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존의능력
공존의능력
  • 경남일보
  • 승인 2014.08.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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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외남 (축동초등학교 교사)
현재 우리나라는 다인종·다문화 사회로 접어들고 있다. 1990년대 중반 이후 다문화가족 구성원과 북한이탈 주민의 수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2014년 경남 다문화학생 수는 전국 시·도 4위에 해당된다. 다문화가정 자녀 중도입국 학생도 해가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따라서 그들의 적응문제가 사회의 현실적인 문제로 대두된 지금, 상호문화 이해교육을 통한 전 도민의 인식개선이 요구된다. 또한 다문화 교육을 담당해야 할 교사들의 의식전환이 시급하다.

우리 반에도 어머니 나라가 베트남인 학생이 있는데 국어시간에는 수업활동에 늘 소극적이다. 그런데 베트남에 관한 이야기를 하노라면 얼굴이 환해지며 몰입하는 모습을 보고 다문화교육에 대한 공부를 해야겠다고 다짐했었다. 마침 방학 중에 경남교육청이 주최하는 다문화·탈북사회 이해교육 심화연수가 있어 연수를 신청했다. 지난 8월 4일부터 14일까지 진주교육대학교에서 40명의 초·중등 교사가 모여 공부를 했는데 연수의 의미를 깨닫게 된 뜻 깊은 시간이었다. 또한 다문화와 탈북에 대한 의식과 사고의 변화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

짧은 시간이지만 결혼 이주민과 북한이탈 주민들이 편견과 차별 속에 겪는 모멸감과 갈등을 그들의 입장에서 느껴봄으로써 공감과 소통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특히 북한이탈주민 지원정책사무소인 하나원과 한겨레중고등학교를 방문하여 탈북학생들의 경험과 가정환경, 학교 부적응의 어려움을 이해함으로써 담임교사 역할의 중요성도 알게 되었다. 북한이탈 청소년과의 만남을 통해서 그들이 겪고 있는 불편함과 애환을 조금이나마 공감할 수 있었다.

지구촌 사회에서 살아가려면 성장배경과 문화가 다른 사람의 입장을 이해하고 더불어 살아가는 방법을 익혀야 하며 사회적 통합의 능력을 길러야 한다. 말과 문화가 다르면 서로를 이해하기 어렵다. 하지만 우리 모두가 편견을 버리고 다름을 인정하며 상대방 입장에서 배려하고 포용하여 스스럼없이 하나가 된다면 굳이 다문화 인식개선 교육을 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인간존재의 밑바탕을 이루는 것은 사랑이다. 사랑하면 모든 것이 이해되고 용서 못할 것이 없다. 천체는 만유인력의 법칙에 따라 서로 끌어당기며 모여든다. 아이들의 얼굴색과 말씨가 제각각 달라도 너와 나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서로 배려하며 융화될 수 있도록 체계적인 다문화 교육과 사회 전반의 인식전환이 필요하다. 학교에서는 교사들이 지속적인 관심과 사랑으로 다문화가정 학생들을 지켜봐 주고 진로교육도 체계적으로 해주며 멘토 역할을 한다면 그들이 우리 사회의 일원으로 뿌리를 내리는 데 일조하게 될 것이다.

여러 나라에서 온 야생화들도 우리 꽃과 한데 어울려 금수강산을 아름답게 수놓는다. 다문화학생과 일반학생이 손을 잡고 문화의 벽을 넘어 우리나라 구성원이 될 수 있게 서로 소통하는 능력을 길러주고, 숨은 끼와 재능을 살려 무지갯빛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다 함께 힘써야겠다.

 

서외남 (축동초등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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