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낙주 교수의 식품이야기
성낙주 교수의 식품이야기
  • 경남일보
  • 승인 2014.09.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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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약리작용의 쇠비름
최초 인도에서 기원한 쇠비름은 쇠비름과의 한해살이 식물로 돼지풀, 도둑풀, 말비름 등의 다양한 별명이 있으며, 생약명으로는 잎사귀의 모양이 말의 이빨을 닮았다 하여 마치현(馬齒?), 줄기는 심(心), 꽃은 비(脾), 뿌리는 폐(肺), 씨앗은 신(腎)으로 우주의 기운을 품은 오행과 같다고 하여 오행초(五行草), 수명을 연장시켜 준다는 의미로 장명채(長命菜)라고 한다. 쇠비름은 우리나라 전역의 길가, 채소밭, 빈터, 과수원 등지에 자생하며, 15∼30cm 내외로 지면을 따라 비스듬히 퍼지면서 자라고 5∼9월경에 황색의 꽃이 피고, 식용으로는 봄에서 늦여름까지 연한 순을 데쳐 나물로 먹는다.

기록에 의하면 쇠비름은 영양분이 풍부한 사질토양에서 잘 번식하며, 햇볕이 잘 들고 따뜻한 조건을 좋아하는 습성이 있다고 한다. 그러나 영양분이 빈약한 토양이나 가뭄으로 단단해진 토양에서는 내성을 갖게 되므로 다른 식물에 비해 열악한 환경 조건에 대응하는 능력이 뛰어난 식물이다. 시골에서 밭에 김을 매본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쇠비름의 끈질긴 생명력을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뿌리를 뽑아서 뒤집어 놓아도 비가 오면 다시 살아난다. 그래서 밭을 매는 어머니들이 쇠비름을 보면 아이고 이놈! ‘웬수 중에 웬수’ 라고 탄식하곤 하였다. 심지어 쇠비름을 뜯어 먹은 소의 쇠똥으로 배출된 씨앗은 적당한 환경이 되면 쇠똥 속에서 발아하여 생육할 정도로 생명력이 강한 풀이다. 그래서일까 한의서에는 마치 만병통치약인 것처럼 느껴질 정도로 다양한 약리작용에 대한 기록이 있다. 「본초강목(本草綱目)」, 「식료초본(食料草本)」, 「본보본초(本寶本草)」등의 고대 의학서적에 의하면, 쇠비름은 성질이 차기 때문에 몸에 열이 많아서 나타나는 증상, 예를 들면 얼굴이나 피부 등의 종기나 여드름에 유익하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이명래 고약’의 주원료가 바로 쇠비름이다. 몸에 화기(火氣)가 많아 염증이 잘 생기는 소양인 체질은 마늘, 파, 고추, 후추 및 생강처럼 자극성 식품을 많이 먹게 되면 피부점막에 염증이 잘 생긴다. 이런 사람들은 자극성 식품을 피하고 쇠비름을 달여서 먹거나 나물로 먹으면 염증완화에 도움이 된다. 또 쇠비름은 부기완화, 설사방지, 갈증해소, 장염이나 방광염, 뱀이나 벌레에 물린 상처 등을 치료 한다고 기록되어 있다.

고대 한의서에 기록된 효능과 관련이 있는 최근의 연구 자료를 정리 비교해 보면 꽤 재미있는 결과가 예상된다. 필자가 연구한 바에 의하면 쇠비름은 수분을 제외하면 섬유질(약 31%)이 가장 많고 다음으로 탄수화물(27%) 및 무기물(19%)의 순이다. 섬유질의 함량이 많아 쇠비름은 대장질환이나 변비 개선 등에 도움이 되며, 무기질 중에서는 칼륨이 약 3,847mg%로 많아 식염섭취량이 많은 우리나라 사람에게는 나트륨의 배출에 안성맞춤의 식품이라 할 수 있으며, 이외 칼륨(약 844mg%)과 마그네슘(약 873mg%)도 풍부하여 관절질환 등에도 도움이 된다. 그리고 쇠비름에는 비타민 C, D 및 E를 비롯하여 생명체 유지에 필요한 오메가3 지방산이 300∼400mg%로 풍부하여 스트레스와 우울증, 치매 등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쇠비름 중에는 여러 종류의 항균성 물질이 함유되어 있는데, 이로 인해 식중독균이나 위암을 일으키는 주범인 헬리코박터 파이로리(Helicobacter pylori)의 생육을 억제시키는 효과도 인정되고 있다. 필자가 실험한 바로는 쇠비름 추출물이 유방암 세포는 약 80%, 위암세포는 70% 이상의 암세포 증식을 억제 한다는 사실을 확인한 바 있다. 또 실험용 동물에 쇠비름을 먹인 결과 혈액 중의 총 지질, 중성지질, 총 콜레스테롤 및 몸에 나쁜 콜레스테롤을 감소시키고, 심장 순환기계 질환의 위험성을 나타내는 지표로 알려진 동맥경화지수와 심혈관 위험지수를 유의적으로 감소시킨 다는 사실도 밝힌바 있다. 이외 다른 연구자들의 보고에 의하면 항산화 작용, 항염증 효과, 미백효과, 노화방지, 독성물질에 의한 간 질환 개선, 이뇨촉진 및 항부종 효과 등이 밝혀져 있다.

항간에 떠도는 소문에 의하면 쇠비름에는 수은이 많아 위험하다는 이야기가 있다. 정말 문제가 있는 것일까? 조사 결과에 의하면 쇠비름 중의 수은 함량은 0.02∼81.2mg/kg으로 천차만별이다. 이 같은 현상은 쇠비름이 자라는 토양의 수은 함량에 따라 좌우된다. 따라서 수은의 함량이 높은 광산 주변에서 자란 쇠비름은 장기간 섭취하는 것을 삼가야 한다.

/경상대학교 식품영양학과

쇠비름1
쇠비름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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