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렬사 팔사품, 명 황제 하사품 아니다”
“충렬사 팔사품, 명 황제 하사품 아니다”
  • 허평세
  • 승인 2014.11.19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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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시 주최 논문 발표회 한서대 장경희 교수 주장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위엄을 상징하는 보물 제440호 통영 충렬사 소장 ‘팔사품(八賜品)’은 명 황제의 하사품이 아니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19일 오후 통영시 주최로 통영시립박물관에서 개최된 통영 충렬사 팔사품 연구 논문발표회에서 한서대학교 문화재보존학과 장경희 교수는 “팔사품은 명 황제의 하사품이 아니고, 명의 도독 진린(陳璘·1543~1607) 장군이 이순신을 기리기 위해 통제영에 남긴 것”이라고 주장했다. 팔사품은 지난 400여 년간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로 도독인(都督印)·영패(令牌), 귀도 등 여덟 가지 물건을 지칭한다.

장 교수는 귀도의 경우 칼날보다 손잡이 부분이 훨씬 길고 칼집부터 칼자루까지 한 마리 황룡을 형상화 한 데다가 귀신모자까지 조각해 실전용 칼이 아니라 주술적 성격의 의식용 칼이며, 결국 이 칼은 광동성에서 활동하던 진린장군과의 친연성을 확인할 수 있는 증거로 볼 때 명 황제 하사품이 아닌 진린도독의 선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장 교수는 또 참도의 제작기술 또한 비록 명의 것이나 장식 기술이나 문양은 그보다 더 격이 떨어져 황실의 하사품으로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특히 팔사품 중 가장 대표적인 도독인(도독을 상징하는 도장)의 경우 글자의 배열이 중국 구이저우성 안순시박물관에 소장된 관인과 다른 것을 황제 하사품이 아니라는 근거로 제시했다.

장 교수는 “명나라 황제가 명군에게 하사한 관인 유물을 볼 때 충렬사 도독인은 관방이나 관인이 아니라 사인(私印)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장교수는 보물 440호 팔사품 유물을 중심으로 그것과 소장 내력 및 현상을 기록한 문헌이나 그림으로 그린 회화자료를 비교해 살펴본 결과 5종은 본래의 것이고 3종은 후대 조선에서 새로 제작한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결론적으로 본래 유물은 명 황실의 공식적인 특징보다는 개인적이며 향토적이어서 진린 장군이 이순신을 기리기 위해 통제영에 남긴 것으로 여겨진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기록과 크기의 오차가 없으며 형태나 문양 등에서 조선에서는 발견할 수 없는 중국적 유물이라는 특징이 있는 만큼 보물 가치는 충분히 있다는 게 장 교수의 설명이다.

한편 충렬사 팔사품은 현재 인식하기로는 임진왜란(1592~1598)이 끝날 즈음 명(明) 황제 신종(神宗)이 이순신의 무공을 치하하며 명의 도독(군통수권자)으로 임명하기 위해 하사한 것으로 알려져 왔다. 그러나 조선·명의 실록에 신종이 직접 내렸다는 내용이 없는 탓에 조선에 파견된 명의 장수 진린이 이순신에게 준 선물이라는 주장이 맞서왔다.

허평세기자 hpse2000@gnnews.co.kr

 
팔사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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