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시의 '참 답답한 행정'
김해시의 '참 답답한 행정'
  • 박준언
  • 승인 2014.10.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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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언 기자
제19회 김해분청도자기 축제가 지난 27일 진례면 일원에서 막을 올렸다. 도자기 축제답게 ‘흙과 불의 축제, 김해분청으로의 초대’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축제는 다양한 볼거리를 준비해 손님들을 맞고 있다.

진례면은 국내 유일의 집단 분청도자기 단지로 도자기를 빚어내는 도공 80여명이 각자의 개성 있는 작품들을 생산하고 있다. 그런 만큼 분청도자기 축제는 도자기 백화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각양각색의 작품들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는 의미 있는 축제다.

특히 올해는 개막 전부터 행사장 입구 주변 1만 6000㎡ 부지에 코스모스 꽃밭을 조성해 축제를 찾는 시민과 관광객들에게 도자기 구경과 함께 아름다운 볼거리를 제공하도록 준비해 놓았다.

그러나 정작 축제 당일 수십만 그루의 코스모스가 한창 피어 있어야 할 꽃밭에 코스모스 대신 자동차들로 가득했다. 코스모스 대부분이 잘려 나가고 어떤 것은 자동차 타이어에 짓밟혀 있는 모습은 축제의 즐거움보다는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그런데 김해시가 수천만원을 들여 조성한 코스모스 꽃밭을 훼손한 당사자는 바로 김해시였다. 시는 행사장 주차공간이 모자라 꽃밭을 주차장으로 사용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참 어이없고 답답한 행정이 아닐 수 없다. 전형적인 예산낭비 행정을 제대로 보여 주는 사례다. 시민을 위해 시민의 돈으로 만든 꽃밭에 정작 시민들은 그나마 조금 남아 있는 꽃 앞에서 아쉬워할 수밖에 없었다.

시의 주장대로 주차공간이 부족했다면 셔틀버스 운행이나 다른 대안을 찾았어야 할 일이다. 아직도 코스모스 꽃밭 입구에는 꽃 보호에 동참해 달라며 내건 여러 장의 현수막에 이렇게 적혀 있다. ‘꽃을 사랑하시면 꺾지 마세요, 꽃이 있어 행복하시면 밟지 마세요’라고….
 
박준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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