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한 두 교황, 같지만 다른 느낌
방한 두 교황, 같지만 다른 느낌
  • 연합뉴스
  • 승인 2014.08.15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984년 요한 바오로 2세 ‘순교자의 땅’에 입맞춤
2014년 프란치스코 ‘낮고 소외층’찾아 아픔 공유
30년 전인 1984년 교황으로서 가장 먼저 한국을 방문한 요한 바오로 2세가 땅에 입맞춤하는 장면은 오랜 세월이 흐른 지금까지 한국인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터라 프란치스코 교황의 입국 장면에도 많은 관심이 쏠렸다.

한국 천주교사에서 역사적인 순간 중 하나로 꼽히는 1984년 5월 3일 오후 2시11분께. 김포공항에 도착한 요한 바오로 2세는 기내 영접을 받은 뒤 활짝 웃는 모습으로 처음 한국에 모습을 드러냈다.

환영객에게 손을 흔들며 트랩을 내려온 요한 바오로 2세는 한국에 대한 애정과 축복의 표시로 특별기에서 내려서자마자 무릎을 꿇고 엎드려 “순교자의 땅, 순교자의 땅”이라고 하면서 한국의 땅에 입을 맞췄다.

교황은 이어 도착 성명에서 “한국은 유구한 역사에 걸쳐 시련과 풍파를 무릅쓰고 언제나 새로이 일어설 줄 아는 생명과 젊음에 넘치는 아름다운 나라”라며 “모든 생명이 신성시되고 아무도 소외되지 않으며 억눌리지 않는 모든 이가 진실한 형제애로 사는 그런 사회를 이루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특히 “벗이 있어 먼 데서 찾아오면, 이 또한 기쁨이 아닌가”라고 유창한 한국어로 말해 한국인을 또 한 번 놀라게 했다.

요한 바오로 2세는 1989년에도 한국을 찾아 각별한 애정을 표시했다.

그로부터 30년 뒤인 14일 오전 10시16분께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한 프란치스코 교황은 주한 교황대사 오스발도 파딜랴 대주교 등의 기내 영접을 받은 뒤 트랩을 천천히 내려와 역사적인 한국 방문의 첫발을 내디뎠다.

시종일관 온화한 미소를 보인 프란치스코 교황은 평소 소탈한 성품대로 별다른 의전 행사 없이 간소하게 환영 행사를 치렀다.

박근혜 대통령의 영접을 받은 프란치스코 교황은 트랩 아래에서 박 대통령과 웃으며 인사를 나눈 뒤 통역사를 사이에 두고 잠시 환담을 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박 대통령이 “교황 방한을 계기로 우리 국민에게 따뜻한 위로가 전해지고 분단과 대립의 한반도에 평화와 화해의 시대가 열리길 바란다”고 말하자 “한반도 평화를 마음속에 깊이 간직하고 왔다”고 말했다.

이어 프란치스코 교황은 마중 나온 한국 천주교 주교단 대표들, 정부 주요 인사, 평신도 대표 32명과 차례로 인사를 나눴다.

특히 오는 15일 세월호 참사 희생자 유족들과 만날 예정인 교황은 이날 공항에 나온 세월호 참사 유족 4명과 일일이 손을 맞잡고 “마음 속에 깊이 간직하고 있다. 가슴이 아프다. 희생자들을 기억하고 있다”고 진심 어린 위로를 건넸다.

이날 환영단에는 가난하고 소외받은 이들에게 관심이 많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뜻에 따라 세월호 유가족 외에도 새터민, 이주노동자, 범죄피해자 가족모임 등이 평신도 대표로 포함돼 교황과 먼저 만났다.

연합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