립대간의 구조조정이 끊임없이 제기되는 까닭은 적자생존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다. 정부는 대학에 입학할 학령인구의 감소로 기존 대학의 통폐합을 계속 추진해 왔다. 그 중에서 국립대는 정원 감소를 통해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다. 향후 10년 내에 국립대학은 3단계에 나눠 입학정원을 최대 25%까지 감축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렇게 될 경우 극단적으로 폐과도 생겨나고, 그로인한 구조조정, 대학의 기본인 학문의 다양성 등에 심각한 위협이 될수 밖에 없다. 3개 국립대학 교수회가 나선 배경은 바로 대학이 연합해 좀더 경쟁력 있는 대학으로 가야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전기일 경남과기대 교수회의장은 “지방국립대가 서로 힘을 모아 합치지 않으면 않될 시기가 오고 있다. 지방에서 서로 경쟁하기 보다는 서로 강점을 살려 대학의 규모를 키워 전국의 대학과 경쟁해야 대학이 존재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논의를 시작하게 된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교수사회가 통합론을 던졌지만 아직 가야할 길은 멀다. 진주교대가 합의문에서 빠진 데서 알 수 있듯이 각 대학마다 처한 상황이 다른데다, 대학 구성원의 합의를 먼저 이끌어 내야 하기 때문이다. 3개 대학 교수회는 향후 내부구성원의 의사를 묻는 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9월 부터 구성원의 의사를 물어 독자생존 방안, 통합시 상대대학 등의 구체적인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인 결과를 보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지금까지 대학통합이라는 원론에는 다들 공감했지만 막상 구체적인 각론에서는 대학마다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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