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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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남일보
  • 승인 2014.08.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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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의수 (경상남도농업기술원 지원기획과장)
영화 ‘명량’이 연일 한국 영화사의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잘 만든 영화, 재미있는 영화라는 입소문도 영향이 크겠지만, 무엇보다 개개인이 마음속으로 갈망하던 ‘영웅’, 그 영웅이 이순신장군과 가장 흡사하게 느껴져서 그런 건 아닐지 라고 생각해 본다. 흔히 난세에 영웅이 나는 법이라고들 한다. 이순신 장군이야 두말할 것도 없는 우리 민족의 영웅 중의 영웅이다. 누구도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다. 근래 들어서는 외국 사람일 지라도 조금 들어본 사람이라면 인정할 정도다. 그러나 이순신 장군은 이미 400여 년 전 인물로 현존하지 않는다는 데서 문제가 발생한다. 그 대역을 요즘 화두가 되고 있는 영화 ‘명량’이 하고 있다. 역사적 고증을 통해 민족의 영웅으로 자리 잡고 있는 이순신 장군을 현세의 인물로 타임슬립한 격이라고 볼 수 있겠다.

왜 이토록 사람들은 영웅을 원하는 것일까?, 영웅도 영웅 나름이다. 지금까지 많은 영화 속 영웅들, 흔히 말하는 히어로가 등장해 왔지만 대부분 개인적 능력이 탁월한 초인간으로서의 영웅들이었다. 그러나 이순신 장군은 다르다. 우리와 같은 인간이다. 인간 이순신으로서 군사를 휘어잡는 카리스마, 백성을 아우르는 포용력, 결국은 승리로 마무리 짓는 탁월한 리드십에 매료되고 열광하는 것 같다. 영화를 통해 들여다 본 이순신 장군의 내면과 영웅적 리더십은 도덕적 해이, 반사회적 범죄 증가로 불안감이 가중되고 있는 요즘 세태에 반드시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누구나 마음 속 영웅 하나쯤은 가지고 있을 것이다. 일이 잘 안 풀릴 때, 힘들 때, 슬플 때 자신이 가진 종교에 의지하고 마음을 추슬러 힘을 얻는 사람도 있다. 예수그리스도, 석가모니와 같은 현인을 영웅으로 모시고 있는 셈이다. 세상에는 강한 사람도 있고 나약한 사람도 있다. 그러나 육체적으로 강하다고 정신적으로도 강한 것은 아니다. 육체적으로 강해지는 것은 정신적으로 강해지기보다는 쉽다. 정신이 강해지려면 수양이 필요하다. 도를 닦는 다고도 한다. 스스로를 이기는 법을 배움으로써 자신을 다스리고, 그 힘으로 타인의 마음까지도 움직일 수 있는 것이다. 역사적 위인들의 전기를 보면 대부분 이와 같은 힘든 과정을 겪으면서 스스로 성장해 나가는 내용들을 포함하고 있다. 영화 ‘명량’을 통해 본 이순신 장군의 영웅적 리더십도 타인의 마음을 움직이게 함으로써 불가능했던 해전을 승리로 이끌어 냈다는 점이 더욱 돋보인다. ‘두려움을 용기로 바꿀 수 있다면…’이라는 영화 속 대사가 아마도 이순신 장군이 가졌던 덕장으로서의 능력을 함축해 보여주는 것일 수 있다. 수도 헤아릴 수 없는 왜선을 보고 두려움에 떨고 있는 군사들에게 다그칠 것이 아니라 스스로 진군 할 수 있는 용기를 갖도록 하기 위해 고뇌하는 이순신 장군의 모습에서 부드러움과 강인함을 느낄 수 있었다.

‘영웅’의 사전적 의미를 보면 ‘지혜와 재능이 뛰어나고 용맹하여 보통 사람이 하기 어려운 일을 해내는 사람’이라고 돼 있다. 영웅은 사람이라는 것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 즉, 우리 생활이 행복해지기 위해 이순신 장군의 성품과 리더십을 갖춘 덕장이 필요하다고 많은 사람들은 갈망하고 있다. 지금이 사회적 난세라고 해도 될지는 모르겠지만, 난세의 영웅이 누가 될지, 나타나기는 할지 궁금할 따름이다. 다음에 서울 가게 되면 꼭 광화문에 들러야겠다. 묵묵히 지켜보고 계시는 이순신 장군님의 동상이라도 찾아뵙기 위해….

김의수 (경상남도농업기술원 지원기획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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