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멈춰선 5일장의 하루 <고성시장>
시간이 멈춰선 5일장의 하루 <고성시장>
  • 김철수
  • 승인 2014.10.13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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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케이드 아래로 알록달록 흥정이 꽃피는 시장
고성시장


고성시장에는 군민들의 다양한 삶과 애환이 깃들어 있다. 매월 1일과 6일 등 5일장이 서는 날이면 상인들은 이른 아침부터 준비된 물건을 내다 팔기 위해 분주한 모습을 보이며 시장을 찾는 사람들은 아침 일찍 나와 조금이라도 더 싼 가격에 물건을 구입하기 위해 상인들과 흥정을 벌이는 등 사람냄새가 물씬 풍긴다.

이처럼 재래시장은 무엇보다도 인심과 정이 후덕하여 장날에는 다양한 물건들이 즐비해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군민이라면 누구나 어릴적부터 한번 쯤은 정겨운 추억이 깃들어 있다. 고성시장은 고성에서 가장 큰 규모의 시장으로서 군을 대표한 시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1832년 이전부터 시장 형성된 듯

구 고성군보건소 인근 객사 소실

1900년 이후 빈자리에 시장 조성



고성시장의 유래는 시간을 많이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고성읍 시장은 지난 1832년 경상도읍지에서부터 기록이 나타나고 있으나 다른 문헌들에 의한 전국적인 시장형성을 고려한다면 그 이전부터 시장이 이루어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지난 1893년부터 1894년까지 2년 동안 당시 고성부사(固城府使)로 있었던 오횡묵 부사의 행정일지인 고성총쇄록에 의하면 ‘시장:객사 앞은 곧 장이 열리는 시장이니 시일은 1일과 6일이다’라고 기록이 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 그때의 시장은 객사가 있었던 고성읍 성내리 구 고성군보건소 인근에 자리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객사는 지난 1900년 화재로 인해 소실되고 그후 부속 건물들도 철거되었으며 못(소류지)도 메워져서 그 빈자리에 정기시장(5일장)이 조성되었던 것이다. 당시 사람들은 이 넓은 마당을 ‘객사(客舍) 마당’이라고 불러 왔다.

5일장이 열리는 날이면 싸전(미시장)을 비롯하여 포목전, 농기구전, 목물전, 옹기전, 옷과 신전, 각종 잡화류전 등과 점차 시장주변에 음식점이 들어섰다. 시일(市日)인 1일과 6일에는 고성 군내에 살고 있는 많은 주민들이 물건을 사기 위해 모여들었고 인근 시·군에서도 장꾼들이 몰렸던 큰 시장이었다.

장소협소해 1963년 현 부지로 이전

부도 위기 상인들의 단결력으로 극복

명품시장 만들기 다양한 사업 등 추진

 
고성장날(5)
고성장날(2)


이후 이 객사마당은 고성읍의 정기시장으로 그 역할을 담당해 왔으나 장소가 협소하여 지난 1963년 5월에 지금의 고성시장 위치인 고성읍 서외리 1-6번지 일대 3만 7800여㎡(9630평)의 부지로 옮겨 고성공설시장이 개설됐다.

고성시장은 쌀의 집산지로 통영에서 많은 쌀을 사갔고 남포항(철뚝)에는 비룡호라는 배에 쌀을 싣고 부산으로 이송하였다. 지금도 그 양은 줄었지만 통영에서 고성시장의 쌀을 사가고 있다. 지난 1987년에는 시설 현대화 사업을 승인 받아 2014년 현재까지 시설현대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1층은 판매시설, 2층은 판매시설 및 근린생활시설로, 3~4층은 공동주택으로, 지하는 주차장으로 전체 연건평은 5만 1267㎡의 규모로 운영되고 있다.

고성시장이 지금의 모습으로 자리잡기까지는 많은 어려움과 시행착오도 있었는데, 공설시장의 개인분양 후 일부 상인들의 주인의식 결여로 인한 시장관리의 애로와 더불어 외환위기와 과다한 건물투자 여파로 엄청난 부채로 부도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하지만 상인들의 단결된 힘으로 이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고 고성시장을 명품시장으로 만들기 위한 다양한 사업을 추진 중에 있다.



 
고성장날(3)
고성장날(4)


고성시장에서 최근 노력한 발전상을 살펴보면 지난 2005년부터는 화장실 개·보수를 비롯한 아케이드 공사 등 시설 현대화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해 4차에 걸쳐 아케이드 공사가 완료됐다. 아울러 어둡고 음침했던 지하주차장과 50여 개의 공중화장실이 개·보수를 통해 쾌적한 시장환경 조성의 기반을 마련했다.

또 상인들의 원활한 점포운영을 위해 상·하수도 공사를 완료하는 등 시장을 찾는 주민들의 편의와 접근성 개선을 위하여 1588㎡의 부지에 새로운 주차장을 조성하여 전통시장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시장 내 중앙통로에는 비가림막을 설치하여 이용객인 주민들과 상인들의 불편함을 최소화하고 환경개선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특히 굳어 있는 시장상인들의 마음을 움직여 찾아오는 모든 손님에게 친절과 고마움을 함께 실행하는 자세가 고취될 수 있도록 지난 2012년 8월부터 10월까지 상인대학을 개설·운영하여 54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상인들의 교양교육과 손님맞이에 친절한 자세와 의식개혁 등을 함양할 수 있도록 상인 연수회를 정기적으로 실시하여 ‘문제는 시장이 아니라 상인이다’라는 마음으로 고객만족을 위한 시장운영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이같은 성과를 인정받아 지난 2005년에는 부산 벡스코에서 개최된 전국재래시장 박람회에서 중소기업청장으로부터 우수시장으로 선정돼 표창을 수상하기도 했다.

우리사회의 풀뿌리 소상공인인 전통시장이 유통구조의 변화에 따라 점차 경쟁력을 잃고 위축되어가는 것이 현실이고, 비록 전통시장에서 노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기는 하지만 시장을 발전시키고 점포 경영을 선진화하려는 노력과 열정까지 퇴화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장사가 곧 삶이고, 장날이 곧 생일인 이들의 투박하면서도 인심과 정이 묻어 있는 고성시장은 시간이 지나면 시장 또한 변해 갈 것으로 지역민들은 기대하고 있다.

김철수기자 chul@gnnews.co.kr



사진설명:고성군 고성읍 서외리 1-6번지 일대 3만 7800여㎡(9630평)의 규모에 고성시장이 자리하고 있다.(사진 7매)
고성장날(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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