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을 잘 지키는 새로운 시각
환경을 잘 지키는 새로운 시각
  • 경남일보
  • 승인 2014.10.28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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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현·국립경남과학기술대학교 교수
얼마 전 일본 다테야마(立山)를 다녀왔다. 오사카에서 국철과 지방철도를 갈아타며 다테야마역에 도착해 비조다이라(美女平)까지 구로베협곡철도와 다테야마고원버스를 번갈아 탔다. 무로도(室堂)에 이르러선 다테야마터널에서 트롤리버스를 탔다. 다이칸보(大觀峰)에서는 다테야마로프웨이를 탄 뒤, 구로베다이라(黑部平)에서는 구로베케이블카를 타고 구로베호수를 걸어 구로베댐을 견학했다. 구로베댐을 지나서는 오오기사와(扇澤)까지 간덴터널트롤리버스를 탔다. 필자가 장황하게 여행경로를 설명하는가 하면, 이 지역이 국립공원이고 또 자연친화적으로 개발이 이뤄졌으며, 우리에게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엄청난 규모의 개발이었기 때문이다.

구로베협곡철도는 산지경사가 30도를 넘는 지역에 협곡철도를 개발해 이용객을 태우고 있었는데, 협곡철도는 안전을 고려해 산지를 가장 덜 훼손하는 지점에 설치했다. 다테야마고원버스는 왕복1차선으로 수령 천년이 넘는 삼나무와 편백나무 숲으로 이뤄진 아름다운 숲에 주변의 산림환경에 해가 가지 않는 정도로 운행하는 버스였다. 다테야마터널을 다니는 트롤리버스는 산에 터널을 뚫고 터널 속에서 전기를 이용해 운행하는 자연환경에 해가 가지 않는 버스였다. 구로베케이블카는 구로베호수로 내려가는 노선에 설치한 케이블카로 주변의 산악경관은 장관이었다. 그뿐인가. 구로베댐은 제2차 세계대전 후 급속한 경제부흥을 한 일본의 전기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지어진 수력발전소로 완성되기까지 7년의 기간(1956~1963)이 걸렸다. 구로베댐 건설의 드라마는 미국의 후버댐처럼 일본 내에서 화제가 끊이지 않기도 했다. 그렇다면 국립공원인 다테야마에서 이렇게 수력발전소와 케이블카, 고원버스, 터널에 트롤리버스까지 그런 개발이 필요했을까.
 

구로베댐은 10년 동안 천만 명이 넘는 관광객들이 찾는 명소다. 천만 명이 이 지역을 찾으며 쓴 금액은 셀 수 없는 금액이었을 것이다. 굳이 관광을 위해 일본은 이렇게 엄청난 역사를 국립공원지역에서 실행한 것은 아니다. 전기부족을 해결할 구로베댐을 만들기 위해 수자원을 가장 잘 모을 수 있는 지역에 댐을 건설한 것이다. 자연훼손을 가장 최소화하면서 일본의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최고의 자연환경을 지키고 알리면서 이러한 역사를 이룬 것이다.

필자가 굳이 이런 과정을 지루하게 설명한 이유는 우리에게도 그런 역사를 이룰 수 있는 곳이 있기 때문이다. 지리산이다. 오래전부터 지리산은 케이블카와 지리산댐 건설이라는 명제가 수많은 환경론자와 개발반대의 입장에 있는 사람들에게 논쟁의 중심에 서 있었다. 그럼에도 이러한 개발의 진행은 아직도 완결되지 못했고 또 진행 중이라고 할 수 있다. 자연이 손 안대고 내버려두는 것이라면 그것은 원시이고 완전무결한 보존지역일 것이다. 완벽하게 보존하려면 그곳에 들어가지 말아야 하고, 개방도 하지 말아야 한다. 그러나 지리산은 매년 수백만 명이 찾는 우리의 명산이다. 산을 오르며 쓰레기며 버려지는 곳은 얼마나 많으며, 걸어야만 그 좋은 풍광을 만끽할 수 있는 건강한 사람들만의 전유물 같은 자연이기도 한 곳처럼 여겨지는 곳이기도 하다.

일본에서도 개발할 당시에는 엄청난 환경문제와 반대에 부닥쳤을 것이다. 그러나 완벽한 자연환경과의 조화와 최소한의 개발로 이를 극복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후에 얻은 이득은 엄청났다. 그 이득의 일부는 환경보전을 위해 사용되어진 것은 두말 할 것도 없다. 우리는 이뤄놓지 않고 안 된다고만 하는 것을 언제 되어야 그만둘 것인가. 개발이 무조건 잘못된 것만은 아닐 텐데 말이다. 어떻게 개발하는가에 달린 문제인데 말이다.
 
박재현·국립경남과학기술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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