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청 원래 진주로 되돌려 줄 때 됐다
도청 원래 진주로 되돌려 줄 때 됐다
  • 경남일보
  • 승인 2014.10.02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수기 (논설고문)
진주는 예로부터 ‘부유하고 멋스러운’ 고장이라는 명성이 자자했다. 1925년 4월 1일 아침 진주역에서 경전선 임시열차에 관찰사가 시승을 빙자, 일제가 경남도청을 부산으로 이전하기 전까지 진주는 오늘날 부산, 울산, 경남의 행정과 경제, 문화의 중심지였다. 진주의 중심시가지를 가로지르는 남강과 비봉산·선학산으로 둘러싸인 천혜의 자연조건은 일찍부터 문화의 전성기를 꽃피우는데 한몫했다.

경남도청을 빼앗은 보상으로 철교다리를, 창원으로 빼앗은 보상으로 도예술회관을 얻는데 그쳤다. 진주성 안의 도청을 일제가 부산으로 이전 후 쇠퇴를 시작했고, 1983년 대동공업의 현풍 이전으로 기나긴 정체기를 벗어나고자 지금까지 혼신의 노력을 다하고 있지만 각종 지표는 전국 중소도시 가운데 정체권에 맴도는 낙후에 걱정이 태산 같다. 진주를 비롯, 서부경남 경제의 낙후도 심각성은 여전하고 개발무풍(無風)지대다.



진주는 아직도 개발無風지대

수도권과 충청, 강원 등의 빠른 발전에 비해 진주 등 서부경남권은 생산, 수요 등 모든 측면에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푸대접론이 아니다. 온 세상이 발전하고 새 시대로 접어드는 이 시점에 오직 과거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는 명제가 있기 때문이다.

전국 6대 낙후지역 중 하나에 속하는 서부경남 발전에 획기적인 기대가 되는 도청 서부청사가 마침내 내년 7월 1일 진주에서 문을 열고 본격적으로 업무가 시작될 예정이다. 1925년 도청이 진주에서 부산으로 이전한 뒤 90년 만에 도청 4개국 등 일부 조직이 진주로 환원되는 경사를 맞게 된다. 11개 공공기관이 진주 혁신도시로 내년까지 모두 이전되면 천재일우(千載一遇)의 발전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가 크지만 모든 여건이 역부족이다.

아무리 발버둥 쳐봐도 중앙정부가 협조하지 않으면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말로만 국토 균형발전과 낙후지역 우선 개발을 부르짖고 있으나 속내를 보면 정치적 저울질만 하는 인상이다. 변변한 공장 하나 없어 창원, 김해, 양산 등 중동부지역의 비약적인 발전을 부러운 시선으로 처다볼 수밖에 없었다. 이런 여건에 개청할 서부청사는 지역민에게는 천군만마와 다름없다.

신라~고려~조선 때도 진주목~경상우병영~경남도청소재지 등 한반도 남쪽의 ‘남진주’와 북쪽의 ‘북평양’과 함께 오랜 기간 정치, 문화 등에서 어깨를 나란히 했다. 한반도 북쪽 중심 평양, 한반도 내륙 중심 서울, 남쪽 중심 대전, 남부내륙 중심축인 진주는 여러면에서 명성을 날렸다. 일제가 한반도 지배를 위해 도청을 부산으로 이전, 진주는 시골이 되고 말았다. ‘북평양’과 달리 ‘남진주’는 교방과 음식문화로 생각하지만 과거의 실상은 ‘북평과 남진주’는 한반도 중심축이였다.

몇 만 명에 불과한 어촌인 부산은 도청 이전으로 350만 명이 넘는 한반도에서 제2의 도시로 급성장했다. 부산의 개발이 넘쳐 인근 김해도 50만 명이 넘는 대도시로 급성장했다. 양산 역시 부산에서 넘치는 개발의 수용으로 인구가 20만 명을 넘어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다. 진주시민들의 경남도청 환원운동에도 불구코 지난 83년에 창원으로 이전, 몇 만 명에 불과하던 구창원이 50만 명이 넘는 대도시로 급성장했고, 현재는 110만명의 통합도시로 발전했다.



부산 58년, 창원 31년간 도청 사용

부산이 도청을 58년간을, 창원이 31년간을 사용했기 때문에 대도시로 발전했다. 만약에 도청이 89년간 진주에 있었다면 부산같이 제2도시가 됐을 것을 감안할 때 원래 주인인 진주로 되돌려줄 때가 됐다. 도청을 빼앗긴 90주년이 되는 내년에 서부청사 개청을 계기로 진주의 르네상스시대를 기대한다. 균형발전차원에서 내년에 경북도청이 남쪽인 대구에서 제일 북쪽인 안동으로 이전하는 것도 참고할 사항이다.

 

이수기 (논설고문)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