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엔 쇠줄 달고, 얼굴엔 철판 깐 슈퍼甲질 국회’
‘목엔 쇠줄 달고, 얼굴엔 철판 깐 슈퍼甲질 국회’
  • 경남일보
  • 승인 2014.11.03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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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기 논설고문
정치가 바로 서야 나라가 바로 설 수 있다는 것은 동서고금의 진리다. 지금 국회로는 대한민국이 결코 바로 서기 어렵다. 협상도 타협도 없고, 이성과 합리는 사라진 지 오래다. 그저 진흙탕 싸움만 횡행, 누가 죽는지 끝까지 가보자는 식이다. 여야는 절박한 상황으로 혁신을 외치고 있으나 국민들은 하도 많이 속아서 별로 기대는 하지 않는다.

특히 야당의 행태를 보건대 정권을 되찾기 위한 국민들의 마음을 살 만한 혁신을 해내리라고 보기 어렵다. 수시로 대표교체, 막말 등을 본 국민들은 야당을 대안세력으로 의문제기도 한다. 여당의 자중지란을 비난하다가도 야당 이야기만 나오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정말 듣기 싫은 것은 정치수준이 “그런 국회의원을 누가 뽑아줬고, 국민의 수준일 뿐이다”는 말이다.

‘특혜 누리기로 희희낙락할 때’ 아니다

200여 가지 특권 ·특혜 중 국민을 위해 좋은 정치를 한다면 좋으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 자신의 특권은 빠짐없이 챙기면서 한 건도 개선되지 않고 권한은 무한, 책임은 제로다. 정당성·효율성 측면에서도 예외요, 특권지대가 바로 국회다. 신분이 보장된 한량들의 놀이터라고 불러야 할 정도다. 특권·특혜가 넘치지만 개혁은 오불관언이다. 방망이를 두들기기만 하면 국민의 권리제한, 세금 더 걷고, 제멋대로 시혜 ·특권 창출, 온갖 법률들이 뚝딱 만들어진다.

무엇이 새로워서 ‘새누리당’, ‘새정치민주연합당’인지 새로운 것은 찾아볼 수 없다. 무책임·무능력 정당들의 새로운 것이 무엇인가. 국민이 진정으로 새로운 것이 무엇인지 보여줄 ‘제3의 정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민생을 돌보라는 국민적 여망을 무시하는 국회의원 모두 ‘집으로 돌아가라’고 ‘국회 무용론’ 내지 ‘해산론’까지 말한다. 대선 때 여야는 특권 내려놓기 공약을 경쟁적으로 토해냈으나 말뿐이었다. 진심과 실행 의지가 담기지 않은 선거용 겉치레라 하나도 변한 게 없다. 변하지 않는 기득권 지키기는 참으로 역겹지만 수시로 ‘막말 제조공장’ 같은 국회의원들의 행태는 더욱 실망스럽다. 나라 안팎의 사정이 ‘특혜 누리기로 희희낙락할 때’가 아니다.

회기 때 국회 동의 없이 체포되지 않는 ‘불체포특권’과 국회에서 한 말에 대해 국회 밖에서 책임을 지지 않는 ‘면책특권’도 받는다. 진정 국민을 위한 민의의 전당으로 거듭나려면 특권을 과감히 줄이기 바란다. 국민을 위해 봉사하라고 부여한 특권이 ‘정치 과잉’을 부르고 도리어 국민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 헌법재판소의 선거구별 인구 편차를 규정한 헌법 불합치 결정으로 복잡해진 개헌도 야당은 권력분점에, 여당은 2원집정에 관심이나 국민들은 특권·특혜배제와 소환제 요구다. 개헌(改憲)보다 개언(改言)이 먼저라 한다.

국민의 상전 아닌 ‘머슴’으로 돌아오길…

국회 주변은 온통 민원인 또는 불려온 사람들이며, 무언가에 줄을 대려고 북적이지만 무소불위의 권력은 여기서 멈출 줄을 모르는 상황이다. 국정감사는 누구라도 불러 세워 혼낼 수 있고, 행정부·사법부의 고유영역까지 원님 재판하듯 훈수를 놓고 있다. 그런 의원들을 계속 뽑아준다면 정치가 개선될 리 없다. 뼈를 깎는 자성 없이 ‘슈퍼 갑(甲)질의 군림국회’를 보면 ‘목엔 쇠줄 달고, 얼굴엔 철판 깐 것’ 같다. 국민의 상전이 아닌 ‘머슴’으로 돌아오길 바란다.

 
이수기 논설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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