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도 정보화] 풀이야기 문창현 대표
[농업도 정보화] 풀이야기 문창현 대표
  • 강진성/박성민
  • 승인 2014.10.15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SNS는 농업의 새 기회…소비자와 소통해야”
문창현3
어성초, 삼백초 등 약초를 재배하는 ‘풀이야기’ 문창현 대표가 어성초의 생육상태를 살펴보던 중 환하게 웃고 있다. 문 대표는 SNS을 이용해 소비자와 소통하며 신뢰를 쌓고 있다.
 
과거 농업인은 농사만 지으면 됐다. 경작, 유통, 판매가 분리돼 있던 시장은 땀흘려 일한 농업인에게 결코 유리하지 않았다. 더군다나 농산물 개방으로 인해 농촌은 점점 더 어려워 지고 있다.

농촌, 농민이 살기위해 몸부림 치고 있다. 농업은 ‘탈 1차 산업’을 외치며 6차 산업화의 길로 나아가고 있다. 농민이 생산과 가공 유통을 함께하는 시대가 가능해 졌다. 그 중심에 ‘농업의 정보화’가 있다. 우리농업이 경쟁력을 키울 수 있게 정보화 농업인의 노하우를 전하고자 한다. /편집자주


“옛 제주도 탐라의 화산왕자와 바다공주가 사랑을 나눴다. 둘은 결혼하려 했지만 한라산 산신의 반대로 뜻을 이루지 못했다. 그러나 공주는 아이를 가졌고 출산을 하다 죽고 말았다. 슬픈 죽음을 맞은 공주의 무덤에서 자그만한 풀이 나왔는데 물고기 냄새가 났다. 사람들은 그때부터 그 풀을 ‘어성초’라 불렀다.”

습지대 잡초처럼 널려있던 어성초가 관심을 끌고 있다. 허브의 일종인 어성초는 아토피는 물론 여성들의 피부미용과 혈액순환과 농,염증제거, 여드름 등에 효과가 있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유명세를 탔다. 더욱 탈모인들에게 발모효과가 탁월하다는 언론보도가 나오면서 난리가 났다. 이처럼 어성초가 알려진 건 최근의 일이다. 그러나 진주에는 일찍부터 어성초를 키워낸 농업인이 있다. SNS와 블로그를 기반으로 농사에 정보화를 접목시킨 ‘풀이야기’ 문창현(42)대표를 그만의 어성초 이야기를 들어봤다.


◇ 지금은 어성초 시대

4H활동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시작한 농사일은 이제는 천직이 됐다.

‘풀이야기’ 문창현 대표는 20년 간 어성초와 삼백초, 개똥쑥을 부친에 이어 2대째 키워 온 선구자다. 어성초는 지난 1996년 동네 어르신의 추천으로 심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팔 생각이 없었다. 땅을 놀려서는 안된다는 생각이 더 컸다. 당시만해도 어성초는 폐지 값보다 낮았다. 대구 경동시장에 납품하기도 했지만 돈이 안되는 작목이었다. 그런데 세상이 변했다. 지난해부터 방송을 통해 어성초 효능이 알려지면서 너도나도 찾는 손님이 많아졌다.

현재 문 대표는 총 재배면적 전체 3만3057㎡(1만평) 가운데 어성초는 약 1만9834㎡(6000평)에 재배하고 있다. 최근 어성초가 각광받고 있지만 전국적으로 재배농가는 그렇게 많지 않다.

판로를 고민하던 그는 가장 먼저 블로그 체험단 운영과 SNS을 통한 소비자와의 소통을 통해 신뢰확보에 나섰다. 이어 소비자의 의견과 트렌드를 반영해 환제품과 신제품을 자체 개발했다. 또 특수추출법에 의한 생산방법의 특허출원도 했다. 이는 곧 CJ오쇼핑 입점 등 판매처가 늘어나면서 매출 증가로 이어졌다. 이외 ‘풀이야기’라는 브랜드를 바탕으로 포장디자인을 개선하는 등 어성초 대중화를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재작년부터 어성초 붐이 일면서 매출이 본격적으로 증가했고 매일 문자와 이메일, 페이스북 메시지로 주문이 오고 있다”고 말했다.


◇ 직거래·정보화가 답이다

2011년 부터 농업인 정보화 교육에 본격적인 관심을 가진 문 대표는 “이제는 농업이 정보화를 안하면 안되는 시대”라고 강조한다.

인터넷에 어성초를 검색하면 자연스럽게 ‘풀이야기’ 농장이 나오고 직거래가 가능하다. 그는 “농사에 정보화를 도입해야 농업인끼리 교류도 가능하고 서로 팔아주고 나를 알릴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 면서 “이젠 누구에게 팔지 걱정하는게 아니라 어떻게 가공해서 더 많이 팔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상황으로 바뀌었다”고 밝혔다.

어성초 물량은 도매시장에 가지 않고 모두 직거래로 출하가 가능할 정도가 됐다. 오히려 도매시장에서 공급해달라는 전화가 올 정도다. 직거래 장점은 판매량의 즉각적인 파악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가격결정도 농가에서 할 수 있다. 도매시장 가격이 폭락하더라도 소비자와 신뢰관계를 바탕으로 더 좋은 가격으로 판매하는 것이 가능하다. 전국 어디서나 내 고객이 존재한다는 믿음으로 젊은 농업인들에게 희망으로 다가간다.

문 대표는 블로그를 기반으로 카카오스토리와 페이스북 활동을 활발히 하고 있다.

그는 자신의 상품 정보보다 농촌의 일상적인 이야기를 통해 소비자와 소통한다. 문 대표는 “SNS를 광고 공간으로 생각하면 소비자가 거부감을 가질 수 있다. 내가 어떤 일을 하는 지 농촌에는 무슨일이 있는 지 알려주면 자연스럽게 소비자가 친근감을 느끼게 된다. 당장 SNS을 한다고 효과가 오지 않는다. 끊기있게 꾸준히 소통하다보면 고객이 알아주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페이스북에서만 알던 친구를 어느날 식당에서 우연히 만난 적이 있는데 어색함이 전혀 없었다. 서로 자연스럽게 인사를 나눴는데 이게 SNS의 힘이라고 느꼈다”고 전했다.

시대에 맞게 농민도 변해야 할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그는 “이제는 판매처를 도매시장 만을 바라봐서는 안된다. 인터넷을 통한 직거래는 소비자들이 좋은 물건을 싸게 구입할 수 있는 기회다” 면서 “농민이 농사만 하는 시대는 이제 지나갔다. 만능이 돼야 한다. 체험, 재배, 가공, 유통 모두를 할 수 있어야 하고 아울러 단체활동도 해야한다. 사진과 블로그를 배워서 소통해야 한다”고 전했다.


◇ ‘농띠’와 함께 동반성장

문 대표는 ‘농띠’라는 진주시 강소농 e-비즈니스 자율학습모임체의 회장직을 맡고 있다.

‘농띠’는 10명의 농부가 건강한 식품을 공동으로 판매하는 것으로 목적으로 결성됐다. 또 공동마케팅을 비롯해 시장환경 공동 대응, 참여농가 클러스터 구축 등 농업발전과 소득증대에 노력 중이다. 이 밖에도 ‘농띠’는 매년 팜파티를 개최하고 고객와 함께 어울리는 행사를 진행한다. 진주시 지수면에 위치한 농장에서 열리는 팜파티는 100여명을 규모로 김장·치즈체험과 우수한 우리농산물을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농장체험을 통해 도시 고객들에게 농업에 대한 관심을 유도하고 SNS를 이용, 정보제공 및 구매욕구도 유발시키고 있다. ‘농띠’는 앞으로도 인근농가와 상생적 협력체계 구축해 지역내 봉사활동을 물론 농산물 패키지 선물세트 개발, 농업 6차산업화 활성화 등을 지속할 예정이다. 문 대표는 “농띠 10명의 농부가 우리 농촌산업의 미래를 함께 꾸려간다는 마음가짐을 갖고 관련기관과의 네트워크를 구축해 보다 좋은제품을 소비자들에게 선보일 계획”이라고 전했다.

강진성·박성민기자



풀이야기수정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