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낙주 교수의 식품이야기
성낙주 교수의 식품이야기
  • 경남일보
  • 승인 2014.10.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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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에 좋은 유자
 
 
유자는 중국 양자강 상류의 사천(四川)에서 티베트까지 자생하고 있어서 이곳을 원산지로 보고 있다. 우리나라에 유자가 들어온 내력은 확실한 기록이 없으나 장보고가 신라시대 문무왕 2년(840년)에 당나라에서 열매를 가져온 것이 남해안 지역에 전파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나 학자들은 그 이전에 유입된 것으로 보고 있다.

유자를 자세히 관찰해 보면 비록 모양은 울퉁불퉁하게 못생겼으나 독특한 향과 더불어 단맛, 신맛, 씹힌 맛이 잘 조화된 화려한 황금색 과일이다. 옛말에 ‘유자는 얼었어도 선비 손에 놀고 탱자는 잘 생겨도 거지 손에 논다’라는 이야기가 있다. 유자는 임금님께 진상된 후 신하에게 하사 됐을 만큼 귀하고 맛과 향이 뛰어난 과일이다.

감귤류 중 산의 함량이 많아 생식용으로는 적합하지 않지만, 상큼한 신맛과 향기를 지녔기 때문에 여러 가지 종류의 요리에 넣어 향미를 돋우는 역할을 해온 감귤류를 향산(香酸)이라고 하는데, 이 중에서 유자와 레몬을 제일로 꼽는다. 실제로 생선구이, 프라이 등의 요리에 곁들여서 먹거나 찌개요리 등에 첨가하면 생선의 비린내나 이취 등을 없애주고 상쾌한 향기를 부여하게 된다. 껍질은 강판에 갈아서 조미료로 이용하기도 하고 마멀레이드나 과자류의 향기를 좋게 하기 위하여 부원료로 첨가하기도 한다.

고의서「동의보감」에 의하면 ‘유자는 위장의 나쁜기를 없애고 술독을 풀며, 술을 마시는 사람의 구취를 없애 준다’ 「본초강목」에는 ‘유자를 먹으면 답답한 기운이 가시고 정신이 맑아지며 몸이 가볍고 수명이 길어진다’고 했으며, 「향약대사전」에는 유자가 물고기나 게 등을 먹고 걸린 식중독을 해독하는 효능이 있다고 기록돼 있다. 민간요법으로는 고미건위제(쓴맛으로 감각기능을 자극해 위의 기능을 증강시키는 약), 진해거담제(기침을 그치게 하고, 가래를 묽게 하며 삭게하는 약), 감기약, 두통약, 해독제 등으로 이용되어 왔다.

유자의 기능성 성분으로는 비타민 C를 우선적으로 꼽을 수 있다. 1747년 영국의 군위관 제임스 린드가 괴질병에 걸린 병사들에게 레몬을 먹인 결과 잇몸에서 피가 나는 괴질이 사라진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괴질병의 주체가 비타민 C의 결핍에서 온다는 것을 알게 되어 비타민 C가 세상에 빛을 보게 되었다. 그래서 사람들은 레몬에 엄청난 양의 비타민 C가 들어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사실은 비타민 C의 보물창고는 레몬에 비해 유자가 훨씬 크다. 유자 100g에는 150mg의 비타민 C가 함유되어 있어 레몬보다 약 2.2배, 바나나 보다 무려 10배나 많다. 또 식욕을 돋구고 피로회복을 촉진시켜주는 구연산도 많이 들어 있어 한마디로 유자는 감기 몸살에 특히 좋은 과일이다. 이외 뼈 건강에 좋은 칼슘, 염분의 배출을 촉진 시키는 칼륨, 비타민 A의 전구물질인 카로틴 등이 풍부하다.

유자의 기능성 물질로는 비타민 P의 기능을 갖는 헤스페리딘(hesperidin)을 들 수 있는데, 이 물질은 유자의 껍질을 까면 하얀색의 속껍질에 많으며, 생리기능은 모세혈관 보호와 혈압을 조절하고 간에서 생성되는 지질 과산화물의 형성을 억제 시켜준다. 임상에서는 관절염, 주독, 신경통, 기관기염, 기침 등에 효과가 있다. 또 열매 껍질에 많이 함유된 나린진(naringin)은 항산화 작용과 항균작용을 한다. 그래서 생선회를 먹을 때 유자즙을 적당히 뿌리면 향미도 좋아지고 식중독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유자를 먹을 때 약간의 쓴 맛을 내는 성분 중 리모노이드 라는 물질은 맛은 쓰나 항암 효과가 있고, 나린진, 헤스페리딘과의 공동작용으로 순환기계 질환 개선에 시너지 효과를 낸다.

유자는 사실 버릴게 없는 과일이다. 대부분의 과일 중 씨는 여러 가지 독성분을 갖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면 살구씨, 복숭아씨 등에는 청산배당체인 아미그달린(amygdalin) 이라는 유독성분이 함유돼 있다. 그러나 유자씨는 신경통, 냉증치료, 탈모예방에 좋고, 특히 산후 경과가 좋지 않아 복통이 있을 때 씨를 가루로 만들어 먹으면 복통이 사라진다.   /경상대학교 식품영양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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