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낙주 교수의 식품이야기
성낙주 교수의 식품이야기
  • 경남일보
  • 승인 2014.10.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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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스의 대가 토왕(土王) 미꾸라지
우리가 흔히 미꾸라지라고 부르는 물고기는 정확히 말해 ‘미꾸라지’와 ‘미꾸리’로 나뉜다. 미꾸라지는 체고가 높고 납작하나 미꾸리는 몸이 가늘고 둥근형이다. 크기는 미꾸리(8~12cm)에 비해 미꾸라지가 10~15cm로 약간 크다. 가장 손쉽게 구분하는 방법은 미꾸라지는 5쌍의 수염이 있는 반면에 미꾸리는 3쌍밖에 없다.

미꾸라지가 미꾸라지로 된 것은 미끈미끈한 비늘 때문이며, 서식하는 곳은 주로 물이 고인 늪이나 연못, 논과 같이 진흙이 깔려 있는 흙바닥이다. 미꾸라지의 생활특성은 심한 가뭄이나 급격한 온도변화 열악한 환경 등에도 잘 견디는 생명력이 무척 강한 녀석이다.

미꾸라지는 예부터 서민의 밥상과 친숙했던 관계로 미꾸라지와 관련된 속담이 많다. 변변치 못한 사람이 훌륭하게 되었을 때 ‘미꾸라지 용 됐다’라든지, 미천하고 못난 사람이라 할지라도 끝까지 노력하면 출세할 수 있다는 뜻으로 ‘미꾸라지 천년에 용 된다’고 하는 속담이 있다. 또 못된 사람 하나가 온 집안이나 사회에 해를 끼칠 경우 비유적으로 신문이나 방송에 자주 등장하는 속담으로 ‘미꾸라지 한 마리가 온 웅덩이 흐린다’라고 비유적으로 쓴다.

 
미꾸라지와 뱀장어를 흙속에 사는 최고의 물고기란 의미로 ‘토왕 미꾸라지’, ‘토왕 뱀장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이는 여러 가지 영양성분이 풍부하고 정력에 좋다는 의미로 붙여진 별명이다. 고서에도 미꾸라지에 대한 기록이 많다. 「동의보감」에는 ‘성질이 덥고 맛이 달며 무독하다. 몸을 보하고 설사를 그치게 한다’하였고, 「본초강목」에는 ‘미꾸라지는 배를 데우고 원기를 돋우며 술을 깨게하고 스태미나를 보하며 발기불능에 효력이 있으며 소갈을 풀어준다’고 기록하고 있다. 추어탕은 숙취 해소와 과음으로 인한 속쓰림에 좋고, 식욕부진, 빈혈, 간장질환, 부종 등에도 좋다. 민간요법에서는 관절염에 미꾸라지를 이용하여 찜질을 하기도 한다.

미꾸라지의 영양성분으로는 단백질(16.1%)이 풍부하고 지방(2.4%)의 함량은 적다. 비타민은 비타민 A, B2 및 D, 무기질은 칼슘 등이 많아 정력을 돋우어주는 강장, 강정식품으로 손꼽힌다. 대부분의 물고기는 진흙 속에 사는 것을 싫어하지만 미꾸라지는 흙속에 묻혀 생활하는 정력이 뛰어난 물고기다. 수십 마리가 뒤엉켜서 그룹섹스를 하는가 하면, 섹스의 횟수도 많아 2~3분 간격으로 수십 회를 되풀이 한다하니 정말 놀랄 일이다. 그야말로 섹스의 대가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상기한 성분 중 비타민 A는 하등척추동물에는 많이 존재하지 않으나 유독 미꾸라지에는 비타민 A가 멸치보다 약 5배(630R.E)나 된다. 비타민 A가 부족하면 피부가 거칠어지고 병에 대한 저항력이 약해지며 야맹증이 나타나기도 하고, 발육기의 어린이들은 성장 장애를 일으키기도 한다. 비타민 D는 칼슘과 함께 뼈의 형성에 중요한 구실을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칼슘이 많은 식품은 무엇인가? 라고 물어보면 주저 없이 멸치라고 답한다. 그런데 사실은 미꾸라지의 칼슘함량이 멸치(509mg%)보다 약 227mg%나 더 많이 함유되어 있다. 흔히들 영양면에서 미꾸라지는 뱀장어보다 한 수 아래로 취급하는 경우가 많은데, 천만에 말씀이다. 뼈와 관절 건강에 관련된 성분은 미꾸라지가 훨씬 더 좋다. 뼈에 유익한 무기물 중 미꾸라지가 뱀장어에 비해 칼슘은 약 4.7배(약 736mg%), 인은 2.2배(437mg%), 철은 5배(8.0mg%) 더 많고, 또 희귀 미네랄 원소인 셀레늄이 약 41μg/100g 들어있어서 뼈 건강에는 가히 금메달감이다. 또 영양성분으로 빼 놓을 수 없는 지방은 비록 함량은 적으나 당뇨병, 비만, 심장순환기계 등의 성인병 예방이나 두뇌 발달 등에 유익한 다가 불포화 지방산인 EPA(3.3%), DHA(2.8%) 및 타우린(taurine, 39mg%)의 존재 역시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함유돼 있다.

/경상대학교 식품영양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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