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의 역학이야기>네트워크 시대
<이준의 역학이야기>네트워크 시대
  • 경남일보
  • 승인 2014.10.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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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네트워크’하면 금방 컴퓨터 네트워크, 네트워크 연계 조직, 다단계 피라미드 방문판매 등을 연상한다. 그리고 컴퓨터 네트워크, 정부의 네트워크 조직형태 등에는 중립적인 시선을 갖지만, 상품판매에 관련된 네트워크는 좋지 않게 여긴다. 아마도 그동안 우리 이웃들이 다단계 상품판매조직의 폐단을 숱하게 보고 듣고 당한 학습효과 때문이리라. 그렇지만 지금도 숱한 네트워크 조직들이 발생하고 번성하고 소멸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홍익인간(弘益人間)의 개천이념에도 나타나 있듯 사람이 몸을 갖고 있는 한 이익을 추구하게 될 것이고, 또 이익추구활동이 있는 한 다양한 형태의 판매망이 숱하게 나타날 것이기 때문이다.

다만 피라미드 조직과 네트워크 조직 간에는 약간의 뉘앙스 차이가 있다. 피라미드조직은 최상위 꼭지점을 중심으로 수직적 하부로 전개되는 봉건조직구조의 거버먼트(Government)의 특성이 강하다고 한다면, 네트워크 조직은 수평적 참여와 협력체계를 중시하는 거버넌스(Governance)의 특징이 더 뚜렷하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피라미드 조직의 경우 최상위에 위치하여 있는 사람이 권력과 이익을 송두리째 가져가 누리는 반면, 네트워크 조직의 경우 참여자간의 권력 분산과 이익의 공동분배가 가능한 형태라고 하겠다. 이런 측면에서 피라미드 조직구조와 네트워크 조직구조를 구분하여 바라보아야 한다. 최근 활발하게 논의되는 상품판매조직에는 대개 이 두 가지 특성이 혼합되어 있다.

지금 자본주의는 생산·관리·판매·이윤추구 중심의 시장주의 시대의 종언(終焉)을 고하고 있는 중이다. 즉 농장 및 공장에서의 생산, 생산 활동의 경제원칙인 관리의 최적화, 생산된 제품을 즐비하게 늘어 내놓고 파는 공간으로서의 점포 및 시장의 기능이 급속하게 줄어들고 있는 추세이다. 하여 건물임대업 같은 것이 별로 재미없는 업종이 되고 있다. 다만 물류창고, 인터넷 공간, 인적네트워크의 소비와 이윤을 동시에 충족시키는 시장영역이 급속하게 커지고 있으며 또 커질 것이다. 세상은 공동소비·공동만족의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시대의 추이에 맞추어 영미계열의 국가를 중심으로 다양한 네트워크 조직들이 구축되고 있으며 굉장히 빠른 추세로 환산되고 있다. 더욱이 FTA 등을 계기로 숱한 방식의 네트워크 판매방식이 물밀려 들어오고 있고 들어올 추세이다.

그럼에도 우리나라는 이에 대한 법과 제도의 대응은 물론 일반인들의 부정적 편견과 고정관념에 의한 거부반응은 심각할 이 만큼 아주 낡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나아가 미래 시대의 주역이라 할 수 있는 젊은 층들이 오히려 이런 판매방식에 더욱 경계하고 있는 아이러니에 놓여 있다. 각종의 SNS의 네트워크에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활용하면서 젖어 있으면서도 이런 기반의 판매방식에는 오히려 부모세대보다 더욱 경직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최근 ‘커피 톡’이라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네트워크 사업을 하고 있는 여성 사업가 한 분을 만났다. 남녀 누구나 매혹될 정도로 호감을 주는 빼어난 미모와 매너, 그리고 사람들을 매료시키는 풍부한 말솜씨와 어휘 순발력은 사람들을 흔한 말로 뿅 가게 만들었다. 병오 갑오 무오 을묘시이다. 무오일주 오오자형, 병립된 오(午) 도충(倒沖) 속의 자수(子水)와 자오충으로 튀어나온 자속의 계수, 무와 합하여 무계병화 이래저래 이 여인은 화국이 크다. 뜨거운 불속의 무토로 무엇하나 걸리는 것 없이 시원시원하다. 갑오, 을묘, 그리고 오오오(午午午) 현침살(懸針煞이) 아주 강렬함을 알 수 있다. 섬세하고 날카롭고 비판적이며 순간순간 처해진 상황에 따라 눈치가 굉장히 빠르고, 아울러 냉정하고 잔인하고, 다른 이들이 감당할 수 없이 말을 잘한다. 아니나 다를까 사격선수이고, 미국박사학위를 가진 대학교수이다. 날카롭고 반짝거리고 뾰족한 하이일을 즐겨 신는다고 한다. 필자가 팔다리 허리 관절부분 또 눈이 아프지 않느냐고 물으니 화들짝 놀라며 어떻게 아느냐고 한다. 하이일을 즐겨 신고 다니며 급각살이 있고 콕콕 찌르는 현침살이 있으니 뼈마디가 쑤시고 찌를 수밖에 없다. 오오는 눈에 관한 아픔이다. 인성이 강하여 자기 환상에 파묻혀 산다. 하지만 갑을묘 관성이 있기에 주변 분위기를 썰렁하게 만들지 않고 매우 순하게 적응을 잘하며 사람들을 아주 잘 리드해 나간다.

아무리 똑똑하고 많이 배워도 팔자의 기질을 비켜갈 수는 없는가 보다.

FTA와 네트워크 시대. 그저 마음의 문을 닫고 살 수만은 없는 시대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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