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선주 (법학박사·전 진주·창원경찰서장)
단풍들은 붉어질 대로 붉어졌고 산길은 벌써 낙엽들로 뒤덮여 발길을 떼놓을 때마다 바스랑거리며 구르고 있습니다. 새소리, 바람소리, 낙엽 떨어지는 소리, 겨울이 다가오는 소리가 들립니다. 이런 계절, 이런 장소에서 생각나는 노래가 있습니다. 바로 ‘낙엽따라 가버린 사랑’입니다. 이 노래는 엘비스 프레슬리의 ‘Anything that’s part of You’를 번안한 노래입니다. 27살에 요절한 차중락씨가 매력적인 중저음의 목소리로 불러 심금을 울렸던 노래입니다. 이 노래의 가사는 참 애절하고 너무 아름답습니다.
“찬바람이 싸늘하게 얼굴을 스치면 따스하던 너의 두 뺨이 몹시도 그립구나/푸르던 잎 단풍으로 곱게곱게 물들어 그 잎새의 사랑의 꿈을 고이 간직 하렸더니/아~그 옛날이 너무도 그리워라 낙엽이 지면 꿈도 따라 가는 줄 왜 몰랐던가/사랑하는 이 마음을 어찌하오 어찌하오 너와 나의 사랑의 꿈 낙엽 따라 가버렸으니….”
늙어가는 시기에 욕심을 부리면 지난 삶까지 추해지는 법입니다. 이 시기에는 남들과 다투지 말고 서로 베풀고 위로하며 살아야 합니다. 공수래공수거, 이 세상 하직할 때 빈손으로 가는 인생입니다. 이제는 하나씩 하나씩 비워 가면서 살아가야 합니다. 움켜쥐고 떠날 때 안절부절못하는 삶보다 훨씬 고상하고 의미 있는 삶이 될 것입니다.
‘낙엽이 지면 꿈도 따라 가는 줄 왜 몰랐던가’. 이 구절은 우리들 인생살이의 의미심장함이 녹아 있는 압권 중에 압권입니다.
강선주 (법학박사·전 진주·창원경찰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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