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계발서의 ‘자기’는 나다
자기계발서의 ‘자기’는 나다
  • 경남일보
  • 승인 2014.11.17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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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연 (경남과학기술대편집국장)
서점에 가면 성공과 부를 거머쥔 일명 ‘사회의 승자’들이 차지한 랙이 있다. 바로 자기계발서 랙이다. 자극적인 제목, 우리들을 각성시켜 이 책만 읽으면 마치 책의 주인공처럼 될 것 같다. ‘사람이 곧 성공이다’, ‘성공하고 싶으면 고독을 두려워하지 마라’는 등 서로 제각각이다. 과연 이 책대로만 따라 하면 우리는 모두 오프라 윈프리, 스티브 잡스, 워런 버핏처럼 자신의 분야에서 최고가 될 수 있을까?

스스로 나태해짐을 느끼고 채찍질하기 위해 우리는 젊은 나이에 누구보다 성공을 이룬 이들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 한다. 그들의 유년시절에서 나와 공통점을 찾고, 또 내가 그 사람과 동일한 인물이 될 것처럼 ‘착각’한다. 하지만 책을 덮고 다시 거울을 보면 나는 그대로 나이다. 우리가 느끼는 주인공과 일체가 된 듯한 느낌은 가짜다. 그 사람과 나는 책에 나와 있는 어렵고 힘든 조건 혹은 서술된 짧은 생각 등으로는 설명할 수 없을 만큼 수많은 차이점이 있다.

내가 무슨 생각을 하고 어떻게 자라왔고 나의 가치관이 무엇인지가 스스로를 채찍질하는 원동력이 되어야 하는데, 우리는 그걸 모르고 남의 성공 일대기를 듣기 좋아한다. 책은 우리 개개인에서 맞춰 쓰인 것이 아닌 ‘사회의 승자’들이 하는 말이다. 내 스스로 써 내려갈 수 없다면 그것도 일종의 가십거리 중 하나가 될 뿐이다. 무언가 지금 이 상황에서 모든 판도를 뒤집어엎을 만한 이야기를 해주고 있는 듯하지만 아니라는 거다. 자신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나 스스로에게 맞춘 ‘진짜 자기계발서’는 나만이 쓸 수 있는 것이다. 그들은 스스로 그 점을 파악했고 사회에서 살아남는 방법으로 선택한 것이고, 우리는 또 다른 우리만의 자기계발서를 써내려야 가야 한다는 것이 필자가 하고 싶은 말이다.

거창하게 빈부의 격차를 줄이고 모두가 꿈을 꿀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것은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그러나 생각이 가난한 나 스스로를 바꾸는 것은 자아를 알려 하는 단 몇 시간이면 충분하다. 또 그 생각을 얼마나 오랫동안 가지고 발전시키는가는 스스로를 개발하는 진정성에 달려 있다. 자기계발서의 계발의 의미는 재능이나 슬기, 사상을 일깨우는 것이다. 그것은 지금 당장 각자의 손에 쥐어진 열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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