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하는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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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남일보
  • 승인 2014.11.19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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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두상 (진주 중앙중학교 교사)
제두상
따뜻한 정이 잔잔하게 흐르고 살아가는 재미가 있는 사회를 만들려면 기성세대들은 어떤 역할을 해야 할까. 통합수업을 하면서 많은 것을 배우게 된다.

일주일에 한 번 도움반 학생과 일반 학생들이 통합수업을 하는데 나는 그 시간이 기다려진다. 일반 학생과 행동과 언어장애를 가진 학생이 함께하는 모습을 보면서 내 마음속에 따뜻한 기운이 감돌고 감동이 가슴 깊은 곳에 흐르기 때문이다.

수업시간에 두 사람이 서로 도움을 주고받으며 활동하지만 특히 눈에 띄는 두 학생이 있다. 그 둘은 항상 같이 앉는다. 활동을 할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세세한 설명을 해주고 또 장애를 가진 학생이 활동을 수행할 수 없을 때 웃으면서 도와주는 마음씨 따뜻한 학생을 본다. 이렇게 따뜻한 관계를 유지해 가는 것을 보면서 그들의 만남에 대해 궁금증이 생겨 도움을 주는 학생과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어떻게 그 학생과 함께하며 도와주는지를 물어봤는데, 그 학생은 “내 친구니까요. 그 친구가 할 수 없는 부분은 내가 도와주어야 한다”고 대답했다. 순간 나는 기성세대의 한 사람으로서 나보다 부족한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려고 했는지, 따뜻한 말 한 마디라도 먼저 건네려고 마음먹었는지, 먼저 배려하려고 했는지, 자신의 안락과 이익을 먼저 챙기려고 하지는 않았는지 반성해 보게 되었다.

그 학생이 말한 것처럼 우리 인간은 완벽하지 않으니까 ‘서로의 부족분을 채워주면서 살아가면 정이 흐르는 세상이 되지 않을까. 서로를 인정해주는 넉넉한 마음을 가지고 생활하면 우리가 사는 세상이 더 풍요롭지 않을까. 좀 느리게 좀 더 천천히 생각하며 여유로운 마음을 가지고 살면 세상이 더 따뜻해지지 않을까.

아무리 바쁘게 돌아가는 세상이지만 하루에 한 끼만이라도 온 가족이 함께 식탁에 둘러앉는 시간을 만들어 보자. 그러면 요즘 중요하게 여기는 스토리텔링은 자연스럽게 될 것이며 가정의 소중함도 느끼고 나아가 사회예절도 배우게 될 것이다. 가정의 따뜻한 정이 확산되면 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좋지 못한 어둠은 걷히고 정이 흐르는, 함께하는 세상이 되지 않을까. /진주중앙중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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