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낙주 교수의 식품이야기
성낙주 교수의 식품이야기
  • 경남일보
  • 승인 2014.08.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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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부에 좋은 복숭아
복숭아는 원산지가 중국의 황하 상류 지역인데, 이것이 페르시아로 건너가 거기서 세계 각지로 전파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비교적 일찍 중국으로부터 수입되어 주로 정원이나 동산에 많이 심었다. 복숭아는 분류학상 장미과에 속하며 과육의 색깔에 따라 색이 흰 백도(白桃)와 황색인 황도(黃桃)로 나누며, 생과일로는 백도가 좋고, 통조림용으로는 황도가 좋다. 또 핵(核)이 과육으로부터 잘 분리되는 이핵과(離核果)와 잘 분리되지 않는 점핵과(粘核果)로 구분하기도 한다.

예부터 복숭아에 얽힌 이야기는 긍정적이고 재미있는 이야기가 많다. ‘신선들의 과일’, ‘백 살을 살게 하는 선약(仙藥)’, ‘귀신 쫓는 나무’, ‘버릴 것이 없는 약재’, ‘삼국지의 도원결의’, ‘유토피아의 대명사’ 등과 같이 많은 별칭과 ‘무릉도원(武陵桃源)’과 같은 재미있는 전설까지 가지고 있다. ‘무릉도원’이라는 말의 유래는 중국 동진(東晋)시대에 나온 것이다. 그 당시 매우 혼란한 세상으로 인해 공상적인 문학이 유행하였는데, 그 대표적인 작가인 도연명(陶淵明)이 『도화원기(挑花源記)』라는 단편소설에서 무릉도원과 같은 뜻으로 도원경(桃源境)이라는 글을 쓰게 된 것이다. 말하자면 속세와는 전혀 다른 세계로서, 근심 걱정 없는 낙원(樂源)을 지칭할 때 자주 인용되는 이야기이다.

한의학에서는 복숭아씨를 도인(桃仁)이라 하여 피가 한 곳에 뭉쳐 잘 통하지 않는 어혈, 부인병이나 생리불순, 가슴앓이, 정혈작용, 구충제 등으로 사용하였고, 건강하고 아름다운 피부를 위한 처방으로도 사용해왔다. 예를 들면 피부가 가렵고 건조한 경우나 기미나 주근깨 등의 치료에 효능이 있다고 한다. 그리고 복숭아꽃인 도화(桃花)는 백일해, 결석, 통변, 안색을 좋게 한다고 알려져 있다. 또한 복숭아 잎인 도엽(桃葉)은 두통, 감기, 소염, 지혈, 항균 효과 등이 있으며, 목욕물을 데울 때 도엽을 넣으면 땀띠, 습진, 짓무른 데 좋은 치료제가 된다. 뿐만 아니라 복숭아 가지는 도지(桃枝)라 하여 상복부의 통증제거, 역병 치료에 좋고, 뿌리인 도근(挑根)은 토혈이나 코피를 쏟을 때 치료약으로 사용되어 왔다. 그 외에도 복숭아나무 진이나 속껍질까지 약으로 이용되었다 하니 하나도 버릴 것이 없는 과목이다.

복숭아를 먹으면 단맛이 나면서도 뒷맛은 약간 새콤하다. 이는 복숭아의 주성분인 포도당과 과당의 같은 당분(8∼10%)에 의한 단맛과 사과산, 구연산, 주석산과 같은 유기산(0.5∼1%)에 의한 신맛, 여기에 에스테르와 알코올류, 알데히드와 같은 향기성분 등이 잘 조화되어 있어서 그런 것이다. 예부터 복숭아를 먹으면 예뻐진다고 하였는데, 이는 복숭아의 유기산에 의해 입맛을 돋우고 피로회복, 혈행 개선에 좋아 안색을 좋게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기침이나 천식에 해로운 담배의 니코틴 제거에도 효능이 있는데, 이 역시 복숭아 중의 유기산이 니코틴의 독성을 줄이거나 독성물질에 대한 저항력을 강화시키는 데 보조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복숭아가 몸에 유익한 것은 상기한 당분이나 유기산 외에도 비타민 A, B, C 등이 꽤 많고, 칼슘, 마그네슘, 철 및 인과 같은 무기질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특히 칼륨이 많아 나트륨의 배출을 촉진시키는데, 이 때 수분과 함께 배출되므로 신장성 부종을 치료하며 혈압을 낮춰주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또 펙틴질과 같은 식이섬유가 풍부하여 장내 환경을 양호하게 유지시켜 준다. 수용성 섬유질은 변을 부드럽게 함으로써 변통을 촉진하고, 불용성 섬유는 수분을 흡수하여 변의 양을 증가시켜 장운동을 활발하게 한다. 어느 것이나 콜레스테롤과 노폐물을 잘 배출하기 때문에 동맥경화, 당뇨, 항암 작용 등을 기대할 수 있다. 그리고 백도는 플라보노이드(flavonoid)가 많고, 황도는 카로틴(β-carotene)이 풍부하여 활성산소를 소거시켜 세포의 손상을 방지한다.

복숭아와 궁합이 잘 맞는 생선으로는 다랑어처럼 지방이 적은 어류가 제격이고, 생선을 먹고 식중독에 걸렸을 때도 도움이 된다. 식중독에 걸렸을 때는 복숭아를 껍질 째 먹으면 식중독 증세를 완화시킬 수 있다. 그러나 장어나 자라는 복숭아와 상극이다. 자라 고기를 먹고 복숭아를 먹으면 가슴 통증을 일으킬 수 있고, 장어를 먹으면 설사할 가능성이 높다. 왜냐하면 장어는 지방이 약 18%로 많기 때문에 복숭아를 함께 먹게 되면 복숭아 중의 유기산이 지방의 소화과정에 일어나는 유화작용을 방해하기 때문에 소화되지 못한 지방에 의해 설사를 하게 되는 것이다.

/경상대학교 식품영양학과

복숭아
복숭아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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