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통假面세상실상’에서 빨리 벗어나야 미래 있다
‘온통假面세상실상’에서 빨리 벗어나야 미래 있다
  • 경남일보
  • 승인 2014.08.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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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기 (논설고문)
어처구니없는 세월호 참사 이후 바다, 하늘, 땅에서 아찔한 사고가 줄을 이으면서 국민들의 가슴을 쓸어내리고 있다. ‘군대 보내도 사고, 학교 보내도 사고’가 현실이 됐다. ‘지신(地神)을 화나게 해 동티’가 났는지 예상치 못했던 사고가 연이어지자 국민들은 “대통령하기도 어렵지만, 국민노릇하기도 어렵다”는 말도 한다.

‘사고공화국의 괴물’이 여기저기서 터지자 오죽했으면 “삼재팔난(三災八難)인 대삼재(大三災:화재, 수재, 풍재)와 소삼재(小三災:난리, 병, 기금)에다 이러다가 배고픔, 목마름, 추위, 더위, 물, 불, 칼, 병란 같은 팔난(八難)이 올 것 같다”며 “탈놀이에서 역귀와 악령을 퇴치하는 ‘영노’의 힘을 빌어야 한다”는 말도 한다. 탈을 한자로 쓰면 ‘가면(假面)’이고, 뜻을 풀이하면 ‘가짜 얼굴’이다. 가면은 모순된 이중성을 극복하기 위한 방편으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군대 보내도 사고, 학교 보내도 사고” 현실

하늘도 무심하게 예상치 못했던 사고가 나자 심지어는 “70%는 하늘에 의해 운명으로 정해져 있고, 30%는 최선을 다하는 노력에 달려 있다”는 운칠기삼(運七技三) 말도 한다. ‘오기 인사란 오명만 추가’하는 끝이 안 보이는 박근혜 대통령의 인사참사, 국회 청문회, 군 총기난사에 이어 온몸 멍들게 때려 죽게 하는 21세기 군대, 별장 성접대, 세월호 참사, 소방헬기 추락, 지하철 화재, 열차충돌, 유병언 수사 헛발질, 마치 장사꾼처럼 한 야당후보 맞교환 거래의 꼼수 공천파행, 관피아 비리 등을 보면 지도층의 의무는 아예 안중에도 없는 부도덕을 감안할 때 염불보다 잿밥에만 맘이 있는 ‘가면’를 쓰고 살아온 것처럼 보여진다.

한쪽에선 ‘혁신’을 외치지만, 다른 쪽에선 여전히 관피아 등 ‘피아비리 악취’의 구태를 버리지 못하기 때문이 아닐까. 혁신이라는 ‘들뜬 화장’이 오히려 보기에 민망하기까지 하다. ‘혁신이란 가면’을 뒤집어쓰기 전에 ‘정치쇼’에 지나지 않은 민낯부터 고쳐야 한다. 무슨 사건이 터지기만 하면 청와대 인사부터 말단 공무원까지 이름이 담긴 리스트가 불거져 나오는 것은 우리 공직사회가 그만큼 비리로 얼룩져 있다는 말이다.

세상 돌아가는 것을 보면 ‘방귀뀐 놈이 성질낸다’는 속담 같다.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를 나무라는 것’처럼 보인다. ‘숭어가 뛰니까 망둥이가 뛴다’는 속담처럼 보인다. 정도를 걷다가도 수많은 망둥이들이 뛰는 것을 보고 자기만 손해 보는 것 같아 숭어들이 덩달아 뛰다보니 어떤 것이 숭어이고, 어떤 것이 망둥이인지 구별되지 않는 혼란과 불신의 시대에 살고 있다.

우리는 ‘백척간두’에 서 있다. 3대 세습 후 북한의 위협은 여전하고 일본, 중국 등 주변 열강들의 다툼도 치열하다. 거대 자본에 의한 시장 병탄도 눈앞에 다가왔다. 성장동력을 잃은 경제는 몇몇 대기업에만 의존한 채 양극화를 부추기고 있다. 자원마저 변변치 않는 손바닥만한 땅덩이에서 민심 따로, 여야 따로, 정부 따로, 보수와 진보따로의 제 갈길만 고집하기에는 현실이 너무 급박하다. ‘비정상을 정상으로 되돌리기 위해서’는 해야 할 일이 너무 많고 갈길 또한 아직 멀기만 하다.



‘정치쇼’에 지나지 않은 민낯부터 고쳐야

이길 수 있는 선거를 새정치연합이 7·30 재보선에서 참패한 것도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가 겉으론 새정치를 외치면서 실상은 민심을 외면한 채 고비마다 간만 보다 결국 철수(撤收)하는 ‘소탐대실(小貪大失)의 구태가면(假面)정치’를 하다 공동대표직까지 내놓고 말았다. 사회전반에 걸쳐 환골탈태(換骨奪胎)의 혁신이 필요하다. 겉으론 정의의 사자니, 사회의 목탁인 양 하지만 비정상이 판치는 국가혁신을 하려면 사회지도층부터 ‘온통 가면세상의 실상’에서 하루빨리 벗어나야 미래가 있다.

 

이수기 (논설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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