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 이상근 음악제의 결과물
진주 이상근 음악제의 결과물
  • 경남일보
  • 승인 2014.11.20 17:3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양해영 (경남도의원)
‘2014 진주 이상근 음악제’가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이번 음악제는 횟수가 ‘7’이라는 의미 이상으로 큰 성공을 거둔 음악축제였다. 사실 이번 음악제의 성황은 예견됐다. 외국에 있는 폴란드 문화원의 후원소식이 답지됐고, 정식 음악제 형식으로 구성한 관람객 확보차원의 ‘프리콘서트(17회, 약 2개월)’ 도입, 능력 있는 음악감독 선임, 훌륭한 연주자 섭외, 진주시와 기념사업회 관계자의 부단한 노력 등이 어우러진 합작품이었다.

그런데 필자는 이번 음악제의 성과에 대해 얘기하려는 것이 아니다. 음악제의 주(主)가 아니면서 주보다 훨씬 큰 성과물, 음악제 행사에 가려 지금까지 지역사회가 알지 못했던 성과물을 말하고자 한다. 필자가 본 이상근 음악제는 음악제 이상의 훨씬 고매한 목적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이상근 음악제는 진주 시민들에게 자긍심을 심어주기 위한 행사란 점이다. 예술가이기 이전에 자랑스러운 진주인, 진주역사에서 길러낸 ‘진주정신’을 실천한 현대적 인물을 발굴해 진주문화의 정체성을 이어가고자 하는 사업이었다. 이상근은 생전에 ‘한국의 차이코프스키’로 불렸고, 교향곡 2번이 1960년 ‘미국의 소리방송’에서 미국의 교향곡이라는 제명하에 세계 41개 언어권에 방영됐다. 대한민국 작곡상(제2회), 대한민국 예술원상(33회)를 수상했고, 외국정부(미국)의 인재양성 프로그램에 선발된 최초의 한국 작곡가이기도 하다.

그간 음악제 외의 성과물을 한번 들여다보자. 한국 작곡가 중에서 ‘작품전집을 펴냈다’고, 가곡전집과 합창곡 전집을 외국에 소개하기 위해 영어로 번역했다는 얘기를 들어본 적이 있던가. 국내 작곡가를 대상으로 박사학위 논문이 있다는 것을 들어본 적이 있던가. 국내에는 아직 없다. 그런데 그런 일들을 진주시에서 일궈냈다. 이상근 작품전집(14권)이 나왔고, 이상근 가곡·합창곡 전집이 ‘외국어 번역대상 공모전’에 뽑혀 번역이 완료됐다.

국내 작곡가(이상근) 1호 박사논문이 서울대에서 나왔고, 이상근 실내악 음반(4종)이 나왔다. KBS 서울 본방에서 이상근 다큐멘터리 ‘보병과 더불어’가 제작 방영됐다. 이상근 연구총서 1권이 곧 나온다. 이상근 국제학술대회가 열려 매년 ‘이상근 학술지’도 나온다. 적은 예산으로 국내 음악제 어디에도 할 수 없는 결과물을 얻었다. 유형의 정신적인 문화재를 얻은 것이다. 그런데 이 같은 시도가 현 자치단체장 관심과 관련 부서의 노력에서 비롯됐다는 점은 매우 고무적이거니와 경남문화 1번지를 대변해주는 전문성에서 비롯된 결과물이었다.

이제 진주 이상근 음악제를 바라보는 시각도 변해야 한다. 훌륭한 진주인을 발굴하고, 음악제를 시민들에게 바치고, 유형의 문화재를 생산하고, 훌륭한 콘덴츠로 지역을 발전시키는 주체로서의 이상근기념사업회를 생각하자. 시민 한 사람 한 사람이 자랑할 수 있는 축제로 만들어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진주 예술인들의 정신사를 보존하고 기록으로 남길 수 있는 작업이 필요하다면 이번 진주시와 이상근기념사업회에서 거둔 노력은 결코 작은 것이 아니다.

 
양해영 경남도의회 의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