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전기자동차 혁명이다 <4>'전진기지' 부산
이제는 전기자동차 혁명이다 <4>'전진기지' 부산
  • 이은수
  • 승인 2014.09.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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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전기자동차 선도도시를 가다
 
쉐보레 스파크 전기차
스파크 전기자동차.


이제는 전기자동차 혁명이다! EV(전기자동차) 선도도시를 가다 <4> 전기자동차 전진기지로 부상하는 부산



부산이 전기자동차 전진기지로 급부상하고 있다. 국내 전기자동차 시장 점유률 50%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르노삼성은 수출에 눈을 돌려 대량생산에 나서기로 했다. 부산국제모터쇼 등 굵직한 국제행사도 열려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고 있다. 이런 가운데 부산시는 기업·법인·소상공인을 주대상으로 전기차 보급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밖에 전국 최초로 배터리 교환형 전기버스의 상업운행을 추진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르노삼성 부산공장
르노삼성자동차 부산공장(제공-르노삼성)


◇전기차 타고 창원에서 부산으로

창원시 마산 회원구 내서읍에서 SM3전기자동차를 타고 부산시청으로 향했다.

SM3지만 차체는 SM5크기와 맞먹었다. 따라서 실내공간이 넉넉하다. 먼저 시동을 걸었다. 에어컨 팬소리가 다소 클 뿐 거의 제로에 가까운 소음과 진동 등 승차감도 뛰어나다. 다만 차량 크기에 비해 트렁크가 작다.

부산까지 거리는 62.61km. 계기판을 보니 남은 주행거리가 70km로 나왔다. 불안한 마음에 10여km를 달려 창원 홈플러스 부근 르노삼성차 경남공장에서 30여분간 급속충전을 했더니 주행가능 거리가 161km로 나왔다. 최대 180km까지 나오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겨울철에는 130km내외를 보이는 것이 일반적이다.

현장에 한 대의 차량이 충전하고 있어 30분 이상을 기다려야 했다. 인근 창원시청의 경우 10여대의 완속 충전기가 있지만 2대 이상의 차량만 몰리게 되면 다른 대안 없이 무작정 기다릴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르노삼성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내 최초로 ‘퀵드랍(배터리 교환 설비)’이라는 신기술을 선보였다.

이 방식을 사용하면 최소 5분에서 최대 10분이면 충전이 완료된 배터리로 교환이 가능하지만 고가의 비용 때문에 상용화되지 못하고 있다.

평균속도는 주로 시속 94km에 맞춰져 있다. 가속페달을 세계 밟으면 순식간에 140km까지 올라간다. 특히 언덕길에 강했다. 강력한 힘을 갖고 있는 전기모터 덕분에 디젤 세단 못지않은 강력한 힘을 발휘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연료소모량은 급격히 늘어난다. 반면 내리막길이나 저속주행 시에는 오히려 배터리가 충전되는 것이 신기하다.

시내에 잠시 주차를 했다. “100% 전기차가 맞느냐”, “감전염려는 없느냐”, “주행거리는 어떻게 되느냐” 등의 호기심 어린 질문을 받기도 했다. 1시간을 달려 드디어 부산시청에 도착했다. 통행료 3100원만 들 뿐 특별히 들어간 돈이 없어 전기차를 이용하는 것이 경제적인 것만은 분명했다.

택시의 경우 약 5만4700원, 가솔린차 이용시 주유비만 약 9119원 든다. SM3 Z.E.에 들어가는 연료는 가솔린 대비 약 6분의 1 수준이기 때문에 연간 2만km를 주행한다고 가정할 때 240만 원 이상의 경제효과를 가져온다. 또한 엔진오일 및 오일필터 등 기존 내연기관 모델에서 추가적으로 발생했던 소모품 교환비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i3 전신
BMW i3.


◇부산시, 기업·법인·소상공인 대상 전기차 보급

부산시는 대기질 개선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기업·법인·소상공인 등을 대상으로 전기자동차 보급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상반기 74명의 전기차 구매자에게는 전기차 구입보조금 2300만원(국비 1500만원, 시비 800만원)과 전액 국비로 지원되는 700만원 상당의 완속충전기 설치를 지원했다. 당시 경쟁률은 4 대 1이상을 기록했다.

부산시 관계자는 “시민들을 대상으로 현실적으로 전기자동차를 많이 보급하기가 쉽지 않을 뿐만 아니라 아파트에 충전기를 설치하는 것도 문제가 되고 있다”며 “기업·법인·소상공인 대상 전기차 보급을 통해 대중화에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부산시는 전국 최초로 배터리 교환형 전기버스의 상업운행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예산부족 및 사회적 인식이 뒤따르지 못한 가운데 부산시의회의 반대로 상업용 전기버스 운행이 무산될 위기를 겪는 등 사업추진에 난항을 겪고 있다.

애초에 부산시는 올해 11월부터 배터리를 자동으로 교환하는 방식(QCM)의 전기버스 2대를 도입해 해운대구 우동 벡스코에서 해운대해수욕장까지 노선에 투입할 계획이었다. 요금은 500원(어린이)에서 1500원(성인)으로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부산시의회는 예산 심사에서 “적자가 예상된다”며 전기버스 2대 구입 예산 12억원을 전액 삭감했다.

이후 부산시가 예산을 되살리기 위해 총력전을 펼쳐 국비 2억원 지원과 함께 5억원의 예산을 확보했다.

설승수 부산시 환경보전과장은 “시내버스 연료가 경유에서 압축천연가스(CNG)로 바뀌는데 시간이 걸렸듯이, 전기버스는 부산이 초미세먼지 농도가 높다는 오명을 벗고 친환경 선도도시로 가기 위한 마중물이 될 것”이라고 했다.

큐시엠 전기버스는 운전기사가 배터리 교환장소에 도착해 운전석에서 내리지 않고 스위치를 누르면 자동으로 배터리가 충전된 것으로 교체된다. 교환시간은 1~2분이어서 승객들이 오랫동안 기다리지 않아도 된다. 배터리당 운행거리는 23~25㎞다.

포항시는 지난해 10월부터 국토교통부의 용역을 받은 한국항공대 산학협력단이 개발한 큐시엠 전기버스 2대를 노인복지회관 셔틀버스로 시범 운영하고 있다. 서울시와 경기 김포시는 내년부터 큐시엠 전기버스 30대씩을 운행할 계획이다. 을숙도를 달렸던 저상 전기셔틀버스. 현대자동차와의 1년간 무상제공 계약이 끝나 지난 7월부터 운행이 중단됐다.



 
전기차 시승(SM3)
SM3전기자동차(제공-르노삼성.)


◇르노, 부산공장 전기차 수출 전진기지로 키운다

르노삼성자동차가 부산공장을 향후 르노그룹의 전기차(EV) 수출 전진기지로 삼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벵상 카레 르노 EV 세일즈 마케팅 총괄임원은 “르노삼성 부산공장은 향후 아시아와 남미의 (전기차) 수출 중심 기지가 될 것”이라고 했다.

현재 부산공장에선 유럽에서 팔리고 있는 르노의 ‘플루언스 Z.E.’와 같은 전기차 ‘SM3 Z.E.’를 생산하고 있다.

카레 총괄은 “부산공장은 르노의 전기차 목표에 중요할 역할을 차지한다”며 “아시아와 남미의 수출 중심기지가 될 것이고, 이후 홍콩과 싱가포르 등으로 SM3 Z.E.를 수출할 계획을 검토 중이다. 그 다음 유럽으로까지 확대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부산공장이 르노의 전기차 전진기지로 떠오른 것은 르노 터키 공장이 지난해 플루언스 Z.E.의 생산을 중단한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그는 “SM3 Z.E 수출을 위해 부산공장에 추가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투자비용은 아직 내부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르노삼성은 또한 지난해 출시한 전기차 SM3 Z.E.로 올해 국내 전기차 시장점유율 60%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르노삼성은 지난해 환경부가 보급한 전기차 780대 중 453대를 판매해 점유율 58%로 업계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박동훈 르노삼성 영업본부장(부사장)은 “목표 시장 점유율을 60%로 잡은 이유는 SM3 Z.E.의 뛰어난 범용성 때문”이라며 “특히 택시시장을 겨냥할 수 있는 월등한 경쟁력이 있다”고 말했다.



 
소울 정면
소울EV.


◇‘2014 부산국제모터쇼’에서 만난 전기차

‘자동차의 바다, 세계를 품다’를 주제로 열린 2014 부산국제모터쇼가 숱한 화제를 뿌리며 화려한 막을 내렸다. 다양한 콘셉트카와 자동차 메이커들의 야심찬 신차 발표로 뜨거웠던 이번 모터쇼는 사상 최대 인파인 115만 명이 찾아 그 인기를 실감케 했다. 미래 기술의 집약체인 전기차 역시 이번 모터쇼를 뜨겁게 달구며 관람객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가장 큰 부스와 물량을 자랑했던 현대기아차는 소울 EV와 레이 EV를 선보였다. 소울 EV는 기존 소울 차량과 비슷과 외관을 가지고 있지만 가솔린 차량에 비해 완성도는 오히려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엔진룸에 자리 잡은 모터는 81.4kW의 출력을 내고 배터리는 27kwh 용량의 리튬이온 배터리가 장착됐다. 최고속도는 시속 145km로 핵심부품을 전부 국산화했고 배터리 및 핵심부품 보증기간도 10년에 16만km로 대폭 늘렸다. 최대 주행거리 148km, 급속충전도 24분에 지나지 않아 일반적인 출퇴근 및 생활권 내에서는 충분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기아차의 소울 이외에 가장 많은 관심을 받은 전기차는 단연 BMW 전기차 i3 였다. 수많은 관람객들이 시승을 위해 줄서기를 마다하지 않았다. BMW i3는 BMW에서 개발한 순수 프리미엄 전기차로 기존의 전기차의 문제로 지적됐던 배터리 무게, 충전 인프라, 친환경성, 속도 등에서 보완점을 제시했다.

BMW i3는 신소재인 탄소섬유 강화플라스틱(CFRP)으로 차체를 제작해 혁신적인 경량화를 이뤄 공차 중량이 1300kg에 불과하다. 무게중심을 낮추기 위해 배터리는 차체 하단에 설치했으며 완벽한 50:50 무게 배분을 통해 차량의 민첩성을 높였다. 또 BMW i3 후륜구동 방식을 채택채 운전하는 맛도 놓치지 않고 있어 가솔린 모델 못지않은 뛰어난 가속력을 자랑한다. BMW i3는 완전 충전 상태에서 기본적으로 최고 132km까지 주행할 수 있으며 80% 충전까지 30분밖에 걸리지 않는다. 트렁크 공간도 차체 크기를 감안하면 실용적 수준으로 앞쪽 본넷 아래에도 작은 트렁크 공간까지 있었다.

이 밖에도 도요타가 차세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콘셉트카 ‘NS4’를 국내 최초로 공개했고, 닛산과 아우디가 각각 전기차 라프와 A3 e-tron.를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국내 완성차 업체인 르노삼성과 GM도 각각 SM3 ZE, 쉐보레 스파크 EV를 선보여 이목을 집중시켰다.

한편 부산모터쇼는 공식 부대행사로 ‘오일 프리 드라이빙 체험’을 실시해 전기차 시승행사를 가졌다. 벡스코 신관에서 시작된 시승행사는 기아 쏘울·레이 EV, 르노삼성 SM3 Z.E., 쉐보레 스파크 EV 등의 전기차를 직접 시운전을 할 수 있었다.

글=이은수·박성민기자 eunsu@gnnews.co.kr·사진=황선필기자feel@gnnews.co.kr

 
i3충전기
i3충전기.
#.프랑수아 프로보 르노삼성차 대표
 “전기자동차로 지역경제 이바지할 것”

“전기자동차를 통해 진정한 향토기업으로 거듭날 것입니다.”
프랑수아 프로보(47·사진) 르노삼성자동차 대표가 광폭행보를 이어가며 지역 속으로 파고들어 화제다.

지난달 8월 29일 서울에서 대권주자인 박원순 서울시장과 만나 전기택시 실증사업 MOU를 체결한데 이어 이달 4일에는 관용차를 매개로 서병수 부산시장과 머리를 맞댔다.

그는 두차례 모두 한국어로 인사말을 하며 강인한 인상을 남겼다. 유럽 출신 CEO가 연설 전체를 100% 한국어로 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이는 그의 지론인 공격적인 경영 및 현지화와 무관치 않다. 주위에서는 된장과 수제비도 즐겨 먹는 친한파라고 귀띔했다.

“글로벌 전진기지 역할의 생산성 향상 및 지역 속에 뿌리내리는 밀착경영으로 부산이 르노삼성차의 고향임을 각인시킬 것입니다.” 프로보 사장의 각오는 남달랐다.

르노삼성차는 한때 글로벌 경제위기에 수출이 꺾이고 내수까지 줄면서 2년간 3800억원의 적자를 냈다.

프로보 사장은 위기 속에 취임했다. 2011년 8월 말 취임한 그는 이듬해 전체 인원의 16%에 달하는 800명을 희망퇴직으로 내보냈다. 몸집을 줄이고 신제품 ‘QM3’를 내놓은 프로보 사장은 지난해 매출 3조3000억원, 영업이익 445억원, 당기순이익 170억원을 올리며 회사를 3년 만에 흑자로 전환시켜 주목받았다.

그는 올해 더 공격적으로 신제품을 내놓고 있다.

프로보 사장은 “4월 준중형 차종 SM3에 새로운 기능과 디자인을 가미한 ‘SM3 네오’를 내놓았고, 7월엔 야심작 ‘SM5 디젤’을 선보였다. SM5 디젤은 출시 두 달 만에 3500여대가 계약되며 인기를 끌고 있다”며 “올해는 지난해보다 33% 늘어난 8만대를 목표로 잡고 있다”고 밝혔다.

끝으로 현지화 관련, “르노삼성차는 명실상부한 부산 매출 1위 기업으로 부산지역 제조업 전체 매출액의 10%를 차지하고 있으며, 협력업체까지 포함해 1만 명이 넘는 고용을 유지하고 있다”며 향토기업으로서 역할을 다하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글=이은수기자 eunsu@gnnews.co.kr·사진=황선필기자feel@gnnews.co.kr

 
※이 취재는 경남지역신문발전위원회 후원으로 마련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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