촉석루
촉석루
  • 곽동민
  • 승인 2014.08.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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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동섭 (진주향교 사무국장)
진주의 촉석루는 평양의 부벽루와 밀양의 영남루와 함께 우리나라 3대 누각 중의 하나로서 9차례의 중건과 보수를 거쳐 1948년에 국보 제276호로 지정되었다. 그러나 6·25전쟁 때 소실된 뒤 1960년에 중건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으나 재건된 지 50년밖에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경상남도 문화재 자료에 머물고 있다. 하지만 2008년에 방화로 불타 복원한 숭례문은 여전히 국보 제1호의 지위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으니, 촉석루의 국보지정도 당연한 일이라 생각된다.

남장대와 장원루라 불리기도 하는 촉석루는 전시에는 지휘본부였고 평화시절에는 향시를 치르는 고시장으로써 수많은 시인묵객들의 감탄 속에 그 위용을 자랑해 왔다. 수십 길 벼랑 위에 우뚝 솟은 모습은 위풍도 당당하며, 촉석루를 감돌아 흐르는 남가람 푸른 물은 ‘영남제일형승’이라는 문구에 걸맞게 빼어난 자태로 3대 루각 중에서도 단연 으뜸이다.

어디 그 뿐이랴. ‘진주하면 촉석루요, 촉석루 하면 진주’가 떠오르는 진주인의 상징이요, 진주시민의 얼과 호국충절의 혼이 깃든 곳이 촉석루이니 어찌 소중한 보물이 아니겠는가. 단지 건축물이 오래되었다는 것과 문화재적 가치가 있다는 건축양식만 보고 평가할 수도 있겠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보이지 않는 그 내면의 역사도 매우 중요한 것이다.

촉석루는 770여년의 장구한 세월 동안 우리민족과 영욕을 같이해 왔다. 임진 3대첩의 하나인 진주대첩의 주 무대로 단순한 건축물만의 모습이 아닌 7만 민·관·군의 혼이 깃든 호국의 상징이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문화재청은 진주시와 진주문화단체에서 추진하고 있는 촉석루 국보환원 운동에 신속한 결단을 내려야 할 것이다.

이제 곧 시월이면 촉석루를 중심으로 한 남강 일원에서 진주유등축제가 열릴 것이다. 역사적 사실에 근거한 진주유등축제는 세계로 수출하며 그 폭을 넓혀가고 있으며 단순한 볼거리를 떠나 조국과 민족을 위해 장렬히 몸 바친 호국 영령들의 원혼을 기리는 행사이며, 문화와 충절의 산 교육장으로서 온 국민의 나라사랑 정신을 고취시키고 있는 행사이다.

그리고 더욱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는 촉석루와 유등과 불빛만이 아니다. 나라가 풍전등화에 직면했을 때 기꺼이 목숨을 바친 진주인의 기상이 서려 있고 삼장사와 논개, 7만의 호국영령의 혼이 깃들어 있으니 어찌 우리의 소중한 문화자산이 아니겠는가. 이 귀중한 촉석루를 건축형식이나 연한을 따지기 이전에 충절의 표본으로 삼아 하루빨리 국보로 환원함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관계당국에서는 깊은 성찰과 결단이 있기를 거듭 촉구한다.

심동섭 (진주향교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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