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민 기자
실험을 통해 방관자 효과가 나타나는 이유로는 상황판단의 애매함과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보게 되면서 다수가 무지에 빠져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누군가 도와주겠지’라는 책임감도 분산의 한 원인이다. 실제상황은 아니지만 위급한 상황에 혼자 있을 때와 여러 사람과 있을 때는 판단능력이 달라진다.
지난 2003년에 발생한 대구 지하철 사고에서도 위험을 미리 감지한 사람들은 목숨을 건졌지만 전동차에 남아 있었던 사람들은 화마에 변을 입고 말았다. 현재 대한민국은 또다시 벌어진 참극에 온 나라가 침통하다.
지난 17일 경기 성남시 판교테크노벨리 축하공연 중 환풍구 위에서 관람을 하던 사람들이 아래로 추락하면서 16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세월호라는 가눌 수 없는 슬픈 대형참사를 겪었지만, 아직 대한민국은 ‘안전불감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처럼 슬픔이 채 가시지 않았지만 이례적으로 온라인에선 환풍구에 올라간 개인의 과실을 질타하는 여론이 만만치 않다. 개인의 판단으로 올라간 환풍구라고 하지만 흔한 경고문구와 안전펜스, 안전요원이 통제했다면 무리하게 올라섰을까. 공공디자인 측면에서 애초에 올라서지 못하게 했다면 많은 사람들이 희생됐을까. 참사 뒤 책임소재도 중요하다.
하지만 다시는 이런 사고가 재발하지 않기 위해 사회적 합의와 공론화가 먼저 아닐까. 우리사회 모두 개인의 판단이 아닌 사회안전망으로부터 온전히 보호받는 그때를 기대하고 싶다.
박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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