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처럼 스펙 쌓기에 치중했더라면 어땠을까요. 전 오히려 기본에 충실했던 것이 가장 큰 도움이 됐던 것 같아요.”
올해 경상대학교 기계공학과를 졸업한 채종문(24)씨는 (주)한국동서발전 호남화력발전처에서 신입사원으로 근무하고 있다.
종문 씨는 대학을 졸업하기 전에 삼성중공업, 현대제철, 한국동서발전 등 대기업 3곳에 줄줄이 합격하며 주변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았다.
한국동서발전에서 꼭 필요한 사람이 되고 싶다는 종문 씨의 취업 성공 이야기를 들어봤다.
종문씨는 남들에게 내세울만한 스펙도 딱히 없다. 영어실력이 그리 좋은 편도 아니었고, 자격증이 많은 것도 아니다.
그런 종문 씨의 취업 성공 비결을 묻자, 돌아온 대답은 의외로 소박했다.
“전공 공부를 열심히 했습니다. 비결이라면 그게 비결이에요(웃음)”
그것만이 전부는 아닐 터. 이어지는 종문 씨의 대답은 기본에 충실했다는 것. 자신이 지원한 기업의 채용성향을 분석하고 그에 대비한 준비를 했다는 것이다.
“저도 남들처럼 문어발식 지원을 한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악순환의 연속이었어요. 소위 말하는 스펙이 요구되는 서류전형에서 줄줄이 미끄러졌던 거죠”
원서를 낸 기업마다 7번 연속으로 떨어지자 종문 씨는 심각하게 고민을 했다.
“진짜 휴학을 하고 스펙을 쌓아야 하는 그런 생각을 많이 했어요. 지금 생각해 보면 참 암울했던 시기였던 거죠”
취업을 준비하는 지방대생들이 가장 힘들어 한다는, 정말로 바늘구멍 보다 좁다는 서류전형, 외국어는 기본에다 각종 인턴 경력, 자격증 등 이른바 스펙 쌓기 무한경쟁이다.
여기서 종문 씨에게 보통의 대학생들에게는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함이 있다.
그런 과도한 스펙경쟁에 뛰어들기 보다는 기본에 충실하자는 다짐부터 했다.
취업을 준비하면서도 전공 공부를 게을리 하지 않았다. 학교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취업지원 프로그램이 큰 도움이 됐다.
취업 관련 프로그램이나 인턴십 기회를 적극 활용해 시간과 비용을 절약하는 한편 무료 면접 강의에도 빠짐없이 참석해 실전 감각을 익혔다.
특히 STW 취업동아리 활동은 대기업 인사팀의 관계자가 나와 해주는 조언과 실전면접으로 동기부여가 됐다.
종문 씨는 졸업을 앞두고 지원 기업의 채용성향을 철저하게 분석했다.
“공기업이나 일부 기업들은 서류전형보다는 시험을 중시하는 경향으로 바뀌고 있어요. 해당 기업이 인재를 어떻게 뽑는지를 잘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렇게 삼성중공업, 현대제철, 한국동서발전에 원서를 넣었다. 결과는 모두 합격이었다.
“가끔 그런 생각이 들기도 해요. 저도 남들처럼 스펙 쌓기에 매몰되었더라면 어찌되었을까. 길은 어찌보면 간단한데 너무 돌아가고 있는 건 아닐까요”
종문씨는 취업을 준비하는 후배들이 지나친 스펙 쌓기에만 몰두해서는 안된다고 조언했다.
“스펙이 낮은 친구들이 계속 서류전형을 중시하는 회사에 원서를 넣고 떨어지고, 또 넣고, 떨어지고 좌절하는 악순환을 많이 봤어요. 하지만 찾아보면 정말로 자신에게 맞는 회사를 발견할 수 있을 거예요. 주변의 친구들과 선배들의 도움을 많이 받으세요”
종문 씨 역시 대학선배들을 찾아 그 회사의 채용 정보 등 유익한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고 했다.
꿈에 그리던 취업에 성공하고 종문씨도 이제 직장인이 됐다.
“새로운 기대와 약간의 떨림을 안고 직장생활을 즐기고 있습니다. 앞으로 회사에 꼭 필요한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임명진기자 sunpower@gnnews.co.kr
다시.. 기회가... 주어진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