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인사 담당자에게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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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남일보
  • 승인 2014.10.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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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경 (객원논설위원, 경남과기대 교수)
삼성은 1995년부터 삼성직무적성검사(SSAT)를 신입사원 채용에 활용해 왔다. 올 1월에는 대학별 총장 추천제 및 서류전형 도입을 하기로 하였으나 대학서열화 논란에 부딪혀 백지화하였다. 삼성이 SSAT시험을 실시함으로써 사교육시장으로 인한 병폐와 자체 100억 이상 소요경비가 문제시되어 신규채용 방법을 바꾸고자 하는 것이다. 삼성 입사를 위한 사회 전반의 부작용과 비효율의 개선을 위한다지만, 서류전형과 면접을 통한 채용방법은 지방대학이 불이익을 받지 않을까 걱정이 앞선다. 올해도 10만 명 이상 SSAT시험을 치르고 5000명 정도 합격하지만, 지방대학 출신자에게는 지방대학 출신이라는 핸디캡을 이 시험을 통해 만회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어 좋았다.



IN서울 출신자의 가산점 폐지

IN서울이라는 어휘는 사전에는 나오지 않지만 학부모와 학생들에게 중요한 어휘임에 틀림없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 가는 학생들은 IN서울 대학에 가기 위해서 목을 맨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졸업 후 취업이라는 큰 관문을 쉽게 통과하기 위해서다. 취업사이트 등에 의하면 대기업의 30%이상이 신입사원 공채 시 서울에 있는 우수대학 출신자에게 가산점을 부여하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지방대학 출신자의 2/3이상이 지방대학 출신이라는 이유로 취업차별을 경험하였다는 통계도 있다.

재미있는 것은 외국계 기업에서는 취업차별을 받았다는 응답률이 미미하다. 즉 간판이 아닌 능력위주의 채용시스템이 확실히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뜻이다. 수도권대학 출신자의 수도권 기업 취업비율은 90% 이상인 반면 지방대학 출신자의 수도권 취업비율은 20%미만이다. 서서히 간판위주의 전통적인 인재채용 기준이 변하고 있지만, 지방소재 학생들과 교수들에게는 피부에 와 닿지 않는다.

지방대학 차별의 원인은 무엇일까. 가장 큰 것이 지방대 출신의 막연한 기피에 대한 선입관과 지방대생의 의식이나 태도가 뒤처져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일 것이다. 기업의 혁신과 창조는 출신이 아니라 능력이다. 그러므로 인사담당자는 적극적인 사고와 능력이 갖춰진 신입사원을 채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선산을 지키는 소나무는 쭉쭉 뻗은 소나무가 아니라 허리가 굽은 소나무이다. 옛날에는 곧게 뻗은 소나무가 돈이 되었지만 우리 선조들은 멋지게 굽은 소나무가 나중에 조경수로 활용하면 큰돈을 벌 수 있다고 키워 왔다. 그 소나무가 오늘날 시대가 요구하는 창조와 혁신의 소나무이다.



인사규정을 고치기 바란다

그나마 약간의 위안 중 하나는 각 지방의 낙후된 곳에 혁신도시가 정착되고 있다는 것이다. 진주만 하더라도 11개 공공기관이 입주를 하고 있는 중이다. 서부경남 출신 대학 졸업자의 상당수가 그 공공기관에 취업의 꿈을 가지고 있다. 인사담당자여, 그 꿈을 깨지 말아주기 바란다. 국토 균형발전은 그 지역 출신자 중 우수한 인재를 채용할 때 이뤄진다. 만약 사천에 본사를 두고 있는 KAI나 창녕에 있는 넥센타이어가 어려움을 겪을 때 먼저 발 벗고 나설 사람은 그 지역 출신 사원일 것이다. 그 사원은 가정에 돌아가서 회사의 어려움을 이야기할 것이고, 그 소문은 지역 모임에서 회자되어 지역주민이 힘을 합쳐 회사의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대기업 인사 담당자는 지방대학 출신자에 대한 선입관을 버리고, 적극적인 사고와 능력을 갖춘 인재를 선발할 수 있도록 인사규정을 고치기 바란다.

 

김남경 (객원논설위원, 경남과기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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