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를 관리하라
스트레스를 관리하라
  • 경남일보
  • 승인 2014.09.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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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윤 (창원 박달나무한의원장)
일차 진료기관에서 환자를 상담하다보면 환자가 현재 호소하는 불편사항을 해결하는데 그치지 않고 생활관리에 대한 조언을 하게 마련이다. 우리가 겪는 상당수의 질환이 생활습관에서 오기 때문에 잘못된 생활습관을 교정하는 것 또한 중요한 의료의 일부분이라 하겠다. 환자 병력에 대해 상담하는 과정에서 가장 많이 언급하게 되는 단어가 바로 ‘스트레스’다. 현대인이 가지는 생활습관병에서 스트레스가 관여하지 않는 부분은 사실상 없다고 봐도 무방하기 때문에 스트레스 관리는 질병치료에 있어서도 매우 중요한 요소다.

한의학에서는 질병의 원인을 내인(內因), 외인(外因), 불내외인(不內外因)의 세 가지로 나누며, 그중 내 스스로가 만들에 내는 원인인 내인의 범주에 칠정(七情)을 두어 과도한 감정이 질병을 일으킨다고 보고 있다. 일곱가지의 감정(기쁨, 노여움, 우울감, 사려과다, 슬픔, 놀람, 공포)은 각기 기운의 흐름을 어지럽히기 때문에 무엇에도 흔들림이 없는 부동심의 경지가 우리가 지향해야할 바라고 한의학에서는 보고 있다.

갓 졸업한 초보 한의사 때의 생각이 난다. 시골 보건지소에서 근무할 당시 매일 가슴이 답답하다며 지소를 찾아오던 할머님이 한 분 계셨다. 학교에서 배운 대로 침을 놔드리고 보험약을 드렸지만 그다지 효험은 없었다. 하지만 거의 매일 출근도장을 찍듯이 지소를 오시던 할머니. 알고 봤더니 할머님은 같이 사는 할아버지와 사이가 좋지 못했고, 그로 인한 스트레스를 하소연할 곳이 없어서 매일 지소를 찾는 것이었다. 할머니 나름의 스트레스 해소법을 찾은 것이라 생각한다.

사실 우리와 같은 범인들에게 성인들의 부동심을 요구하는 것은 다소 무리다. 환자를 상담할 때 직장에서 오는 스트레스로 고생하는 직장인에게 “스트레스 받지 마세요”라고 말하는 것만큼 무의미한 말이 없다. 직장을 다니는 한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환자분들께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자신만의 방법을 찾으라고 말씀드리곤 한다. 누구나 스트레스를 받지만 그것을 건강하게 해소하는 방법에 대해 고민한 사람은 의외로 없는 듯하다.

1995년 미국정신학회가 화병을 한국식 발음 그대로 ‘hwa-byung’이라고 표기할 만큼 한국인들은 억눌린 스트레스를 건강하게 처리하는데 미숙하다. 특히나 각종 스트레스를 폭음, 유흥과 같이 자기 파괴적인 방식으로 푸는 경향이 있는 현대인들은 더더욱 자신의 스트레스를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에 대해 반성해야 한다. 등산도 좋고 악기 연주와 같은 취미생활을 즐기는 것도 좋다. 내가 어떤 일을 할 때 가장 몰입감을 가지고 정신적인 편안함을 느끼는지 깊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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