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웅재 기자
삼천포와 제주 항로에 취항한 두우해운은 선령 28년 된 제주월드호를 버리고 선령 25년 된 국제여객카페리 뉴블루오션호를 임대 사용하는 것으로 정면돌파에 나섰다. 속초와 러시아를 운항하던 국제선인 만큼 안전성과 편의성에서 매우 양호하다는 것이 두우해운의 판단이다. 뉴블루오션은 지난해 11월 도크수리를 완료했으며, 세월호 사고 후 해수부가 실시한 특별점검도 통과하며 안정성을 인정받았다. 국제여객선에 걸맞은 여객이용과 편의시설을 갖춰 내륙-제주항로 취항 선박 중 가장 각광받을 것이란 기대도 크다.
하지만 뉴블루오션호는 용선계약을 체결한지 1개월이 지나도록 취항 승인을 받지 못하고 있다. ‘솥뚜껑 보고 놀란 가슴 자라 보고 놀란다’더니 유관기관이 잔뜩 움츠리면서 승인이 지연되고 있다. 현행법상 당장 승인해도 아무 문제가 없지만 자칫 세월호로 악화된 여론의 유탄에 맞을까봐 조심하는 눈치란다. 심지어는 소나기 쏟아지는 판국에 배 띄운다며 승인 요청한 두우해운을 원망하는 시선도 있다 한다.
세월호 참사는 다시 재발돼선 안될 최악의 사고다. 그러나 이 사고의 본질은 ‘비정상의 정상화’란 말에 다 포함돼 있다. 안전을 관리 감독해야 할 정부기관이 제대로 일하지 않아서 벌어진 일이다. 가만 있어도 제때 월급이 나오는 공무원이야 문제 만드는 것이 싫겠지만 사업가는 가만히 있으면 살지 못한다. 혼자가 아닌 딸린 식솔들까지 함께 말이다.
삼천포와 제주 뱃길이 끊기면서 삼천포 지역이 비명을 지르고 있다. 하루 1억원 이상 나오던 돈줄이 끊기니 정말 곡소리 난다. 두우해운이 안전하고 편의성 높은 배를 준비했다고 한다. 정부는 철저히 조사하고 검사하라. 그리고 문제가 없으면 취항을 승인해야 마땅하다. 사업가가 법에 따라 정상영업하겠다는데 자본주의 민주국가가 법에 없는 여론을 빌미로 방해한다면 정상국가가 아니다. ‘정상의 비정상화’도 문제가 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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