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색있는 음식이 없다
특색있는 음식이 없다
  • 정규균
  • 승인 2014.10.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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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균 기자
얼마 전 동창생들과 함께 남지읍에서 모임을 하고 식사를 한 일이 있었다. 지인들이 안내하는 식당으로 갔더니 어디서나 흔한 고깃집이 대부분이다. 이왕이면 지역만의 특색 있는 음식을 하는 데로 가자라고 하며 군내에서 자랑할 만한 음식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지인들은 다들 의아해하며 창녕군에 그런 좋은 음식점이 있느냐고 했다. 고향을 오랫동안 지키고 사는 지인들이 자신 있게 내세울 만한 음식이 떠오르지 않는다고 흔히들 말할 정도다.

사실 어린시절부터 성인이 되기까지 창녕지역에서 보낸 기자가 생각해도 딱히 떠오르는 음식이 없었다. 최근에야 관심을 갖고 좀 찾아보니 몇 개가 생각났지만, 다른 지역에서 알아주는 브랜드를 가지고 있는 경우는 드물었다. 간혹 주변사람 중에서 자기 향토음식이라며 자랑하듯이 고향 음식점을 데려가 음식에 대한 얘기를 하며 대접을 하는 것을 보면, 왜 그런 자랑거리가 없을까 생각해 보았다.

좁은 땅덩어리에서 어디 지역이 이러니저러니 하는 것이 옹색해 보인다. 하지만 우리 고장에서 나온 음식이 대도시에서도 잘 알려지고 많은 사람이 찾기를 바란다. 지금은 통신수단이 발달하고 지리적인 제약이 많이 줄어들어 언제든지 생각나면 향토음식을 바로 배달해 현지에서와 똑같이 먹을 수 있고, 선물용으로도 잘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 지역 특산물인 향토음식은 명절이나 각종 행사 등에 선물하면 가격을 떠나 효용가치가 높을 것이다.

이제 향토음식은 소문만 잘 나고 품질이 보증되면 얼마든지 유통이 가능하기 때문에 바로 비즈니스로 연결된다. 또 그 고장의 음식을 맛보기 위해 지방으로 향하는 관광객 인파도 늘어나고 있어 지역 관광수입에도 많은 영향을 줄 것이다. 향토음식을 찾는 배경에는 어려운 경제현실에 대한 반작용으로 심리적 허기를 채우려는 것에서 기인한다고 할 수 있다. 또한 향토음식은 지역을 고향으로 둔 사람들에게 은근히 고향에 대한 자부심을 주고 향수를 불러일으킨다고 본다. 자기 지역에서 나온 음식을 많은 사람에게 홍보하면서 기쁨을 맛볼 수 있다.

향토음식은 경제적 가치를 창출할 뿐만 아니라 추억을 되새기고 대화를 나누기에 충분한 소재다. 때문에 음식이 만들어내는 문화는 금전으로 계산할 수 없는 가치를 창출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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