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낙주 교수의 식품이야기
성낙주 교수의 식품이야기
  • 경남일보
  • 승인 2014.11.16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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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장 건강의 파수꾼 토란
토란은 인도와 인도네시아 등의 열대 아시아가 원산지이며, 분류학적으로는 천남성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로, 전 세계적으로 100속, 1,500여 종이 분포하고 있다. 방패모양의 커다란 잎은 굵은 줄기가 지탱하고 있는데, 줄기처럼 보이는 것이 사실은 잎의 일부로써, 이것을 잎자루라고 하고, 뿌리에는 구경이 주렁구렁 달려있는데 이것은 줄기의 일부분이다. 토란은 코코넛을 닮은 짙은 갈색에 북실북실한 털이 껍질을 감싸고 있으며, 하얀색, 담회색 및 분홍색의 속살은 보기에도 좋고 먹으면 포만감이 커 다이어트 식품으로 적합하다.

토란하면, 시골에서 자란 50대 이후의 독자들 대부분은 토란잎을 가지고 놀았던 어린시절을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커다란 잎으로 가면을 만들기도 하고, 때로는 모자를 만들어 햇볕을 가리기도 하고, 또 갑자기 소낙비를 만나면 토란의 잎자루를 꺾어 우산대용으로 사용하기도 하였던 추억들이다.

토란은 이름도 많아 우자, 토련, 토지, 수우 및 가우 등으로 불리기도 하나, 알토란이란 이름도 빼 놓을 수 없다. 땅에서 막 캐낸 토란은 흙과 잔뿌리가 많아 지저분하기 짝이 없으나 흙을 털고 잔뿌리를 깨끗하게 제거한 토란은 둥글둥글하게 인물이 좋고 알차게 보인다. 그래서 알토란이란 이름이 생긴 것이다.

우리조상들은 토란(土卵)을 ‘땅이 품은 알’이라는 의미로 명명하였는데, 이는 과학이 발달되기 이전부터 경험적으로 토란에는 갖가지 영양성분이 풍부하다는 인식에서 나온 이름이다. 「동의보감」에는 ‘토란은 성질이 평(平)하여 위와 장을 잘 통하게 하는데 날 것으로 먹으면 독이 되지만 익혀 먹으면 독이 없어지고 몸을 보한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토란은 수분(79.6%)을 제외하면 영양성분 중 탄수화물(17.8%)이 가장 많고, 다음으로 단백질 2.2%, 회분(1.0%) 및 지방(0.3%)의 순이다. 무기질로는 뼈 건강에 유익한 칼슘과 인이 풍부하고, 나트륨의 배출을 도와 부종을 완화시켜주는 칼륨은 무려 610mg%에 이른다. 비타민류로는 비타민 B1, B2 니아신, 비타민C 등이 골고루 분포되어 있고, 또 필수아미노산과 식이섬유소가 풍부하다. 토란 특유의 맛을 내고 미끌미끌한 점액성분은 갈락탄(galactan)이고, 이외 뮤신(mucin) 및 글루코만난(glucomannan)이 약간 포함되어 있다. 갈락탄은 위의 점막을 보호하며 궤양을 예방하고 세포를 활성화시켜 노화를 지연시키는 역할을 하고, 글루코만난은 식이섬유의 일종으로 다른 식이섬유소와 함께 혈당이나 혈중 콜레스테롤을 저하시켜 장내 환경을 개선해 생활습관병의 예방에 도움이 된다.

토란의 아린 맛은 호모젠티스산(homogentisic acid)이라는 물질 때문인데, 이는 조리과정 중 많은 양이 손실되기 때문에 식용에 문제가 없다. 특수 성분으로 생체리듬을 조절하는 호르몬의 일종인 멜라토닌(melatonin)이 많아 피로 회복과 불면증 해소에 좋다. 특히 여행 중 시차로 인한 불면증이나 낭만에 젖어 잠 못 이루는 젊은이들에게 효과가 있다. 또 함유하고 있는 수산석회는 뱃속의 열을 내리고 위와 장의 운동을 원활하게 할 뿐 아니라 식이섬유질과 함께 변비를 완화시켜 주며 위를 편안하게 해 준다. 그러나 결석의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신석증이나 담석증 환자는 먹지 않은 것이 좋다.

토란은 예부터 계절식으로 정월이나 한가위 전후에 죽을 끓여 먹어왔는데, 이러한 의례식은 꽤 과학적이다. 한가위 전후에 송편, 전, 고깃국 등으로 과식하여 배탈이 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 때 토란국은 소화를 돕고 배탈을 완화시켜 주는 역할을 한다. 이외 상기한 바와 같이 토란은 탄수화물이 많고 끈적끈적한 점액성분을 함유하고 있어 위 점막 보호와 궤양을 예방하고 위를 튼튼하게 해 주는 파수꾼 역할을 한다. 토란은 다시마와 궁합이 잘 맞고 체질적으로는 소양인, 태양인에게 특히 좋은 식품이다./경상대학교 식품영양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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