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없는 세상을 위하여
전쟁없는 세상을 위하여
  • 경남일보
  • 승인 2014.11.17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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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상원 (창원대학교 대외협력팀)
황상원
이달 초 제가 근무하는 대학의 학생과 교수들이 미국의 위안부 기림비를 찾아 추모하고,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한 일본 정부의 공식사과를 촉구했습니다. 이달 말까지 미국 뉴욕에서 초청특별전시회를 갖는 예술대학 학생들과 교수들이 전시회 기간 중 미국 위안부 기림비를 추모답사했다는 소식은 한국과 미국의 신문·방송에 보도됐습니다. 학생들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 일본군 위안부 문제는 지구촌의 보편적 인권문제라는 점을 국제사회에 알렸습니다.

침략전쟁 자체를 부정하고, 한국땅 독도에서 공연한 한국 가수의 입국을 막는 간장 종지만한 속을 가진 일본 극우세력은 이 인터뷰가 퍽 불편했을 것입니다. 그런 일본사회 내에서도 최근 역설적이고 아이러니한 움직임이 일고 있습니다. 일본 헌법 9조를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하는 운동이 바로 그것입니다.

일본 가나가와현에 사는 평범한 주부인 다카스 나오미 씨가 일본 헌법 9조를 노벨평화상 후보로 만드는 운동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일본 헌법 9조는 ‘국권에 의해 발동되는 전쟁과 무력의 행사를 영구히 포기하고, 교전권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다카스 나오미 씨가 제안한 헌법 제9조의 노벨평화상 운동은 세계 각국에서 지지서명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두 아이의 엄마이자 평범한 주부가 생각한 이 운동은 결국 ‘전쟁 없는 나라에서 우리 아이들을 키우고 싶다’는 만국 공통의 소망에서 출발했을 것입니다.

아베 신조 총리는 자신이 없애려는 헌법 9조 덕분에 노벨평화상 시상식이 열리는 노르웨이 오슬로에 가게 될지도 모릅니다. 실제로 매년 노벨평화상 수상자를 예측해온 오슬로 국제평화연구소는 웹사이트를 통해 ‘일본 헌법 9조를 지키는 일본 국민’을 유력 후보 1위에 올린 바 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 등 쟁쟁한 후보들을 제친 것은 뜻밖이었습니다.

하지만 노벨평화상 유력 후보인 일본 헌법 9조가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지난 7월 아베 신조 내각은 68년 동안 지켜온 헌법 9조의 대원칙을 사실상 무력화시켰습니다. 아베 내각이 각의 결정을 통해 집단자위권 발동을 용인하도록 헌법 9조의 해석을 제멋대로 바꿔버린 것입니다. 과연 다카스 나오미 씨의 생각이 세상을 바꾸게 될까요. 아베를 오슬로행 비행기에 태우는 기적을 낳을 수 있을지 자못 기대됩니다. 
 
황상원 (창원대학교 대외협력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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