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석산 전투 재조명돼야
황석산 전투 재조명돼야
  • 최경인
  • 승인 2014.09.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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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인 기자
황석산 전투는 우리 역사에서 가장 영웅적인 사건 중에 하나임에도 사대주의 사관에 물든 조선정부의 역사인식 오류와 일제에 의해 강제 은폐당한 대표적인 사례로 지금까지 제대로 조명 받지 못하고 있다.

일본군은 임진란의 패전이 거제도 서쪽지역을 점령하지 못한데 있다고 판단해 12만에 가까운 군대를 좌군과 우군으로 나눠 우군은 진주를 지나 황석산성으로, 좌군은 섬진강을 타고 남원으로 진격하지만 막대한 전력손실을 입고 조선 재침략의 시도가 좌절된다. 남원산성에서는 조명연합군의 군대가 있어서 정규전 형식과 내용을 갖췄으나 황석산성 전투는 안의 현감 곽준과 함양군수 조종도와 같은 남명 조식의 사상적 영향을 받은 이들의 의해 일종의 의병전투처럼 전개된 것이 후세 평가에서 다른 점이다.

또 전투에 참여했던 지휘관 중 백사림이 성문을 열고 도주하는 바람에 아군이 모두 왜적에게 도륙당했다는 기록이 있어 백성들의 결사항전 정신이 퇴색됐다. 그리고 이 사건은 별 지명도가 없었던 지휘관인 곽준과 조종도, 그리고 전투에 참여했던 사람들의 영웅적인 투쟁에도 불구하고 조정으로부터 외면과 홀대를 받게 되는 것으로 비화된다. 이들은 임란과 정유란에서 정규군이 아닌 의병장들로 인식되고 이 전투는 남원산성에서의 전투처럼 정규전으로 평가받지 못하게 됐다.

명나라 군대가 합류했거나 조선조정에서 공식적으로 지휘관을 파견한 전투는 정규전으로 기록되고 그렇지 않은 전투는 의병전(민병전)으로 인식하게 된 것은 명국의 식민지 조선이 가지고 있는 한계다. 그래서 황석산 전투에 대한 재조명이 필요하다. 특히 일본에 의한 역사왜곡도 바로잡아야 한다. 정규군이 마치 민병들에게 대패한 것과 같기 때문에 일본 정규군에게는 치욕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래서 황석산성 전투는 일본의 전쟁기록에서도 배제되었으며 일제 강점기 때 대대적인 삭제가 이뤄졌다고 볼 수 있다.

황선산성 전투 재조명을 통해 조선이라는 나라가 친명사대주의 역사관을 극복하고 일제 침략기에 왜곡된 역사를 바로잡음으로써 일제에 의해 조장되고 강제된 식민지 역사인식으로부터 벗어나야 한다. 일본의 왜곡된 역사는 총독이 떠나면서 향후 조선은 백년간 제대로 된 역사 인식을 회복하지 못할 것이라고 망언을 했는데, 이는 망언이 아닌 현실로 지금도 지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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