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들이여! 취업을 위해 ‘일학습병행제’를 활용하자
청년들이여! 취업을 위해 ‘일학습병행제’를 활용하자
  • 경남일보
  • 승인 2014.10.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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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진호 (폴리텍대학 진주캠퍼스 학장)
사회 진출을 준비하는 빈곤한 학생을 스튜던트 푸어 (student poor)라고 한다. 대학을 졸업하고도 취업 준비생으로 남아 ‘사실상 학생’ 신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사람으로 국내에 34만 명 이상이 된다. 본인이 원하는 일자리를 구하기까지 많은 비용이 부담되어야 하기에 금전적 어려움에 허덕이는 청년실업자는 계속 양산되고, 대기업 입사와 공무원이 되고자 그 ‘좁은 문’ 앞에서 고군분투하는 젊은이들이 넘쳐나고 있다.

대기업 취업에 필요한 ‘스펙’을 쌓기 위해 외국에서의 교환학생, 어학연수로 수천만 원을 쓰기도 하고, 공무원이 되어 정년까지 안정적인 직장을 얻겠다고 각종 공무원, 교원임용 시험 등에 도전하고자 유명 전문학원에 대학 등록금에 버금가는 수강료를 내기도 한다. 그러다 보니 그들 중에는 합격할 때까지 극빈층의 생활을 하거나 학원비 마련을 위해 시험준비와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다 시험에 연거푸 낙방하고, 또한 합격만 하면 갚을 수 있다는 생각에 학자금 대출, 심지어 고금리 대출에 손대는 경우도 있어 수천만 원 빚을 지게 되고, 결국은 스튜던트 푸어가 되는 것이다.

“야구장 관중석에서 경기를 잘 보겠다고 앞에서 일어나기 시작하면 뒷사람도 다 일어나야 합니다. 앉고 싶어도 못 앉는 거죠. 제일 좋은 건 모두 앉아서 보는 거지만 남들이 서 있기 때문에 나도 서 있는 거죠. 스펙 쌓기도 이런 식의 경쟁이 됐습니다”라고 한국개발연구원 김용성 박사가 어느 언론에서 말한 청년들의 스펙쌓기에 대한 기막힌 비유가 생각난다. 앞에서 말했듯이 자신의 능력과는 상관없이 대부분의 청년실업자는 대기업과 공무원을 바라보거나 그저 높은 임금을 바라보는 사람들이 많으므로 이렇게 청년 실업률이 늘어나고 있다.

최근 정부가 제시한 ‘일학습병행제’란 제도를 통하여 근본적인 해결방안이 모색될 것으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일학습병행제’란 독일, 스위스의 도제(徒弟)제도를 도입한 것으로 기업이 청년실업자 또는 구직자를 채용하여 일을 담당하게 하면서 교육훈련을 통해 기업에 필요한 인재로 양성하는 한국형 도제제도이다. 이는 주로 기업현장에서 실무를 가르치고 보완적으로 교육훈련기관인 폴리텍대학 등에서 이론교육을 하는 새로운 현장중심의 취업제도인 것이다. 이는 국가직무능력표준(NCS·National Competency Standard)을 기반으로 한 교육훈련프로그램에 따라 기업의 현장전문가가 현장에서 실제 활용되는 기술과 지식을 가르치게 되고 교육훈련과정을 이수한 후에는 산업계가 직접 평가해 해당 자격과 학위를 수여하게 된다.

기업의 측면에서 보면 젊은 인재를 선점해서 장기간(1∼4년) 기업의 핵심인재로 키울 수 있으니 기업에 도움이 될 것이고, 청년 취업희망자의 경우는 정부로부터 기술력과 기업역량, CEO의 인력양성 의지 등을 인정받은 기업에 안정된 일자리를 제공받을 수 있으니 좋다.

현장의 산업기술은 빠른 속도로 발전하여 교육훈련기관에서의 교육으로는 기업 현실에 꼭 맞는 인력을 양성하기 어렵다. ‘일학습병행제’는 교육훈련 내용을 기업이 결정하고 기업에서 직접 가르치기 때문에 기업에 꼭 맞는 인력을 양성할 수 있는 것이며, 지금까지의 인력수급 미스매치(mismatch) 문제를 해소하게 될 것이다. 올해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청년층의 첫 직장 근속기간이 1년 7개월이라고 한다. 하지만 이 제도에 의해 입사한 경우는 유능한 선배 직원에게 1:1 지도를 받게 되니 기업 적응이 쉽고 애사심이 높아져 이직률 또한 낮아지게 된다.

청년들이여, 취업을 위해 좁은 문 앞에서 망설이지 말고 ‘스펙은 뒤로, 능력은 앞으로’ 하여야 하며 ‘평생기술로 평생직업을’ 위한 ‘일학습병행제’를 활용하여 보자. 취업을 위한 방향 전환, 유턴할 시기가 바로 지금이기 때문이다.
황진호 (폴리텍대학 진주캠퍼스 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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