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아 미안하다
아들아 미안하다
  • 강진성
  • 승인 2014.08.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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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진성 기자
초등학생인 우리집 아이가 요즘 자전거 타는데 재미를 들였다. 틈만 나면 자전거를 끌고 나가는 아이에게 “차 조심해라”고 당부한다. 넘어져 팔다리에 상처라도 입고 오는 날이면 “왜이리 조심하지 못했냐”며 아이를 나무라기도 한다. 여느 가정에서도 비슷한 모습이다. “아빠도 그렇게 배웠어”라며 아이를 안심시키는 게 대부분이다.

최근 산업재해를 취재하다 보니 아이에게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건설현장에서는 안전모를 착용하지 않아 큰 사고로 이어지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안전모만 썼더라도 살릴 수 있는 사례도 많았다. 안전모가 중요하다고 말은 하지만 덥고 답답하다는 이유로 소규모 공사현장에서는 제대로 착용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아이들에게 안전용품 하나 없이 자전거를 타게 한 것은 공사현장에 안전모 없이 일하게 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생각하니 아찔했다.

산업안전은 생활안전에서 나온다. 가정에서 안전의식이 없으면 일터에서도 안전의식이 나올 리 없다. 우리나라의 높은 산재율(특히 중대재해)을 낮추기 위해서는 즉효적 처방도 중요하겠지만 어릴 때부터 안전의식을 심어주는 게 더 중요하다.

선진국에서는 부모들이 자녀에게 자전거를 사주기 전에 안전용품부터 구입한다고 한다. 안전장비 없이 자전거를 타게 하는 것은 법규위반에 앞서 무책임한 행동이라는 것이다. 아이들은 어릴 때부터 자연스레 ‘안전이 먼저’라는 의식이 심어지게 된다.

우리는 커서 안전을 배운다. 그것도 위험요소가 있는 현장에 가야 가능하다.

이제는 말로만 조심이 아닌 실천하는 안전교육을 해야 한다. 어릴 때부터 가정에서 그리고 학교에서 진짜 안전교육이 필요하다. 일회성이 아닌 정규 과목화할 필요도 있다. 그리고 안전관련 당국에서는 가정에서 쉽게 생활안전을 점검하고 지킬 수 있도록 정보 제공 등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자전거를 탈 때부터 안전모를 쓰면서 자란 아이는 커서 자동차나 오토바이를 타더라도 안전벨트와 안전모를 자연스럽게 쓰게 된다. 산업현장에서도 그대로 이어진다. 더 나아가 스스로 안전을 챙기는 습관을 들이게 된다. 당신의 가정에 자전거를 타는 아이가 있다면 오늘 당장 안전모를 선물해 주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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