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 가다] 진주 장재초교의 도약
[학교에 가다] 진주 장재초교의 도약
  • 임명진
  • 승인 2014.09.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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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교 위기 학교 아이들 웃음소리 왁자지껄
우리 곁에는 학교가 있다. 맹모삼천지교(孟母三遷之敎), 자식의 교육을 위해서 세 번씩 이사했다는 옛 고사성어가 아니더라도 학교에 대한 관심은 예나 지금이나 뜨겁다.

하지만 학교에서 일어나는 일을 속속들이 알지는 못한다. 그래서 본보는 학교를 찾았다. 학교마다 특색 있는 교육과정, 자랑거리,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넘쳐나는 다양한 사례 등을 소개하고자 한다./편집자 주


폐교 위기에 몰렸던 진주의 한 초등학교 교정이 아이들의 웃음소리로 다시 활기를 띠고 있다.

진주시 장재동에 위치한 장재초등학교. 불과 서너 달까지 전교생이 33명에 불과했던 미니 학교였다. 그런 학교가 지금은 84명의 새로운 학생들이 전학해 전교생 117명으로 학생 수가 크게 늘고 있다. 학교 인근에 엠코와 해모로 등 대단위 아파트 단지가 들어섰기 때문이다.

장재초교는 학군 편제상 엠코와 해모로 아파트 단지의 학군에 속한다. 따라서 아파트 입주가 모두 완료되면 최대 900여 명의 학생들이 새 학교에 전학 또는 입학하게 된다.

장재초교는 진주 도동지구에서 도동초등학교에 이어 두 번째로 오랜 역사를 자랑한다. 1953년에 설립, 지금까지 4000여 명이 넘는 동문을 배출하고 있다.

행정구역상 ‘동’ 지역에 속했지만, 도심에서 한발 짝 비켜난 지역적인 영향으로 어지간한 읍·면의 시골학교 보다 전교생이 작아 ‘도심 속 미니학교’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그런 까닭에 2011년도에는 진주의 동지역 학교 중 처음으로 통폐합 대상에 포함됐다.

학교의 역사와 동문의 자부심이 한순간에 사라질 위기에 처해지자 학부모와 동창회, 지역민이 하나 돼 학교 살리기에 나섰다. 마침 학교 부근의 초장지구 도시개발사업이 본격화되면서 그런 노력들이 2015학년도 3월 신설학교로의 이설이라는 결과를 도출해 냈다.

장재초교는 내년 3월 초장지구로의 학교 이설을 앞두고 있다. 반년이라는 시간이 남아 있지만 학교 측은 일찌감치 학생 유치에 뛰어들었다. 아직 한 학기가 남아있는데다, 현 학교 부지가 노후화되고 협소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사뭇 이례적이다.

장순임 교감은 “소규모 학교라는 편견인지 아파트에 입주한 학부모들께서 자녀의 전학을 꺼리는 분위기가 많았다”면서 “가만히 앉아서 학부모와 학생을 기다리기보다는 학교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입주 학부모를 대상으로 학교 안내문자 메시지 발송, 1 대 1 상담, 학교 탐방 등의 다각적인 학생 유치활동을 펼쳤다. 통학이 불편할 것 같다는 학부모의 지적에 안전한 통학로 확보를 위해 ‘장재마실길’이라고 붙여진 길을 새롭게 포장했다.

학교의 내실을 다지는 일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6월에 열린 진주교육장배 어린이 민속놀이 경연대회서 사물놀이 부문 금상 수상과 그밖에 지역에서 열린 각종 학예대회, 영어말하기 대회 등에서 잇따라 입상의 성적을 내면서 학교를 바라보는 지역민과 학부모의 시선이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다.

아파트에 입주한 학부모들 사이에 조금씩 입소문이 퍼지기 시작했다.

장 교감은 “자녀 전학을 꺼리던 학부모들께서 실제 학교를 방문하고 교사들과 상담을 하고 나서는 자녀를 전학시키는 사례가 크게 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설되는 학교는 30학급으로 인근 초전초등학교의 24학급보다 크다. 전입을 앞둔 학부모들은 신설학교에 대한 기대치가 높다. 학교 존속에 큰 역할을 해온 동창회와 지역주민의 역할도 중요해지고 있다.

학교 측은 지금까지 신설되거나 이전된 학교에서 학교 구성원들 간에 학교 명칭이나 그 밖의 이유로 크고작은 불협화음이 있었던 만큼 학생들의 교육과정을 충실히 하는 본래의 역할을 다해 학교 구성원의 화합을 도모하겠다는 계획이다.

김상대 교장은 “그동안 학교에 대한 지역민과 동창회, 학부모 등 구성원들의 뜨거운 관심을 확인할 수 있었다”면서 “내년 3월 다시 새롭게 시작하는 학교를 애정을 갖고 지켜봐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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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 장재초등학교 학생들이 수업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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