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민기의 디카시로 여는 아침] 수의 만드는 집
[차민기의 디카시로 여는 아침] 수의 만드는 집
  • 경남일보
  • 승인 2014.11.19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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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0디카시



수의 만드는 집 -조영래


금빛 계단은 하늘로 가는 길
회색빛 골목은 지상으로 가는 길
찬란한 황금빛 수의보다
살아 있는 남루한 옷이
얼마나 감사할 일인가

 


생은 언제나 갈림길이다. 그래서 적당한 때를 가릴 줄 알아야 하고, 적절한 상황 선택을 할 줄 알아야 한다. 지난 3월, 생활고를 비관하던 송파 세 모녀는 마지막 집세와 공과금을 남겨두고 죽음을 선택했다. 어느 60대 노인은 자신의 장례비용을 남기고 ‘금빛 계단’으로 올랐다. 문득, ‘찬란한 황금빛’을 지어내는 저 수의점 앞에서, 흉지게 생을 겪어 왔을 저 남루한 옷가지들의 주인들을 떠올려 본다. 매일매일 저 ‘금빛 계단’에 마음을 빼앗기다가도 체념하듯 ‘회색빛 골목’으로 내려섰을 저 흉진 목숨들. 그러나 살아있기에 찬란한 한때의 희망을 지닐 수 있는 것이리라. 늘 그렇듯, 어리석은 어른들의 숫자놀음에 마음을 다쳐 넋 놓은 아이들이 많다. 부디 올 대입에선 ‘수능 성적 비관’으로 잘못된 선택을 하는 아이들이 없었으면 좋겠다. 살아 버텨라! 그대들은 아직 시작하지도 않았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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