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엽의 건강칼럼] 허리 안아파도 디스크
[이동엽의 건강칼럼] 허리 안아파도 디스크
  • 경남일보
  • 승인 2014.09.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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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장에서 무리하게 운동을 한 후 갑자기 왼쪽 엉덩이가 아프더니 다리 뒤로 심한 통증이 생겼습니다. 인근 병원에 가서 검진 후 MRI 검사를 했더니 허리디스크가 탈출되었다고 합니다. 허리디스크라는데 왜 허리는 안 아픈가요? 저는 엉덩이와 다리만 아프거든요.”

엉덩이가 심하게 아프다고 하니까 골반 MRI를 찍는 병원이 있습니다. 또는 다리가 아프다고 하니까 한의원에 가서 다리에서 피를 빼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는 매우 잘못된 접근법입니다. 엉덩이에서 시작하여 다리로 내려가는 통증이 느껴지면, 엉덩이나 다리를 검사하고 치료할 것이 아니라, 허리 정밀검사를 시행하고 허리에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허리디스크라는데 허리는 안 아프고 엉덩이와 다리만 아픈 이유, 과연 무엇일까요?

그 답은 허리디스크와 디스크 내부 압력의 관계에 있습니다. 허리디스크가 탈출되기 전에는 디스크 내부의 압력이 매우 높은 상태입니다. 마치 바람이 가득 찬 풍선이 터지기 직전 상태와 유사하지요. 이 상태에서는 디스크 내부의 압력이 높기 때문에 경미한 외부 자극이 가해져도 허리통증을 느낄 수 있습니다.

여기서 느끼는 허리통증의 강도와 상황은 사람마다 달라서, 어떤 분은 거의 통증을 못 느끼시기도 하고, 어떤 분은 일상생활에서 흔히 받을 수 있는 불편함 정도로 느끼시기도 하고, 또 어떤 분은 매우 고통스럽게 느껴 힘들어 하시기도 하지요.

이처럼 빵빵하게 올라가 있던 허리디스크 내부의 압력은 허리디스크 조각이 섬유륜 주머니를 뚫고 바깥으로 탈출하는 순간, 갑자기 떨어지게 됩니다. 풍선이 터지면 풍선 내부의 압력이 갑자기 낮아지는 것과 같지요. 때문에 허리디스크 탈출이나 파열이 생겼음에도 불구하고 디스크 내부의 압력은 오히려 낮아져 허리통증은 그리 심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심지어 허리디스크가 탈출되면서 기존에 느끼던 허리통증이 오히려 좋아지는 경우도 종종 있지요. 탈출된 허리디스크 조각은 이제 주변의 신경을 압박하게 되는데요, 허리디스크 조각이 주로 엉덩이와 다리로 가는 신경이 누르기 때문에, 허리보다는 엉덩이와 다리에 심한 통증을 느끼게 됩니다.

갑자기 엉덩이에 심한 통증을 느낀다면, 근육통과 허리디스크, 둘 중 하나가 그 원인인데, 필자의 임상 경험에 따르면 허리디스크인 경우가 의외로 많습니다. 엉덩이 통증의 원인이 근육통인 경우, 아픈 부위를 손가락으로 꾸욱 누르면 심한 통증을 느낍니다.

반면, 엉덩이 통증이 허리디스크 탈출 때문인 경우, 아픈 부위를 손가락으로 꾹 눌러도 전혀 통증을 느끼지 못합니다. 오히려 시원하다고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죠. 정리하자면, 통증 부위를 눌렀을 때 많이 아프다고 하면 근육이나 인대의 문제인 것이고, 아프지 않고 오히려 시원하다고 하면 허리디스크의 문제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엉덩이가 아프다고 해서 엉덩이 통증치료나 골반교정, 골반 MRI를 서둘러 받지 마세요. 골반 MRI가 아니라 허리 MRI를 찍어야 하는 경우일 가능성이 아주 높으니까요.

 
허리가 안 아파도 허리디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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