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낙주 교수의 식품이야기
성낙주 교수의 식품이야기
  • 경남일보
  • 승인 2014.11.23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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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어와 도다리
광어와 도다리의 생김새를 보면 꽤 흥미로운 물고기다, 다른 해산어류와는 달리 납작한 몸매에 두 눈이 몸의 한 쪽에 붙어 있고, 눈이 없는 반대쪽을 바닥에 붙이고 옆으로 누워서 생활한다. 이처럼 눈이 한쪽으로 몰려있는 어류를 이체류(異?類)라고 하는데, 이는 몸의 좌우 형태가 대칭이 아니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재미있고 신기한 것은 이들 이체류도 알에서 부화한 자어 때는 보통 어류와 같이 몸의 좌우에 눈이 있으나 성장함에 따라 한쪽눈이 반대편으로 이동하고 생활습관도 변태를 하게 된다, 그러니까 부화직후 눈이 좌우에 있는 유생이 넙치나 가자미의 조상형이고, 이 후 저서생활(低棲生活)에 적응하여 눈이 한쪽으로 몰리고 납작해 지는 것은 조상과는 전혀 다른 형태인 것이다.

광어는 넙치, 도다리는 가자미 라고도 하는데, 넙치와 가자미는 모두 가자미목에 속하고, 이 중 우리나라에서는 넙치과, 붕넙치과, 풀넙치과로 3과(科)가 알려져있는데, 광어는 넙치과, 가자미는 붕넙치과로 분류된다. 도다리는 가자미류의 한 종(種)이기 때문에 가자미라고 하며, 광어는 순수한 우리말 이름이 넙치이다. 광어와 도다리는 외형이 매우 비슷하여 정확하게 구별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좌광우도’라는 낱말이 생겨난 것이다. 즉 광어는 왼쪽, 도다리는 오른족에 눈이 몰려 있다는 의미다. 그런데 실제로 광어와 도다리를 같이 두고 보면 헷갈려서 정확하게 구별하는 사람은 드물다. 이러한 혼동을 피하기 위해서는 눈과 입이 있는 부분에서 등을 위로하고 배를 밑으로 향하게 하여 내려다 보았을 때 눈과 머리가 몸통의 왼쪽에 있으면 광어이고, 오른쪽에 있으면 도다리다.

제철 과일이 있듯이 물고기도 맛이 좋은 계절이 있다. 도다리는 봄에, 전어는 가을에, 광어는 겨울철에 제맛을 낸다는 의미로 ‘봄 도다리 가을 전어’ 혹은 ‘봄도다리 겨울광어’ 라는 말이 생겨난 것이다. 도다리는 주로 겨울철에 산란하기 때문에 이 때는 맛이 없고, 새 살이 오른 4월 경에 제 맛을 낸다. 그래서 도다리 쑥국이라는 걸작품이 탄생된 것이다. 봄 소식을 전하는 진달래가 빨갛게 필 무릅 산야에 파릇파릇 돋아나는 쑥을 뜯어다가 도다리 쑥국을 끓이면 도다리의 담백한 맛과 쑥의 향기가 아우러져 만물이 생동하는 봄이 왔음을 입맛으로 느낀다. 그러나 넙치는 ‘삼월 넙치는 개도 먹지 않는다’는 속담이 생겨날 정도로 봄이 되면 겨울에 비해 그 맛이 훨씬 떨어진다. 겨울철에 광어가 맛이 좋은 것은 축적된 지방과 단맛을 내는 알리신, 글리신과 같은 유리아미노산, 지미성분인 이노신산과 글루탐산, 단맛성분인 글라이신 베타인(glycine betaine)과 TMAO(trimethylamine oxide)등의 맛성분들이 조화를 이루고, 봄에 비해 겨울철에 근육의 탄력성이 좋아 전반적으로 겨울철에 맛이 더 좋아 지는 것이다.

광어의 영양성분을 보면 수분(76.3%)을 제외 하면 대부분이 단백질(20.4%)이고 지방은 1.7%에 불과하다. 회분은 1.3%로 칼슘, 인, 철, 나트륨 및 칼륨 등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 중 칼륨과 인의 함량이 많다. 비타민류는 비타민 A, 레티놀, 비타민 B1, B2, 니아신 등이며, 니아신이 6.5mg%로 가장 많다. 니아신이 많은 어류는 가다랑어, 방어, 정어리, 고등어, 꽁치 등, 주로 등푸른 생선에 많은데, 흰살생선인 광어에 많은 것은 의외다. 니아신은 생체내에서 대단한 기능을 갖는다. 생체의 산화 환원 반응의 일종인 보조효소(NAD와 NADP)에 관여 하여 모든 세포가 정상적인 생명현상을 발현 하는데 도움을 준다. 그리고 심장활동을 원활하게 하여 심장마비를 예방하고, 피부가 거칠어 지고 피부염이 발생하는 소위 펠라그라(pellagra)현상을 완화시켜 주기 때문에 피부 질환의 예방에 유익하다.

도다리의 영양성분 역시 광어처럼 수분(80.3%)을 제외하면 단백질(17.6%)이 주된 성분이고, 지방은 0.2%, 회분은 1.4%에 불과하다. 회분 중에는 칼슘, 인, 철 등으로 구성되어 있고, 비타민류는 비타민 A, 비타민 B1, B2, 니아신 등이며 니아신의 함량은 4.4mg%로 광어보다 훨씬 적다. 기능성 성분인 타우린은 광어(196mg%)보다 도다리(268mg%)가 많고, 반면에 EPA와 DHA 및 다가불포화지방산은 광어에 많이 함유되어 있다. 또 이들 물고기의 지느러미 근육에는 세포와 세포를 연결하는 콜라겐이라는 단백질과 콘드로이틴 황산이많아 니아신과 더불어 피부미용에 도움이 된다. 최근의 연구에 의하면 광어의 근육단백질이 사람의 몸속에서 분해되어 항산화작용과 더불어 고혈압을 낮춰 준다는 것도 밝혀져 있다./경상대학교 식품영양학과

 
광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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